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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팬데믹을 경험하며 환경에 대한 인류의 의식이 높아지고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소비재시장에서는 최근 그린슈머의 부상으로 이러한 트렌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각 지역의 친환경 소비재시장을 분석하고 우리 기업이 진출 가능한 유망 지역 및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살펴봤다.

‘그린슈머’는 자연을 상징하는 말인 ‘그린(Green)’과 소비자라는 뜻을 가진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소비자가 친환경 활동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스스로의 소비 습관을 되돌아보고 의식적으로 친환경 소비 패턴을 실천하는 이들을 ‘그린슈머’로 지칭한다.
그린슈머 수가 가장 많은 집단은 MZ세대와 재택 근로자들로 이들의 소비 패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친환경 트렌드를 주도하는 집단으로, 2030년 이후에는 X세대를 뛰어넘은 주된 소비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팬데믹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이를 주도하는 재택 근로자들의 친환경 제품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비재택 근로자 대비 높은 구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팬데믹이 종료돼도 MZ세대와 재택 근로자의 소비 패턴은 환경적 요소에 높은 관여도를 보일 것이며, 이들의 친환경 소비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외 소비재시장은 친환경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친환경 소비재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20년 국내 친환경 소비재시장 가치는 30조 원에 육박해 2001년 1조5000억 원 대비 20배 성장했으며, 관련 제품과 인증기업 수도 2001년 대비 각각 300배, 20배 이상 증가해 올해는 전체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소비재시장 매력도는 서유럽·오세아니아·북미 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우리 소비재 수출기업이 참고할 수 있는 유망 지역을 추출하기 위해 6개 지역(서유럽, 아시아·태평양, 오세아니아, 북미, 남미, 동유럽)을 대상으로 시장 성숙도, 소비자 영향력, 기업 인식, 정책 환경 등 8개 평가지표를 활용하여 지역별 친환경 시장 매력도를 조사했다. 각 지표별 점수에 따라 지역별 비교우위 분야를 파악하고 총합산을 통해 유망성을 평가한 결과, 글로벌 친환경 소비재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지역은 ‘시장규모 및 성장률’, ‘R&D’, ‘기후변화 대응 정책’ 등에서 최고 평가를 받은 서유럽이며, 그 뒤를 이어 오세아니아, 북미, 아시아·태평양이 매력도가 높은 시장으로 분석됐다. 오세아니아 지역은 ‘성장률’, ‘구매력’, ‘기업 가치’, ‘환경정책 성과’ 등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향후 전망이 밝은 편이며, 남미와 동유럽 지역의 친환경 소비재시장은 아직 미성숙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영향력 부문에서는 오세아니아가 고르게 높은 점수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친환경 제품 구매 의사가 확고한 소비자 비중은 남미가 가장 높았으며(36%), 구매력은 북미(5만3444달러)가 1위를 차지했다. 친환경 제품 구매 의사는 남미 지역 소비자가 가장 뚜렷하며(36%), 오세아니아(33.6%)와 아시아·태평양(33.2%)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제품 생산과 개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는 기업 인식 부문은 서유럽이 1위(69.6%)를 기록했으나 ‘기업의 친환경 의식’은 오세아니아가 가장 높은 것(60%)으로 조사됐다. ‘친환경 제품생산 및 투자·개발’ 비중은 서유럽(69.6%)이 가장 높았으며, 아시아·태평양(68.9%)과 남미(68.8%)가 2~3위를 차지했다.
정책 환경 부문은 서유럽과 오세아니아가 나란히 상위 점수를 기록했으며, 북미가 뒤를 이어 서구권 지역의 친환경 정책 환경이 선진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환경성과지수’는 오세아니아가 가장 높은 점수(75.45점)를 기록했으며, 서유럽(73.62점)과 북미(70.15점)가 뒤를 이었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평가지수’는 서유럽(12.82점), 오세아니아(9.35점), 북미(9.28점) 순으로 조사됐다.

‘G.R.E.E.N’ 키워드로 분석한 친환경 트렌드 대응 전략
국제무역통상원은 친환경을 표현하는 키워드인 ‘GREEN’의 각 알파벳에 하나의 전략을 담아 우리 기업의 성공적인 친환경 트렌드 대응 전략 5가지를 모색했다. 첫 번째는 ‘Generation Green(친환경 세대를 공략하라)’, 즉 그린슈머 주축인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MZ세대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소비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외부로 표출하길 희망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지향함과 동시에 제품의 디자인 및 재미적인 요소도 각별히 고려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두 번째 ‘Reusable & Renewable(제품 전 주기에 재활용을 고려하라)’은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친환경 요소를 하나 이상 적용해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즘도 친환경 범주에 해당하며, 불필요한 구성품을 과감하게 제거하면 생산비 절감과 동시에 기업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세 번째 ‘E-commerce(이커머스를 활용해 친환경 세대에 접근해라)’는 친환경 제품의 경우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를 적극 활용해 자사의 친환경성을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 성장률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그린슈머의 비중이 높은 재택 근로자와 MZ세대는 비재택 근로자나 X세대·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쇼핑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 번째 ‘Eco-friendly Mark(친환경 인증을 취득하라)’는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친환경 인증마크 사용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친환경 인증마크·라벨은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임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여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 탄소발자국 인증)는 대표적인 글로벌 친환경 인증으로, 세계 여러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친환경성 홍보를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섯 번째 ‘No Greenwashing(진정성 있는 친환경 경영)’은 기업이 표시·광고 등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가 친환경적인 것처럼 과장되게 홍보하는 ‘그린워싱’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품의 성능, 원료 등을 꼼꼼히 살피는 그린슈머의 특성상 허위·과장광고는 그린워싱으로 오인받을 소지가 크며, 자칫 과장된 친환경 어필은 역으로 기업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국내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친환경 소비재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해외 마케팅 및 R&D 자금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정부는 친환경 관련 제도적 정비와 뒷받침을 통해 기업을 보조해 친환경 순환경제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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