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씰리코리아의 글로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씰리침대 여주 공장을 찾아 윤종효 대표에게 씰리침대의 글로벌 전략 및 품질 유지 비결에 대해 들었다.Editor 박인혁   Photographer 한희

수면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직접적인 요소 중 하나다. 숙면이 자살을 예방하는 탁월한 방법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수면 시간보다도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침구류를 비롯한 수면 비즈니스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씰리침대는 137년 전통의 세계 최대 침대 제조 회사로, 끊임없이 기술 혁신으로 현대인의 숙면을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씰리침대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독보적인 강점은 자체 개발한 스프링 기술 ‘포스처피딕(Posturepedic)’이다. 1950년에 세계 최초로 정형외과 의사들의 자문과 수면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최적의 수면 자세를 찾아냈고, 오랜 연구 끝에 정형외과적으로 최적의 자세를 잡아주는 포스처피딕을 개발할 수 있었다.
씰리코리아는 1996년 한국사무소를 설립된 이래 2008년 씰리코리아컴퍼니로 법인을 재설립했으며, 2016년에는 국내 첫 공장인 여주 공장을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씰리코리아 윤종효 대표는 2012년 취임 이후, 전국 백화점 유통망을 확대하고 직영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다각화된 유통 채널을 구축하는 성과를 구축해 왔다. 윤종효 대표는 여주 공장 설립의 당위성을 첫 번째로 내수 시장 공략에서 찾았다.
“국내 내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경쟁사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은 제법 매력적인 시장이죠. 제품 볼륨이 큰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소비자들 취향에 맞는 침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현지 공장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침대는 제품 특성상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제작 공정, 적재 보관 등을 위한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완제품 1만 개를 보관하는 것보다 1만 개 분량의 원재를 보관하는 것이 적재 공간 활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정해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도 중요하다. 침대의 운송이나 보관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여주 공장은 국내 및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꼭 필요한 전략적 거점이다.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기지
사람 사는 모습은 세계 어디에서나 대부분 비슷해 보이지만 조밀하게 살펴보면 지역이나 세대에 따라 취향이 다르고 선호하는 제품에도 차이가 있다. 침대도 마찬가지로 문화권별로 수면 패턴이 천차만별이고, 그에 따라 판매되는 인기 제품의 종류도 다르게 나타난다. 서양 사람들은 부드러운 매트리스를 선호하고 일본 사람들은 다다미를 연상시킬 만큼 딱딱한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구세대의 선호가 다르고 취향이 좀 더 넓은 편이다. 씰리침대 여주 공장은 씰리가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좀 더 호소력 있게 접근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씰리의 글로벌 전략에 있어서도 여주 공장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자체 공장이 없는 동남아 시장은 국내산 제품의 우수성과 기획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씰리침대는 여주 공장의 최첨단 설비를 통해 해외 수출용 제품들을 생산함으로써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Made by Sealy, 글로벌 스탠다드의 힘
포스처피딕 개발 이후, 씰리침대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단단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지지력과 편안함을 동시에 구현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은 씰리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현재 씰리침대 미국 매장만 7,000여 개에 달하며,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50여 개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씰리는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침대의 품질 유지를 위해 글로벌 매뉴얼에 따라 엄격하게 생산 공정을 관리한다. 생산 어드바이저 시스템은 씰리침대가 품질 유지를 위해 구축한 가이드라인 중 가장 대표적인 요소다. 새로운 공장이 설립되면, 아시아 태평양 본사가 있는 호주의 숙련공들이 직접 건너가 씰리의 기준에 맞는 제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도록 세팅을 돕는다. 공장 설립 이후에도 일관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두 달에 한 번씩 씰리의 생산 어드바이저가 여주공장을 방문한다. 이들은 제품 생산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교육 및 가이드라인 제공으로 일관된 품질 유지와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낸다.
인력 파견뿐 아니라 명문화된 가이드라인도 씰리의 품질을 균등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씰리침대 가이드북 GSM(General Specification Manual)은 전 세계 씰리공장이 지켜야 할 공통적인 사항뿐만 아니라 각 제품에 따라 반영되는 세부 항목과 각 나라 공장 환경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가이드북 내에서도 Best Practice Guideline을 공유하며 일관된 규율 아래 품질 유지를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준에 따른 생산 공정이 이루어지므로 씰리 제품들은 세계 어디에서 구매해도 동일한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씰리침대 여주공장은 제품 품질은 글로벌 기준으로  유지하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패턴 등 디자인 콘셉트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이며 내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지고 있다. 여주 공장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취향을 취합하고, 시즌별 유행을 분석해서 디자인을 개발한다. 일반적인 침대 브랜드에 비해 수작업이 많은 것도 씰리침대 생산 공정의 특징이다. 침대는 수작업으로 진행할 경우 주로 기계를 타고 돌며 완제품이 생산되는 자동화된 공정에 비해 더욱 내구성이 뛰어나다.

유통 채널 다각화로 고객에게 더 가까이
씰리침대는 직접 고용하는 인원의 80%가량을 여주와 이천 지역에서 채용하고 있다. 직접 고용 인원 외에도 폼 공장, 원단 공장 등 공급업체 100여 곳에서 파생되는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 여주시는 씰리침대 여주공장을 지역 내에 유치하며, 2017년 7월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지역 일자리 목표 공시제 추진실적 평가’ 결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여주공장에서의 지역 상생과 더불어 씰리침대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 호텔 등 B2B 비즈니스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씰리침대는 인터콘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 르 메르디앙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쉐라톤 그랜드 인천 등 국내 최고급 호텔들에 공급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강원도 강문해변 해안에 위치한 매머드급 호텔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의 전 객실에 침대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글로벌 씰리침대는 이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베네치안 마카오 리조트 등 세계적인 랜드마크 호텔과 발리의 불가리 리조트, 호주 팔라조 베르사체 골드코스트 등 럭셔리 호텔에 침대를 공급하고 있다.
씰리코리아 윤종효 대표는 앞으로도 B2B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며 소비자와의 접점 또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텔 공급 비율은 전체 제품의 5% 수준이며, 목표로 산정한 규모 유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씰리침대가 호텔에 침대 공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선의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호텔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현재 55곳에 입점해 있으며, 올해 8월까지는 목표인 65개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씰리침대 공식 판매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까지 40개의 판매점을 구축하고,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양질의 인력을 채용하고 훈련시키는 일이다. 안정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할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새로운 다크호스, 하이브리드 전동침대
씰리침대는 올해 초에 이중 스프링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밀리를 출시했으며, 앞으로 더욱 한국인의 수면 패턴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앞으로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지고 생산량이 늘어나면 자체 스프링 공장을 구축하고 R&D센터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씰리침대는 최근 모든 산업계를 아우르며 도입되는 사물인터넷이나 빅테이터 관련해서도 관심이 높다. 본사 차원에서 면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씰리코리아에서는 수면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제품 변화에는 조금 더 신중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숙면을 돕는 매트리스의 형태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자는 동안 수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의료기관과 연동하거나 본인이 확인하는 기술은 구현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업그레이드된 하이브리드 전동침대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동침대의 경우 라텍스 메모리폼을 사용하는데, 씰리는 장점인 스프링 매트리스를 활용해 차별화된 하이브리드 전동침대를 개발하고 있다. 윤종효 대표는 씰리코리아가 시장을 뒤흔들 만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여주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직원들과 힘을 함쳐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목표한 점유율이나 유통망을 확보해나가며 소비자들의 취향에 꼭 맞는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2년 전, 씰리코리아는 국내 생산 및 유통망 확대를 위해 여주공장을 설립하는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줬다. 이를 원동력으로 국내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가 된다. 
 



Mini Interview

 

씰리침대 여주공장 김상윤 공장장



씰리침대는 전 세계 품질 유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산 어드바이저, 시니어 매뉴팩처링 어드바이저, 가이드북 등이 실제로 어떻게 운용되고 있나요?

씰리침대는 꾸준히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가이드 GSM(General Specification Manual)의 기준에 따라서 전 세계 어디에서 만들어도 균등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생산 어드바이저 시스템의 일환으로 어드바이저와 숙련공들이 파견 나와 시스템을 적용하고 기술을 가르쳐주었죠. 본사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교육하고 생산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여주 공장에서 충분히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숙련공이 다른 나라에 새로운 씰리공장이 생겼을 때 생산 어드바이저로 투입되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주공장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신제품 ‘밀리’가 올해 1월 출시되었습니다. ‘밀리’와 ‘밀리’에 적용된 기술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제품 밀리는 정형외과적으로 최적의 자세를 잡아주는 ‘포스처피딕’이라는 씰리에서 특허받은 스프링을 사용하며, 이중 스프링(Spring on Spring)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코일을 위에 얹어 두 개의 스프링을 사용하며 안정된 지지력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기술이죠. 밀리에 적용된 새로운 기술 중 하나는 유니키(Unikey)입니다. 매트리스 옆면에 적용하는 기술인데, 스프링 측면을 감싸며 가장자리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며 실제 사용하는 면적이 최대 20% 이상 넓어지는 효과를 줍니다. 밀리는 여주공장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적용된 제품이며, 우아한 디자인과 기능성 소재를 겸비해 특히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혼수품으로 인기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씰리침대 여주공장이 다른 글로벌 공장들에 비해 특별한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품 품질은 글로벌 기준으로 균등하지만 디자인 콘셉트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컬러나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취합해서 시즌별 유행에 맞게 개발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봉제기술이 최고였던 점도 수작업이 많은 씰리의 공정상 유리한 지점입니다. 생산의 효율만 따진다면 자동화 공정이 유리하겠지만, 여주 공장의 시스템은 씰리가 추구하는 완벽한 품질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씰리의 다른 글로벌 공장들과 역할을 분담하고 호흡을 맞춰 아시아 전체 물량을 커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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