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아나운서에서 돌연 여행작가로 변신을 하더니 인생학교 서울의 교장으로,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편집인으로 화려하면서도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손미나 대표. 이태원에 위치한 인생학교 서울에서 그녀를 만나봤다. ​Editor 이혜진 Photographer 김인석 




손미나앤컴퍼니 손미나 대표

 


인생에도 예습이 필요하다

은 젊은 여성들의 롤 모델이자 2017년을 관통하는 트렌드 욜로 라이프(Yolo Life)를 대표하는 인물로 손꼽히는 손미나 대표.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분야를 바탕으로 아무도 걷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그녀의 성공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그야말로 24시간이 부족할 거 같은데,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먼저 글쓰기는 너무나 즐거운 작업이여서 평생 하고 싶은 일입 니다. 이 일을 한꺼번에 소진하지 않고, 오래 끌고 갈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생각 끝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편이구요. 일어나면 악착같이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승마를 시작했는데, 승마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회사에 출근해서 큰 일이 없을 때면 허핑턴포스트와 손미나앤컴퍼니를 오가며 낮에는 업무를 보고, 일주일에 한 번저녁에는 인생학교 강의, 싹여행연구소 강의를 하며 보내는 편입니다. 


스스로 직업을 개척해 나가는 시대의 도래 

 

취미가 직업이 된 이상적인 케이스라 생각이 든다. 오히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생각처럼 녹록치 않다고도 한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인데, 다른 게 직업인 거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지금 삶에 무척 만족하고 있고,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이 책이라는 ‘감동적인 매개체’를 통해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여행이 더 풍성해지고, 돌아와서 글로 다시 옮기는 작업이 여행을 한 번 더 하는 셈이고, 그래서 그만큼 준비를 더 잘해서 갑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서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척 즐겁게 하고 있어요. 또한 인생학교의 경우 수강생 중에는 “인생이 바뀌 었다, 우리 아이들도 듣게 하고 싶다, 혹은 부모님 모시고 오겠 다.”라는 분들이 있어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에 보람을 느끼고, 최근에 와서 드는 생각은 ‘이런 일도 직업이될 수 있을까?’하던 것들이 저의 직업이 되면서, 정말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일과 일터의 개념, 직업의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에 본인이 가진 재능이나 열정 등을 바탕으로 해서 이를테면 팔방미인형 직업을 스스로 개척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여행한 곳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이나 추천하고 싶은 곳은?
비교적 최근에 갔던 곳 중에 페루가 좋았어요. CEO는 미래를 읽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하고, 과거를 보아야 미래를 볼수 있기 때문에 페루가 가진 역사적 흔적과 그들의 유물을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방식들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구상도 가능했던 것 같아요. 너무나 유명한 마추픽추는 물론 이고, 쿠스코(Cuzco)라는 도시를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본 곳중에 하늘이 가장 예쁜 곳 중에 하나였어요. 바쁜 업무로 CEO 들은 여행을 가는 것이 쉽지가 않은 거 같아요. 또한 CEO라는건 24시간 스위치가 켜져 있어야 하는 직업인데, 좀처럼 머리가 맑아질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구요. 대표가 되어보니 CEO라는 위치는 고독한 자리인 거 같습니다. 대표들 같은 경우는 그런 현실과 분리된 곳에서 자기의 위치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도 생각할 기회를 가지고, 세계 7대 불가사 의도 보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요. 우리나라와 멀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일생에 한 번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추진력이 돋보이는 거 같다. 꿈으로 그칠 수도 있는 일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율적인 책임에 대한 교육을 어릴 적부터 받았어요. 스스로에게 결정권을 주고, 알아서 판단해서 완성하기까지에 대한 훈련이 체득되어 있었던 거 같아요. 이런 점이 회사를 운영하고 프리랜서로 글을 쓰면서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된 거 같습니다. 또한 대학 때부터 연간 계획, 월간 계획 등 계획 세우는 것을 습관 화해온 편입니다. 산을 오를 때 한꺼번에 오를 수 없듯이 작은 성과들을 수시로 체크하는 편입니다. 그런 습관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일기를 쓰면서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얼굴만 거울을 볼 것이 아니라 마음의 거울을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미나 대표가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드보통과 함께 손을 잡고 시 작하게 된인생학교 서울. 인생학교는 현재 런던 본교를 비롯해 파리, 암스 테르담 등 전 세계에 9개의 캠퍼스를 두고 있다."

 

 

인생학교 서울의 커리큘럼은 런던 본사와 동일한가? 강의의 주제들이 대부분 자기계발서의 챕터별 제목을 보듯 눈길을 끌며, 수강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현재 강사 라인업은 직접 구성한 것인가?
인생학교 서울을 들여오면서 강사진 구성에 심혈을 기울여 직접 꾸렸습니다. 해외 캠퍼스에서 청강을 하면서 느낀 점이 강사진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소규모 강의를 들으러 직접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에 열성적이고, 실행해 옮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성심성의껏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생학교의 수업은 단지 지식을 전달 하는 과정이 아니고, 일종의 ‘집단 테라피’같은 것이라고 생각 해요. 같은 고민을 나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까? 라는 과정을 통해 공부가 되고, 치유가 된다고 봅니다. 초기에는 사회 여러 분야의 분들을 강사진으로 모셨고, 창업 초창기였기 때문에 강사진들이 사업 파트너처럼 많은 도움을 주시기도 했어요.

 

​잘 영근 콘텐츠 기업으로 키울 터 

 

인생학교 서울도 그렇고, 형편이 어려운 청년을 위한 여행지원 사업을 하는 ‘싹여행연구소’도 거대 수익을 불러 오기보다는 마치 사회 공헌 기업 같은 느낌을 준다. 매출이나 운영 면에서는 어떤가?
현재도 사업적으로 매력적인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바로 실행하지 않는 이유는 제가 하고 있는 사업들은 알맹이를 가지고 있는 콘텐츠 기업이기 때문에 그것이 더 단단히 잘 영글어졌을 때에는 확장성이라던가 파급력이 그 어떤 성격의 일보다 크기 때문에 섣불리 규모를 키우는 데에만 주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행만큼 기대하지 않았던 스승을 끊임없이 만나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없기 때문에 여행이야말로 평생 학교 같다고 생각해요. 올해는 여러 기업과 B2B로 이뤄지는 프로젝트가 이미 진행 중이구요. 좋은 단체와 MOU도 맺을 예정입니다.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작년에 비해서는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가 될 거 같습니다.
수강생 중에는 3~40대 직장인이 가장 많은데, 나이로 수강 층을 나누기 보다는 일상이 큰 문제없이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빈곤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저희 인생학교 서울의 캐치프레이즈라면 ‘영혼의 찜질방’이라 말하곤 하는데, 자기 안에 들어있는 답을 찾아내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사업이나 기업도 하나의 생명체 같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자기 일에 프라이드를 느끼며 다닐 수 있을까? 늘고민합니다. 본인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인생학교의 스태프가될 수 없기 때문에 직원들 또한 성장할 수 있도록 늘 연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도 아닌 너무나 매력적인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는데, 혹시 아나운서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지?
저의 최강점이 적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아나운서 시절도 직장생활을 잘해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방송을 하다 보니 편성 표에서 제가 더 이상 도전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없었어요. 단지 젊고 예쁜 여자아나운서가 아닌 적극적으로 기획에 참여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는데, 아직 우리나라 방송 현실 에서는 쉽지가 않았어요. 그립다면 <도전 골든벨> 시절 저를 좋아해주던 전국의 고등학생들과 가끔 라디오 방송하던 때가 그리워요. 그래서 ‘싹수다방’이라는 라디오 팟캐스트를 만들었 는데, 약 250만 명 정도가 다운로드해서 듣고 있어요. 이제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되었는데, 30년 정도에 배워야할 인생을 3년 안에 다 배운 기분입니다. 그만큼 어렵지만 보람도 크게 느끼고 있어 아나운서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거나 하는 아쉬움은 없습니다.


그동안 출간한 책을 읽어 보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것 같다. 특별히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하는 것이 있는가?
누구를 대하든 일관되게, 진정성 있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편입 니다. 내 얘기를 많이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고, 슬픈 일보다는 상대방에게 기쁜 일이 생겼을 때 진정으로 응원하고, 기뻐해 주려 합니다.


여성들에게 특화된 성격의 사업을 하고자 하는 미래의 CEO들 혹은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CEO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업가를 존경하게 됐어요. 다른 나라에 비해 여성 CEO의 비율이 현저히 적은 편인데,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고 얘기하고 싶습니 다.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부분과 섬세한 면에 있어서 회사 경영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유리하고,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거 같아요. 여성들끼리 끈끈한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 잘 헤쳐 나갈 수 있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장, 단기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5년 내에는 예를 들면 인생학교 부산이나 광주 같은 다른 지역에 분교를 낼 계획이고, 10년 후에는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여행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회사가 되서 나중에는 해외 지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생의 모토가 있다면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 곳, 박수 쳐 주지 않는 그 어떤 무대 에서도 최선을 다하자’인데, 제 자신을 믿고, 작은 일 하나하나 에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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