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와인은 프랑스 와인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프랑스 와인. 그리고 그 중에서도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소비뇽 블랑의 명가 ‘샤토 드 트레시’가 지난 연말 한국에 론칭했다.   Editor 박지현    Photographer 김인석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발효주 와인,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품질 좋은 와인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나라 프랑스. 수많은 와인 브랜드 속 그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최상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와이너리 ‘샤토 드 트레시 (Chateau de Tracy)’의 총괄 경영인 막심 부레(Maxime Bourret)가 한국을 찾았다.

600년 간 귀족 소유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와이너리
스코틀랜드 귀족이자 스투트 가문의 앙리 다세이(Henry d’ASSAY)는 가문 소속의 많은 인력을 인솔해 백년 전쟁 끝 무렵 프랑스와의 전쟁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나고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프랑스에 귀화해 루아르 지방에 정착, 데스투(d’Estutt)라는 이름으로 개명한다. 그의 후손인 프랑소와 스투트가 1586년 루아르 트레시 가문의 공작부인과 결혼하게 되었고, 샤토 드 트레시의 600년 역사가 시작됐다. 19세기 프랑스의 계급 체계가 무너지며 귀족이나 종교 소유의 와이너리가 대부분 부르주아에게 매각되며 그 명맥이 끊어졌지만, 샤도 트 트레시는 15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를 때 까지 단 한 번도 주인이 바뀌지 않은 손꼽히는 귀족 소유의 와이너리이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루아르(Loire) 지방 푸이 퓌메(Pouilly-Fumé) 와인의 최고 생산자로 불리는 특급 가라지 와인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연간 생산량 단 20만 병
루아르 고유품종인 소비뇽 블랑의 풍부한 볼륨감과 산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샤토 드 트레시의 와인은 연간 생산량이 20만 병으로 생산량이 매우 적다. 이 소량 생산된 와인들은 현재 50여 개국의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항공사 등에 공급되고 있다.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아랍 에미레이트 1등석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그야말로 품격 있는 와인이다. 막심 부레 경영인은 “샤토 드 트레시는 와인 대량 생산을 하지 않습니다. 만일 우리가 고품질의 특별한 와인을 생산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러한 수준의 진귀한 제품들이 품고 있는 철학을 받아들이고 따라야만 합니다. 우리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모든 작업을 14명의 직원들이 일일이 식별해 나가는 섬세한 수작업 방식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포도 농장에서는 적게 생산할수록 품질이 좋은 와인이 탄생됩니다. 결국 특별한 와인을 만드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최고의 품질을 위해 소량 생산하는 것입니다.”
샤토 드 트레시에서 현재 가족처럼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수작업의 수고로움도 개의치 않고 와이너리에 대한 자부심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막심 부레 뿐 아니라 이 와이너리의 모든 이들이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역사와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 내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 미래를 계획하다. 사토 드 트레시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막심 부레는 몇 세대를 걸쳐 이어져 내려온 랑그독 남부 지역의 와인메이커 가문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스페인 국경 인근의 피레네 산맥에서 전통적인 루시용 와인을 생산하며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자연스럽게 와인 메이커로 성장했다. 미국과 프랑스의 몇몇 와이너리를 거쳐 3년 전 샤토 드 트레시에 합류한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빈야드인 샤토 드 트레시는 푸이 퓌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입니다. 백년 전쟁에서 큰 공을 이룬 데스투 가문에게 프랑스 왕 찰스 7세가 감사의 뜻으로 직접 하사한 선물이 바로 샤토 드 트레시이며 프랑스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더욱이 1396년도에 설립된 샤토 드 트레시는 6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일한다는 것은 저 역시 프랑스 역사의 일부가 되어 함께 살아 숨 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거쳐온 샤토 드 트레시의 포도원이 우리의 부모님 그리고 우리의 조부모님에 의해 심어져 가꾸며 지금까지 지켜져 왔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해해야하며 또한, 다음 세대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포도밭을 만들기 위하여 포도나무를 한 그루 심을 때에도 우리는 이 포도나무가 곧 우리의 아이들을 위한 것이며, 그 아이들의 다음세대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잊지 않고 최상의 미래를 계획합니다. 이러한 책임감이 제가 와이너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근간이 됩니다”

토마스 제퍼슨이 사랑한 화이트 와인
샤토 드 트레시와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과의 특별한 인연은 프랑스에서 시작됐다. 미국대통령이 되기 전 제퍼슨은 프랑스 대사로 활동했는데, 이 시기 다양한 프랑스 와인을 섭렵했다. 당시 수준 높은 화이트 와인은 매우 드물던 시기였는데, 샤토 드 트레시를 접한 제퍼슨은 이 와인은 극찬하며 매일 즐겨 마셨다고 한다. 이후 제퍼슨이 미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고 프랑스 귀족이자 미국 필라델피아 철학 회원이었던 앙트안느 데스투가 이를 지지하며 대통령 당선에 이바지했다. 덕분에 샤토 드 트레시는 ‘대통령의 화이트’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난 연말 국내 시장에 샤토 드 트레시의 4종의 와인 중 2가지가 국내에 론칭했다. 가장 대표적이며 과거 제퍼슨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와인이자 완벽한 루아르 화이트 와인이라 말할 수 있는 샤토 드 트레시와 섬세하고 아름다운 볼륨감이 인상적이며 가장 대중적인 푸이퓌메인 마드모아젤 T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4월 서울에서 갈라 디너쇼를 통해 한국의 고객들을 만났다. 이날 행사에서는 샤토 드 트레시 2010 빈티지와 한국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2품목(101 Rangs와 Haute Densite) 까지 디너에 참석한 약 50여 명의 고객들에게 제품들을 선보였다. 샤토 드 트레시의 막심 부레 총괄 경영인은 “15세기에 시작한 와이너리인 샤토 드 트레시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며 최고 품질의 와인을 계속해서 생산해 낼 계획입니다”라며 향후 행보에 대해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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