Law & Company, 혁신 경영을 위한 법률 정보_18

법률(Legal)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법률 산업서비스를 지칭하는 ‘리걸테크(Legaltech)’라는 단어는 더 이상 일반인들에게도 그리 생소한 단어가 아닌 듯하다.

법률 서비스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AI,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과는 비교적 거리가 먼 분야인 것처럼 느껴졌으나 실제로 법률 서비스 분야에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리걸테크 기업들의 성장세를 보았을 때 앞으로의 법률 서비스는 결코 첨단 기술과 떼어낼 수 없는 관계에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리걸테크의 실체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법률 서비스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 리걸테크에 기반한 서비스는 방대한 빅데이터에 기반한 법률정보의 제공에서부터 의뢰인과 변호사 간의 중개, 법률문서 작성의 자동화, 알고리즘을 통한 법률적 의사결정 등 매우 다양하게 있으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리걸테크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리걸줌, 자동화된 법률문서의 작성 서비스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탄생시킨 리걸줌(Legal Zoom)은 법률 문서 작성을 AI가 대신하여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걸줌은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에 필요한 법률서류의 자동 작성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개인들 대상으로는 유언장 작성, 유언신탁 등 관련 문서의 자동 작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월 구독서비스를 통해 일정 구독료를 지불하면 고객은 자신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AI의 도움을 통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보, 변호사들에 대한 평점 제공을 통한 정보비대칭 해결
아보(Avvo)는 이용자들에게 변호사들에 대한 평점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해당 평점은 변호사들의 경력, 논문, 동료 추천 등의 요소에 기반하여 매겨진다. 이와 같은 변호사의 평점은 이용자들이 특정 변호사의 선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정보 비대칭 현상을 해결하는데 크게 일조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아보는 그 합법성을 인정받아 현재 미국 전체 변호사 97%에 대한 평점을 제공하고 있다. 

컴파스, 피고인에 대한 재범률의 분석
AI 검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컴파스(Compass)는 한 스타트업에 의해 만들어진 AI 알고리즘으로 범죄 사실, 신상 정보 등의 자료를 종합해 피고인의 재범 확률을 분석하는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컴파스의 분석 자료는 미국 법원의 판결 자료로도 활용된 바 있으며 위스콘신주 법원에서는 컴파스가 제공한 자료의 가치를 인정해 법률적 판단을 내림에 있어서 해당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도 있다. 이는 리걸테크가 단순히 소송문서 혹은 법률문서 작성 등의 과정에서 편의성을 제공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을 넘어 실제 법적인 판단의 과정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 리걸테크 시장의 전망과 그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집계된 리걸테크 기업의 수는 약 7000개이며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13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48억 달러의 투자는 최근 2년 사이에 이루어졌다. 이와 비교하였을 때 현재 국내의 리걸테크 규모가 세계 시장에 비해 매우 미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세계적 흐름을 보았을 때 국내에서도 결국 리걸테크 시장이 점점 커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에서는 특정 리걸테크 서비스 제공이 변호사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이슈와 결부될 수 있어 적절한 절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임은 분명하다. 
미래의 법률 서비스는 지금의 법률 서비스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것이다. 특히나 법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은 기업 들의 경우 이와 같은 법률시장에서의 변화를 인지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정희경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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