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rend, 최신 NFT 트렌드 심층 분석 _1

지난해 메타버스와 함께 NFT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으로, 그림이나 영상 등의 디지털 파일이나 자산에 복제·위조가 불가능한 암호를 증명서로 붙임으로써 그 고유한 원본성 및 소유권을 나타내는 용도로 사용된다. 앞으로 4회의 연재를 통해 최신 NFT 트렌드를 심층 분석한다. 

콜린스 영어사전은 2021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을 선정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한 유동성 확대는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의 활황과 더불어 생소했던 NFT를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 만들어 주었다. 필자는 지난 몇 년간 NFT 디지털 미술작품의 창작자로서, 또 NFT 블록체인 보안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면서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NFT 네트워크에서의 넘쳐나는 정보들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는 점이 NFT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최신 NFT 현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NFT, 블록체인, 가상화폐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최신 NFT 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객관적으로 제공하고자 몇 편의 글을 연재한다.
2021년 3월 13일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이 NFT로 만든 ‘매일: 첫 5000일’이라는 작품이 6930만 달러(약 820억 원)에 낙찰된 이후 NFT의 폭발적인 인기가 전 세계를 휩쓸었으며, 국내에서도 클립 드롭스, 업비트 NFT 등 NFT 거래 플랫폼을 통한 NFT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무한복제가 가능한 그림파일 하나가 785억 원에 낙찰된 사건에 대한 대다수 일반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과연 작품의 그림파일 하나의 내재가치가 낙찰가만큼의 가치를 가지는 것일까? 혹시 주가 조작과 같이 자산 버블을 유도하는 보이지 않는 금융세력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프로젝트는 아닐까? 여러 가지 의문을 비플과 함께 2021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크립토펑크, NFT를 통해 해답을 찾아보자.

6930만 달러에 낙찰돼 NFT 광풍을 일으킨 비플의 ‘매일: 첫 5000일’
6930만 달러에 낙찰돼 NFT 광풍을 일으킨 비플의 ‘매일: 첫 5000일’
2021년 6월 소더비 경매에서 약 139억 원에 낙찰되어 큰 소란을 일으켰던 ‘크립토펑크#7523’. 일명 ‘코비드 외계인’

크립토펑크란 무엇인가?
크립토펑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NFT 중 하나다. 2021년 6월에는 ‘외계인 펑크(CryptoPunk#7523)’가 소더비 경매에서 1175만4000달러(한화 약 139억 원)에 팔렸다. 2022년 1월 13일 현재 일주일간 NFT 거래는 67개, 거래액은 약 186억 원, 하나의 크립토펑크 평균 가격은 2억8000만 원 정도다. 크립토펑크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이용한 NFT 컬렉션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7년 6월 캐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맷 홀(Matt Hall)과 존 왓킨슨(John Watkinson)으로 구성된 라바 랩스(Larva Labs)에 의해 시작됐다. 24×24 픽셀 아트의 다소 조악해 보이는 이미지로 유인원, 좀비, 외계인과 같이 괴상한 캐릭터와 펑키하게 보이는 남자와 여자의 5개의 펑크 유형을 기초로 만든 이미지로 모든 소유권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2017년 처음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생성된 1만 개의 서로 다른 유형의 크립토펑크 NFT가 발행됐다. 1000개는 개발자 몫이었고 나머지 9000개는 무료로 일반인들에게 뿌려져 NFT의 새로운 서막을 알리게 됐다.

크립토펑크의 5가지 펑크 유형

크립토펑크의 가격 상승 요인
무료로 뿌려졌던 크립토펑크가 100억 원 이상으로 거래되는 숨어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NFT의 가격 상승 요인을 조사·분석하면서 크립토펑크 가치 상승의 기본 요소를 3가지로 판단했다.
첫 번째, 크립토펑크는 최초의 NFT 프로젝트로서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크립토펑크가 발행될 때는 현재와 같은 NFT를 발행하기 위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NFT 블록체인 기술인 ERC-721 표준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블록체인 기술인 ERC-20을 변형하여 토큰을 발행했다. 크립토펑크가 토큰을 변형해 발행한 것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NFT 블록체인 기술인 ERC-721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또 수많은 다른 NFT 프로젝트가 탄생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고, 이후 NFT 황금시대가 열리는 촉매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크립토펑크는 NFT의 시조로 불리기도 한다.
두 번째 요소는 희소성이다. 1만 개로 제한된 NFT라는 희소가치 외에도 일부 펑크는 다른 것보다 더 희귀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컬렉션 내에서도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5가지 펑크 유형(외계인, 좀비, 유인원, 남성, 여성) 중 일반적으로 외계인과 좀비, 유인원이 비싸게 거래되는데, 놀랍게도 외계인의 평균 가격은 남성 펑크의 16배다. 이와 같이 가장 인기(가치) 있는 것들은 재미있게도 좀 더 괴이하고 펑크적인 특성을 보이는 캐릭터들이다. 여기에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초기 개발자들의 문화 코드 중 아나키스트적이고 히피와 펑크 문화를 추구하는 모습이 반영된 것으로 짐작된다. 흥미로운 점은 아래 차트에서 알 수 있듯이 인기 순위가 변동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를 구매할 경우 크립토펑크 커뮤니티(디스코드, 트위터 등)에서 특성과 관련된 토론을 확인하고 최근 판매 기록을 참조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요소는 커뮤니티 내의 소셜화폐 역할이다. 제한된 수량이라는 희소성으로 크립토펑크 구매자는 획기적이면서 근사한 NFT 커뮤니티의 멤버십도 동시에 구매하게 된다. 또 실리콘밸리의 저명인사, 유튜버, 포커 스타 등이 크립토펑크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암호화폐 산업에 합류한 사실을 공지한 것도 인기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23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인 로건 폴(Logan Paul)은 2021년 3월 자신의 동영상에서 17만 달러에 구입한 크립토펑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크립토펑크의 아트워크 작품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탄생된 1만 개의 서로 다른 비트맵 작품들로 구성된다

크립토펑크 발전의 한계점은 없을까?
크립토펑크는 12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하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NFT, WEB3, 메타버스 등의 서비스를 관리한 제레미 포스바(Jeremy Posvar)에 의해 확장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Expansion Punks’로 알려져 있으며, 각각의 NFT들이 SNS(구글, 유튜브, 트위터 등)와 연결되어 강력한 보안 기능이 보강된 프로필 아트(아바타, 프로필 사진 등)로 발전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크립토펑크는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WEB3(모든 자료와 정보가 분산화된 차세대 네트워크 구조)를 통해 SNS와 연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의 WEB3가 블록체인 토큰과 소셜미디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보안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NFT 토큰은 온라인 콘텐츠와 연결하기 위해 메타데이터(JSON 형태)와의 연동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JSON 형태의 메타데이터는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오픈형 데이터로 쉽게 복사될 수 있어 아무나 콘텐츠 데이터만을 추출해 새롭게 NFT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해킹 문제에 취약하다.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해 크립토펑크의 확장 프로젝트인 ‘Expansion Punks’는 아직까지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크립토펑크는 트위터, 오픈씨, 라레이블 등에서는 프로필 아트로 사용되고 있지만, 구글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거대 플랫폼에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보안상의 이유로 NFT를 거래하고 NFT를 통해 가치를 생성하는 플랫폼에서만 제한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보안성을 중요시하는 거대 플랫폼에 유입되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것이다. 최근 크립토펑크의 거래량과 가격이 주춤하고 있는데, 아마도 제한된 확장성이 크립토펑크 거래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크립토펑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제레미 포스바에 의해 확장되고 있다
크립토펑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제레미 포스바에 의해 확장되고 있다
크립토펑크의 인기 차트. 각 캐릭터별 인기 순위의 변동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크립토펑크의 해킹 사례
크립토펑크가 해킹되어 149ETH(38만5000달러)가 증발한 사건이 있었다. 해커는 크립토펑크를 구매한 사람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크립토펑크 디스코드에 봇을 만든 후 크립토펑크 사이트를 동일하게 복제했다. 실제 크립토펑크 사이트(LarvaLabs.com)의 도메인 주소를 LarvaLabs.io로 변경하여 디스코드 방에 게시했다. 이후 디스코드 방에 있는 구매자들이 해커의 사이트로 유입됐고, 해커가 접속을 위한 메타마스크의 시드구문 입력을 유도하면서 이를 통해 지갑에 소유된 자산과 NFT를 탈취한 사건이다.

크립토펑크 가격 조작에 동원된 #9998. 왼쪽 눈가에 눈물(?)이 맺혀 보인다
크립토펑크 가격 조작에 동원된 #9998. 왼쪽 눈가에 눈물(?)이 맺혀 보인다

크립토펑크의 가격 조작 사례
2021년 10월 28일 뉴욕시간 오후 6시 13분, #9998이 약 5000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기존 크립토펑크 최고가인 140억 원과 비플의 크리스티 경매 가격인 820억 원을 보기 좋게 걷어차는 엄청난 대기록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가격 조작이었다. 플래시론이라는 탈중앙화금융으로부터 무담보 코인 대출을 받아 워시 트레이드(Wash Trade)라는 가격 조작 방법을 사용하여 실제 거래는 없이 블록체인상에 기록되는 거래 가격만 올린 꼼수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실제 거래비용은 약 100만 원 정도였다. 즉 실제로는 100만 원을 투입해 크립토펑크 #9998의 가격을 5000억 원으로 부풀린 것이다.
이 은밀하고도 대담한 작전은 2021년 10월 28일 목요일에 시작됐다. ‘0xef76’으로 시작하는 소유자가 ‘0x8e39’로 시작하는 다른 이더리움 주소로 크립토펑크 #9998 NFT를 보냈다. 잠시 후 ‘0x8e39’는 ‘x9b5a’로 시작하는 주소에 NFT를 12만4,457ETH(5억3200만 달러)에 판매했다. ‘0x9b5a’ 구매자는 어디에서 그 많은 돈을 구했을까? 추적 결과 구매자는 3곳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지만 대부분(8만7000ETH)은 컴파운드에서 조달했다. 판매자 ‘0x8e39’는 즉시 12만4,457ETH를 구매자 ‘0x9b5a’에게 다시 보냈고, 구매자 ‘0x9b5a’는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 그 후 구매자 ‘0x9b5a’는 NFT를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인 ‘0xef76’으로 되돌려 놓았다. 모든 작전이 완료되자 소유자 ‘0xef76’는 크립토펑크 #9998을 다시 판매하기 위해 마켓에 올렸다.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격 조작이 이루어진 경로. 블록체인 기술이 있었기에 가격 조작이 바로 발각됐다
5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가격 조작이 이루어진 경로. 블록체인 기술이 있었기에 가격 조작이 바로 발각됐다

2022년은 크립토펑크 격동의 시기
이번 글에서 필자는 NFT의 시조로 군림하면서 가장 비싼 NFT로 거래되고 있는 크립토펑크의 기원과 가격 상승의 이유, 현재의 위상과 문제점, NFT 거래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해킹과 가격 조작 등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알아보았다. 이런 접근이 크립토펑크의 발전 과정과 문제점을 되짚어 보면서 향후 NFT의 발전 방향도 어렴풋하게 전망할 수 있는 하나의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 과연 크립토펑크는 세계 역사에서 ‘모나리자’와 같은 대접을 받게 될지, 튤립버블의 운명을 걷게 될지 격동의 시기인 2022년을 통해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윤하 프로젝트        
필자는 브레인맵핑(Brain mapping) NFT 아티스트로, NFT 보안기술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Artist: YoonHa Project
Title: Cryptopunk #7804 in NYC
40°40'27.2"N 73°59'45.0"W
55 9th St, Brooklyn, NY 11215 USA
I draw cryptopunk iconic figure #7804 with the map of Larva Lab Headquarter in NYC.


 

CEO& Februa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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