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과 무역의 중심지인 역삼동 테헤란로에 가면 지상 35층짜리 세련된 건물이 눈에 띈다. 이 건물은 동부화재를 비롯한 동부그룹의 금융 계열사가 입주한 동부금융센터로 테헤란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다. 이곳 동부금융센터 12층 접견실에서 동부화재의 김정남 사장을 만났다. 김정남 사장은 동부그룹이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할 당시부터 33년간 동부화재와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정통 금융인이다. 김정남 사장으로부터 동부화재가 지향하는 비전과 격변하는 금융계의 전망에 대해 들었다.  Interview 손홍락 Editor 박인혁 Photographer 권상훈 

손해보험은 우연한 사고로 일어나는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으로, 우리나라에는 14개의 크고 작은 손해보험사가 있다. 동부화재해상보험(이하 동부화재)은 1962년 공영사로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을 1983년 동부그룹에서 인수하면서 새롭게 출발했다. 그 후 상해, 질병, 운전자, 재물 등에 대한 위험을 보장하는 장기보험과 화재, 해상, 특종 등 일반보험 영역으로 다원화를 실시하며 종합보험회사로 거듭났고, 1995년에 동부화재해상보험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올해로 55성상(星霜)을 달려온 동부화재는 손해보험업계 선두권에서 선전하는 한편 동부그룹 내에서도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고 있다. 김정남 사장은 동부화재의 현재 가치와 미래의 가능성을 모두 높이 평가한다. 특히 2021년 IFRS17(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매출 적용 기준이 달라진다면 동부화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김 사장은 예상하고 있다.
“단순 매출로 보면 업계에서 3위로 보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효율 지표나 손익 등을 따져 1위와 비견할 만한 2위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부터 IFRS17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이 매출이 아닌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에 동부화재의 위상이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재보험사 모든 업무를 두루 섭렵하다
김정남 사장이 동부화재의 CEO로 취임한 시기는 2010년. 그가 동부고속에 입사하며 동부그룹과 연을 맺은 지 31년 만의 결실이다. 강원도 동해 출신의 김정남 사장은 1979년에 처음 동부고속에 입사한 후, 아무 연고가 없는 부산으로 향했다.
“처음 입사할 때부터 낯선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태어나서 한 번 가봤던 부산에서의 근무를 자청했죠. 그리고 동부그룹이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한 직후인 1984년, 부산지점으로 옮기게 되면서 동부화재와의 인연을 시작했습니다.”
부산보상센터 지점장, 동래지점장, 영업전략팀장, 지방영업본부장, 경영기획담당 상무, 개인영업총괄 상무, 경영지원실장, 신사업부문총괄 부사장, 개인사업부문총괄 부사장 등 그가 동부화재 사장직에 오르기까지 달았던 직함만 단순히 헤아려도 9개. 김정남 사장은 때로는 자청해서, 때로는 회사의 뜻에 따라 이곳저곳을 옮겨 근무했다. 현재는 동부화재의 대표이사인 그가 회사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직원이자 가장 여러 업무를 담당해본 직원인 셈이다. 이처럼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겪어오면서 쌓은 경험은 현재 경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때로는 제가 모든 업무를 두루 안다는 사실에 대해 직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 중 하나는 형식적인 것으로 직원들을 괴롭히지 말자는 것입니다. 일례로 회사의 상태나 상황을 위해 보고용 자료를 만들라고 지시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하면 각종 공문이나 데이터 등 실무를 위해 작성하는 자료들이 있잖아요. 그것만 살펴보아도 실시간으로 어떻게 회사가 돌아가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보고용 문서를 작성할 시간에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회사 차원에서는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객과 대면했던 실무 시절 추억
손해보험사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경험해본 김정남 사장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대인 보상 관련 직무를 손꼽았다.
“자산운용과 IT 부문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했습니다. 저에게는 모든 직무가 뜻깊지만 처음 대인 보상 업무를 맡았던 시기가 가장 기억이 납니다. 대리 직무로 실무를 1년 반 이상 보았기 때문에 이에 얽힌 사연도 많았죠.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던 시절인데 그 당시에는 아무리 불만이 많고 화가 난 사람이라도 대화를 통해 설득시킬 자신이 있었습니다.”
교통사고특례법상 보험회사가 가해자 대신 사건 처리를 대행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보험 회사 대인보상 직원에게 모든 원성을 쏟아낸다. 부상을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항상 보상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피해자의 요구가 규정에 의한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고, 그로 인해 담당자로서 설득해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고 김 사장은 회상한다. 특히 브로커가 개입된 경우에는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상황도 종종 일어났다.
“한번은 제가 보상 업무를 맡았던 시절에 상이군인이 항의의 뜻으로 의족을 빼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다가 테이블 유리를 깬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저희가 그런 행동을 무서워하기를 바랐겠죠. 하지만 저는 겁을 먹거나 화를 내지 않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그 유리가 15만 원 정도니까 합의 금액에서 공제한다고 말이죠. 결국은 서로가 웃으면서 무사히 합의를 마쳤습니다. 당시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렇게 무사히 합의를 마쳤을 때는 큰 보람을 느끼곤 했습니다. 피해자가 잘 모르는 항목에 대해서는 오히려 규정을 찾아서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경우도 많았죠.”
통상적으로 보험사에서는 전체 보험금 지급금액 중 보험사기와 편법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경우를 10%~15%로 추정한다. 금액으로 보면 3조 원~4조 원 가량 되는 셈인데, 김정남 사장은 그런 이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일반 고객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공감대가 사회적으로도 형성되면서 정부에서는 보험사기의 처벌 수위를 강화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제정하고 작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동부화재는 보험사기 당사자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하는 한편, 일반 고객들에 대해서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동부만의 위기극복 DNA
동부그룹이 처음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할 때부터 동부화재에서 근무해온 김정남 사장은 회사가 겪어온 모든 위기와 극복 과정 또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1962년도에 공영사로 창립한 한국자동차보험은 동부그룹에 인수될 즈음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주인인 공기업이었던 탓에 방만한 경영으로 재정 상태가 엉망이었고 외부에서는 ‘동부가 망해가는 회사를 인수한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죠. 인수 당시에 직원이 1,800여 명이었는데 당시 1년 매출이 1,800억여 원, 누적 적자가 1,868억 원이었습니다. 상장폐지가 언급되고 상품 판매를 허용하느냐 마느냐도 논란이 되던 상황이었으니 문제는 상당히 심각했죠.”
당시 동부화재는 경영혁신활동을 전개하며 공기업 특유의 부실한 체질을 개혁하고 그로 인해 야기되었던 노사갈등을 해소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94년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말 그대로 ‘적자 덩어리’였던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한 지 11년 만의 성과였다. 하지만 첫 흑자 이후 3년 동안 누적적자를 꾸준히 해소하던 동부화재는 1997년 IMF 외환위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큰 위기를 맞이한다.
“보험감독원이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출하도록 명령한 기업 명단에 동부화재가 포함되었습니다. 1997년에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1,868억 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거의 해소한 상황이었기에 시기적으로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죠. 당시 고생하지 않은 회사도 없었지만 보험 회사로는 드물게 전 직원이 급여의 일부를 반납하는 등 아픔이 있었습니다.”
IMF 금융 위기 시절. 당시 동부화재 전 직원은 회사살리기를 위해 자발적으로 총급여의 50%에 달하는 상여금을 반납했다. 이러한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동부화재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경영혁신 운동을 계속했고, 손익우선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마침내 IMF 경영위기에도 불구하고 1999년 누적적자를 완전히 해소하며 경영개선 조치 대상 금융기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급여력 비율을 1997년 85%에서 1999년 289.5%로 끌어올린 것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혼란한 시기에도 시장점유율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위기가 저희에게 면역력을 심어준 셈이죠. 최근에는 경쟁사들도 ‘동부만의 위기극복 DNA’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명확하게 공식으로 풀어서 얘기할 수 있거나 제도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를 연속해서 겪어오면서 자체적인 대응력을 체득했습니다. 선배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노하우와 직접적인 경험도 한몫했죠.”

실상추구, 상호소통, 자율경영
김정남 사장은 취임식 3일 전에 대표이사로 취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 30년간 동부화재에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동부화재가 걸어온 길을 되짚으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언제까지 대표이사 직무를 맡게 될지 모르지만 CEO로 재직하는 동안은 원칙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결과 세 가지 경영 원칙을 만들었죠.”
김정남 사장은 2010년 CEO로 취임하면서 동부화재의 정체성을 정리하고 미래상을 제시할 필요성을 느꼈다. 고심 끝에 김정남 사장이 원칙으로 삼은 세 가지는 실상추구(實相追求), 상호소통(相互疏通), 자율경영(自律經營)이다. 실상추구는 남에게 보이기 위한 실적이 아닌, 회사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뜻한다.
“허상이 아닌 실상을 추구하라. 김준기 회장님께서도 항상 강조하시는 부분이죠. 금융 회사, 특히 보험회사는 경영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사실 보험회사의 허위 계약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는 합니다. 그런 허수를 실제인 줄 알고 현실에 안주하거나 앞으로의 계획을 세운다면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목표에 대한 압박이나 눈에 보이는 수치를 중요시했기에 그런 허수가 일부 발생했지만 다시는 그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경영철학인 상호소통은 흔히 강조되는 부분이지만 여기에도 김정남 사장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가 녹아 들어있다. 부서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타파를 위해 부서 간의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성과가 중요한 보험회사의 특성상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나 노하우를 다른 부서에 알려주지 않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그냥 ‘소통’이라는 단어를 제시했죠. 그런데 누군가 ‘소통은 되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혼자 되뇌다가 소통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막힘없이 말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질 때 잘 된 소통이라고 하는데 문제가 되는 사례들은 일방적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경우였죠. 결국 동어반복을 통해 ‘상호소통’이라는 말로 한 번 더 소통의 본질을 강조했습니다.”

다이나믹 동부의 탄생
자율경영은 회사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든 원칙이다. 조직 구성원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새로운 변화를 유도한다는 의미다. 동부화재는 직원만 3,500명이고, 자회사까지 헤아린다면 8,500명에 달하기에 CEO나 임원들이 직접 관리하기에는 큰 조직임이 틀림없다. 김정남 사장은 대규모 조직을 더욱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자율의 원칙을 적용하되, 그에 대한 책임은 묻겠다는 취지로 자율경영을 주창했다. 김정남 사장은 취임 이후에도 회사의 방향성을 한 단어로 함축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담는 고민을 계속했다. 그 결과 그해 창립기념일에 뉴 슬로건인 ‘다이나믹 동부(Dynamic Dongbu)’를 선포한다. 실상추구, 상호소통, 자율경영이 동부화재가 앞으로 추구하는 세부적인 목표였다면, 다이나믹 동부는 어떻게 목표를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담은 슬로건이다.
“그 당시 소비자 평가를 종합해보면 동부화재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 마치 이장(里長)님 이미지와 비슷했습니다. 너그럽고 관대하고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그런 인식이죠. 소비자에게 그런 이미지도 물론 필요하지만 조금은 진부하고 당시 상황에서 지향해야 할 목표와는 맞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훨씬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동부화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기간 위기 상황을 극복하며 버텨온 동부화재 직원들에게는 살아남는 것이 대명제였다. 위기 극복의 DNA가 축적되는 동안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모습 또한 내재화되었던 것. 김정남 사장은 회사를 역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바꾸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슬로건을 공모했다. 총 1,700여 건의 슬로건 중 10건을 선정했고, 사내투표를 통해 최종적으로 다이나믹 동부가 탄생했다. 김정남 사장은 마침내 전 임직원이 모인 ‘창립 48주년 기념 한마음 전진대회’에서 이를 선포했다. 실상추구, 상호소통, 자율경영을 바탕으로 다이나믹 동부를 선언한 지 7년. 2017년 동부화재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수치상으로 살펴봐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동부화재는 2016년 7월, 보유고객 800만 명 돌파를 달성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30%가 넘는 수치로, 동부화재가 명실상부한 국민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2016년을 마친 시점에서 동부화재의 시장점유율 또한 17.1% 수준으로 가장 낮았던 1998년 13.3%에 비교하면 무려 3.8%가 성장했다.
“일반적으로 금융사 특히 보험회사는 시장점유율 0.1%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서비스 회사가 모두 그렇지만 보험회사는 특히 고객이 중요하잖아요. 고객이 없는 보험회사는 존재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전사적인 차원에서 고객 만족에 힘을 기울여왔습니다.”
동부화재의 비전은 ‘고객과 함께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글로벌 보험금융그룹’으로, 1년 365일 항상 고객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담았다. 또한, 동부화재의 마스코트인 프로미(Promy)는 고객과의 약속(Promise)을 의인화한 캐릭터로, 고객과의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지속적인 고객 만족 활동의 결과는 대외 수상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CCM(Consumer Centered Management,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받고, 한국표준협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에서 꾸준히 1위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한국서비스 대상 종합대상을 6년 연속 수상하였으며 최단기간만에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서비스기업으로 인정받는 결실을 이뤘다.

 

2017년, 일로매진의 자세로 맞이하다
김정남 사장은 매년 신년사에서 사자성어를 하나씩 선정하며 새로 시작하는 한 해의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전체적인 슬로건과 별개로 매년 변화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지향하는 바를 달리하며 융통성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2012년에 꼽은 사자성어는 주마가편(走馬加鞭)으로,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좋은 상황에서도 더욱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2015년은 심기일전(心機一轉)으로 주인의식과 열정, 그리고 몰입이라는 핵심 세부 핵심가치를 제시하며 의식 혁신을 꾀했다. 작년 신년사로는 응형무궁(應形無窮)을 제시하며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정남 사장이 2017년 신년사에서 발표한 사자성어는 무엇일까? 일로매진(一路邁進). 한길로 곧장 거침없이 나아간다는 뜻이다.
“작년까지 끝없는 변화에 맞춰 본질적으로 변화하자고 외쳐왔어요. 직원들이 모두 잘 따라주면서 적지 않은 결실을 볼 수 있었죠. 올해부터는 지금까지 해온 걸 모두 집결해서 한길로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동부화재의 진면목은 2017년에 나타날 것으로 믿습니다.” 
두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정남 사장은 시종일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눴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배려하고, 때로는 유머를 곁들이며 분위기를 이끄는 그에게서 많은 직원을 통솔하는 대표이자 금융계 수장으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동부화재가 걸어온 길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체득한 위기 극복 DNA와 김정남 사장의 경영철학이 존재하는 한 동부화재의 다이나믹한 행보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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