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고문, CBA 13기 5강에서 ‘글로벌 경쟁력, 글로벌 리더십’ 주제로 열강

오래 기억될 만한 명강의였다. [월간 CEO&]이 주관하는 최고경영자 과정 ‘CEO& 비자트 아카데미(이하 CBA)’ 13기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11월 2일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고문이 ‘글로벌 경쟁력,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40여 년간 조직의 일원으로, 또 조직의 리더로 남다른 인생을 살아온 김효준 고문은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한국과 국내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김효준 고문은 국내 수입차 업계의 신화적인 존재다. 최초의 현지인 BMW 현지법인 사장, 아시아인 최초 BMW 본사 임원, 국내 수입차 업계 최장수 CEO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세계에서 최초로 벤츠 판매량을 추월하는 등 실제로도 굵직굵직한 성과들을 남겼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든 그는 1995년 BMW 그룹 코리아 설립 당시 재무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1만4000여 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500여 개 국내 부품업체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또 770억 원이 투자된 BMW 드라이빙 센터와 BMW 그룹 R&D 센터를 한국에 구축했고, 약 30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한 BMW 코리아 미래재단도 설립했다. 올해 3월 BMW 그룹 코리아 회장직을 내려놓은 그는 지금은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사회적 이동성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 등 다양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CBA 13기의 5번째 강연을 맡은 김효준 BMW 그룹 코리아 고문

이것이 바로 내공일까. 그는 강연 내내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그의 강연에는 엄청난 흡입력이 있었다. 극심한 청년 실업률, 중소기업의 저조한 인력 미충원율, 급감하는 생산인구 등 한국 사회의 당면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독일의 ‘아우스빌둥(Ausbildung)’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아우스빌둥은 ‘쌍둥이 교육’이라는 의미로 이원적 시스템을 지닌 독일의 기술 인력 교육을 말한다. 아우스빌둥은 직업학교에서의 이론 교육과 기업 현장에서의 실습 교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실무와 이론을 연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 고문은 ‘교육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학습과 실질적 학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교육가 게오르크 M. 케르셴슈타이너(Georg M. Kerschensteiner)의 말을 인용하며 “독일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인문계 중·고등학교로 진학할지, 실업계 중등학교로 진학할지 결정된다. 2020년 기준 독일에는 130만 명의 견습생과 8770개의 직업학교가 있으며, 아우스빌둥 시행 기업은 42만6000개에 이른다. 이것이 바로 높은 생산성과 전문성을 가진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의 기반이자 독일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아우스빌둥은 세계 45개국에 전파되어 한국에서도 BMW 그룹 코리아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김 고문은 지속적 성장을 위한 S-Curve 전략, 주요 기업의 성공 사례(구글, 애플)와 실패 사례(코닥, 노키아),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환경 변화 등을 설명한 뒤 지속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리더십은 지시적이고 전제적이고 가부장적이었고, 집합주의적 위계질서와 권위주의적 명령체계를 갖고 있었다. 또 목표 지향적인 리더십으로 수직적 산업·시장 구조에 적합했다. 하지만 미래의 리더십은 달라야 한다.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인간·관계 중심의 리더십, 글로벌 시장 변화와 기회 창출에 대한 통찰력, 다른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도전적이고 탐험가적인 리더십, 균형 감각과 인성의 성숙함·도덕성을 기초로 한 비전,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능력이 두루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현재와 미래의 수평적 산업·시장 구조에 어울리는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창조 경영 △투명하고 윤리적인 수익 창출 △언약적 관계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과 책임 △영적 가치의 추구 등 지속적 성장을 위한 글로벌 리더의 5가지 성공 DNA를 소개한 뒤 ‘지갑으로 투표하는 소비자가 놀라운 속도로 늘고 있다. 사회에 도움을 주지 않는 이기적인 기업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라는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통찰을 언급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이번 강연은 그 자체로서 탁월했을 뿐만 아니라 ‘공부하지 않는 CEO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명제를 다시금 일깨워준 시간이었다. CBA 13기는 11월 9일 김병철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의 강연(주제 ‘ESG 경영, 혁신하는 기회의 모멘텀’)으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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