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출산율 저하 및 기대수명 상승에 따른 노령화,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이유로 반려동물 세대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농협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18년 3조 7천억 원, 2019년 4조 6천억 원을 넘어 올해는 5조 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로 놀라운 성장률이 아닐 수 없다. 일련의 상황에 맞춰 버박코리아(Virbac Korea)의 최근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버박코리아는 프랑스 글로벌 동물의약품 전문그룹의 한국지사다. 신창섭 대표는 반려동물을 비롯해 전반적인 동물산업이 단순한 판매나 사료제작을 넘어 의료, 미용, 보험 등 다양한 분야와 콜라보레이션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산업적 발전에 따른 선진화된 서비스 구축은 물론 정책 및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물의약품 분야의 선도기업을 넘어 올바른 문화정착 및 확산에 앞장서는 버박코리아 신창섭 대표를 만나 반려동물을 비롯해 동물산업과 연관된 여러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동물의약품 집중이 가장 큰 성장동력

버박코리아가 해당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인정받는 원동력에 대해 신 대표는 오직 동물의약품에 집중한 전문기업이라는 점을 들었다. 더불어 틈새시장인 니치 마켓을 겨냥하는 마케팅 전략도 버박코리아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라 덧붙였다.
“사람과 동물 양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것이 업계의 대다수이지만 버박코리아는 오직 동물의약품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매출이 다소 낮게 발생하더라도 꼭 필요한 약품이라면 반드시 만들어내는 뛰어난 연구개발 역량이 버박코리아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신감은 버박코리아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의약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바이러스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조명 받는 버바젠 오메가(Virbagen Omega)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 유일의 동물용 인터페론 제제로, 동물의 면역증강 및 안티 바이러스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개의 파보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임상증상 및 폐사율을 감소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액치료와 버바젠 오메가를 병행할 경우 4.4배의 폐사율이 감소된다고 밝힌 신 대표는 “이외에도 고양이전염성복막염을 비롯해 만성치은구내염 등 다양한 고양이 바이러스 감염증에 활용할 수 있다. 버바젠 오메가는 단연 새로운 치료 방법 중 하나로,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의 d유전형 PCV2 백신 포시겐 역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에게 돼지 폐사율을 감소시키는 훌륭한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
버박코리아의 약품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데는 버박 본사의 글로벌 전문 네트워크를 통한 배치관리, 영양학, 백신 조언 등 다양한 긍정적 요소와 더불어 현장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 그룹의 기술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CEO된 수의사
평택이 고향인 신창섭 대표는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했으며,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수의사이기도 하다. 그가 수의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어머님의 권유에서라고 한다.
“고향인 평택의 1970년대 전경은 수많은 목장으로 둘러싸인 것입니다. 당연히 수의사가 눈에 많이 띄었죠.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왕진 가던 수의사들이 얼마 안 돼 오토바이를, 좀 지나서는 자가용을 모는 것을 보고 어머님께서 수의학과에 진학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가난한 시절 경제적 윤택함을 위해서였죠”
대학을 졸업하고 당연히 고향에서 동물병원을 개업하려 한 신 대표였으나 주변 환경의 변화는 그를 다른 길로 이끌었다. 점차 경제적 여유가 생기던 시대인 만큼 반려동물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창섭 대표의 눈길은 기업으로 돌려졌다.
1982년 조양축산을 전신으로 시작해 1997년 버박의 한국지사가 되며 버박코리아로 사명이 바뀌던 당시, 글로벌 제약기업인 한국화이자에 근무하던 그는 1998년 마케팅 차장으로 버박코리아에 입사한다. 버박코리아 부사장까지 역임한 후 잠시 회사를 떠났다가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다음 2014년 버박코리아의 대표이사로 돌아오게 된다.
“CEO로서 경영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싶었습니다. MBA 취득은 당연한 과정이었지요. 그렇다고 CEO가 모든 걸 다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사람과 관계된 인사문제는 어려운 점이 많아요. 그래서 인사노무관리는 인사팀과 긴밀한 논의를 거쳐 실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최상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CEO의 책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채로운 사실은 그의 두 딸도 같은 대학인 건국대학교 MBA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 신창섭 대표의 성향을 보여주는 적절한 대목이 아닐까 싶다.
CEO의 자리는 당연히 스트레스가 심한 자리다. 건강 유지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데 신 대표는 평소 과식과음을 지양하고 퍼스널 트레이닝과 홈 트레이닝을 통해 꾸준히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18년부터 취미로 그려온 풍경화 작품을 모아 오는 8월에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출장에서 잠시 시간을 내 풍경화 그리기를 계속해 왔습니다. 자연 속에서 풍광을 표현하는 저만의 기록과 경험은 그 자체가 힐링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개인전을 통해 나온 수익금은 불우이웃이나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대구 경북지역 노인, 어린이 시설에 기증할 생각입니다”
개인전 수익 기부 이외에도 신창섭 대표는 버박코리아을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3월 초 대구시수의사회에 코로나19 특별기금으로 1,000만 원을 지원했으며, 1월에는 대한한돈협회에 방역기금 500만 원을 쾌척한 바 있다. 여기에 가수 장미화 씨 자선공연 겸 바자회 후원, 야구인 양준혁 씨가 운영하는 어린이재단 후원 등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중이다.
“20대 후반 큰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로 삶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가 바뀌었지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게 우리네 세상이고, 이를 위해 공동체 의식과 상생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고 당시 저를 도와준 주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 역시 여기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회공헌에 대한 소견을 담담히 밝히는 신 대표에게서 진정한 기업의 가치와 사회적 환원에 대한 신념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반려동물 문화, 원 헬스 개념 잡혀야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는 한편 건전한 문화는 안타깝게도 부족한 현실이다. 유기동물 발생수가 연간 10만 건이 넘는 것이 이를 증명하는 수치다. 신창섭 대표는 유기동물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반려동물 주인의 책임감 있는 문화의식과 제도적인 대책, 그리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혁신적 기술과 모범적인 선진문화 정착이 시급합니다. 유기동물 입양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재작년 추석 때 저희 가족도 유기견을 입양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부 차원의 동물등록제 활성화도 유기동물 발생 감소를 위한 정책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버박코리아의 동물개체 전자인식 시스템인 버박 미니칩, 백 홈 미니트랜스폰더(Back Home Mini Transponder)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제품은 반려동물의 효율적 관리뿐 아니라 의료성능까지 좋아 현재 유럽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버박 칩보다 크기와 무게를 줄여 한국의 소형견에 적합하며, 이를 통해 “유기되는 반려동물의 수를 줄이고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행복한 사회, 생명이 존중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신 대표는 강조했다.
더불어 반려동물은 전체 동물산업 중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만큼 잠재적 성장 가능성 높으며, 특히 반려묘 산업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양이에 대한 동양의 전통적 선입견에서 벗어난 젊은 계층과 우량 고양이 품종의 인기 등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이 향후 10년 정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그 이후에는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 인구감소에 따른 정체기가 예상돼 업계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신 대표의 지적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 시장의 디지털 전환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격 조정 및 동영상 기기를 통한 반려동물의 삶의 질과 복지문제가 더욱 발전될 것이라는 견해다. 신 대표는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통한 사람의 정신 및 육체치유라는 큰 틀에서 아동교육, 노인 보살핌 등 정서적 분야 산업이 각광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전에 전제되어야 할 사안은 사람과 동물의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라고 진단했다. 사람이 건강해야 동물도 건강하고, 동물 역시 건강하다면 사람에 대한 위해 요소도 줄어든다는, 단순하지만 명백한 신 대표의 메시지다. 더불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자를 위해 사람과 동물의 우호적 유대관계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며 “반려동물의 건강지키기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건강 체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조언을 남겼다.

해외 수출 플랫폼 되겠다
버박코리아는 현재 엔젤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천사의 마음으로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즈니스에서도 천사의 날개처럼 훨훨, 비상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이와 관련해 신창섭 대표는 아시아 각 지역을 넘어 호주, 하와이 등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동물의 생명과 직결되고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산업에 속한 만큼 확고한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동물은 물론 이를 관리하는 사람에게도 최고의 만족을 선사하는 고객 서비스를 버박코리아의 가장 중요한 미션으로 삼고 있습니다. 동물이 더 건강하고, 더 길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선보이되 농장주인, 수의사, 일반 고객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신 대표는 버박코리아 임직원에게 직원 간, 부서 간 내부 협업에 충실하되 외부고객과의 콜라보레이션에 주력할 것을 늘 당부한다고 말했다. 매 분기마다 임직원 대상의 콜라보레이션 어워드를 진행하는 보상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또한, 해마다 임직원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자체 캘린더를 만들만큼 직원에 대한 그의 애정과 관심도 남다르다.
끝으로 신 대표가 꿈꾸는 버박코리아의 비전과 목표를 물었다.
“버박코리아는 훌륭한 원천기술과 다각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업 간 협업과 상생의 차원에서 국내 우수기업의 동물 분야 해외 수출의 중심축이자 플랫폼으로 버박코리아의 미래를 이끌고 싶습니다”
독보적인 동물의약품을 선보이는 선도기업이자 사회적 환원의 가치 또한 잊지 않는 버박코리아와 신창섭 대표의 담대한 비전이 화려하게 꽃 피길 기대해 본다.    

Editor 문효근   Photographer 권용구



 

저작권자 © 월간 CEO&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