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최고의 필기구로의 명성을 지켜가고 있는 기업, 파버카스텔. 지난 해 8대 백작이 타계한 뒤 가업을 승계 받은 파버카스텔의 9대 상속자, 찰스 그라폰 파버 카스텔(Charles Graf von Faber-Castell) 백작이 브랜드의 신제품 론칭 행사를 위해 방한했다.   Editor 박지현    Photographer 권상훈 

빈 센트 반 고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칼 라거펠트, 귄터 그라스, 찰스 황태자 이들은 시대와 세대 그리고 분야까지 전혀 다르지만 파버카스텔의 애호가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1761년 설립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필기구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파버카스텔은 무구한 역사 속에서도 변함없는 브랜드의 가치와 위상을 지켜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선대의 유산을 계승해나간다는 긍지와 자부심
파버카스텔은 대를 이어 가업을 물려받는 대표적인 가족경영 회사다. 찰스 그라폰 파버 카스텔 역시 브랜드의 9대 상속자이다. 그는 지난 해 타계한 안톤 볼프강 그라폰 파버 카스텔의 아들로 브랜드의 프리미엄 라인이자 그의 아버지가 론칭한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최고 경영인이다.
“파버카스텔은 전통 깊은 회사이며, 글로벌 회사로 성장해왔습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구세대로부터 승계되어 온 전통을 잘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선대께서 물려주신 유산을 잘 계승해 가는 것이 제가 파버카스텔을 경영해 나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제 아버님께서는 1990년 대 초반, 파버카스텔의 대대적인 구조 개혁을 진행하셨습니다. 새로운 전략 컨셉트인 ‘Companion for life’를 통해 아동에서 성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최고의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그 모든 제품들은 최고의 품질을 지닌 프리미엄 제품이었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파버카스텔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히 해 나가는 것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상속자로서 새로운 트렌드와 흐름을 잘 읽어내 이를 잘 활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Back to the Roots
올해로 37세인 찰스 그라폰 파버 카스텔은 아날로그의 대표격인 필기구에 디지털 젊은 감각을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외부의 관점과 그의 생각은 좀 달랐다.
“지금은 모든 산업 분야가 디지털 방향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트렌드에 편승할 수는 없습니다.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파버카스텔의 핵심역량인 전통성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5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저희는 그렇게 브랜드의 가치를 지켜왔습니다.
변화하는 트렌드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디지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과부화로 인해 오히려 전통적인 것을 원하는 현상, 예를 들면 컬러링 북 트렌드 같은 것이 생겨나기도 했지요.”
그의 말처럼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변함없이 굳건히 해야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근간인 전통성이다. 펜이라는 하나의 상품에 IoT 기술을 입히는 대신, 자신의 개성과 욕구를 표현하는 오브제를 부여하는 것이 파버카스텔다운 발상인 것이다.
“지금 시대의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성과 기호를 뚜렷이 나타낼 수 있는 상품을 원합니다. 단순히 메모를 위해 500유로를 소비하지는 않지만, 나를 상징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상품은 원하지요. 그런 고객의 니즈를 파버카스텔의 펜을 통해 표현하고 발산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품의 상징성만큼이나 그에 걸맞는 최고의 퀄리티는 매우 중요하겠지요.”

256년의 이어온 가업, 그 비결은 바로 기업문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회사들이 최근 경영악화 또는 폐업 등 이제는 대를 이어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다. 파버카스텔은 256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우물만 팠을 뿐 아니라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왔다.
“파버카스텔이 가진 특별한 기업문화가 바로 오랫동안 변함없이 브랜드의 가치를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구했던 것 전통, 역량, 품질, 혁신, 창의성 그리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생태적인 책임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러한 주제들이나 가치들은 늘 잊지 않고 유념해야 하는 브랜드의 가이드라인입니다. 미래의 방향성 역시 동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고와 의사결정, 그리고 사람을 지켜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요.”

Leading on individuality
4년 전 파버카스텔에 합류하기 전 찰스 그라폰 파버 카스텔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투자 서비스 및 경영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충분히 쌓았다. 그리고 그 경험은 지금의 경영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그가 이끌고 있는 그라폰 파버카스텔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저는 전략적으로 항상 최고 품질의 제품을 시장에 제공한다는 것을 기조로 장기적인 계획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좀 더 젊은 세대, 다시 말해 밀레니어를 중심 고객층으로 인지하고 더욱 컬러풀하고 다이내믹한 제품들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컬러링한 새로운 것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 중 하나로 이번에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론칭한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제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18가지의 새로운 잉크를 출시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향후 그가 선보일 다양한 컬러와 스토리는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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