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doctor 이장우 박사가 CEO를 만나 브랜드에 대해 묻는다. 이장우 박사의 브랜드 토크, 그 여섯 번째 시간으로 후지제록스 장은구 부사장을 만나 브랜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Interview 이장우 브랜드마케팅그룹 대표   Editor 이혜진   Photographer 이용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브랜드 중 하나인 후지제록스. 잘 알려지다시피 후지제록스는 일본계 기업인 후지필름(FUJIFILM)과 미국계 기업인 제록스(Xerox)가 합병된 기업이다.
세계적인 복합기 전문기업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는 후지제록스. 사무환경의 디지털화로 후지제록스는 생각보다 깊이 우리 삶 속에 함께하고 있다. 정동에 위치한 후지제록스 본사에서 전략사업본부 장은구 부사장을 만나봤다.   

이장우 박사(이하 이장우) 후지제록스는 후지필름과 복사인쇄관련 기기를 생산하는 제록스가 합작 설립한 다국적 기업입니다. 두 브랜드가 합작된 만큼 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요?
장은구 부사장(이하 장은구) 중국,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후지제록스가 비즈니스 커버를 하고, 그 외 지역인 미국과 유럽 쪽은 제록스가 커버를 하고 있습니다. 제록스는 1930년대부터 제로그래피(Xerography)기술을 토대로 사업을 전개한 후 전 세계적으로 확장을 하였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후지필름과 합작을 통해 후지제록스를 설립, 51년째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에 들어 온지도 어느덧 41년이 되었습니다. 사견이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시장성, 그리고 광학기술이나 필름테크놀로지 등에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계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파트너십은 제록스라는 글로벌 브랜드의 파워와 연계하여 강한 시너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해서 제록스가 선택한 기업이 바로 후지필름이었고, 지분을 후지필름이 75%, 제록스가 25%로 투자, 합작해 탄생하였습니다. 후지필름이 소위 잘나가고 있을 당시 후지필름에 있었던 의욕 있는 직원들이 사내벤처 식으로 모여 시작한 것이 모태라고 합니다.  

이장우 후지필름과 제록스, 그리고 후지제록스 세 회사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장은구 후지필름그룹의 매출 절반이상을 후지제록스가 커버하고 있습니다. 모기업인 후지필름은 사진필름 시장의 사양화로 큰 변동이 있던 시기에 필름의 핵심 기술들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 화장품과 콜라겐 테크놀로지, 생화학사업 등으로 변신한 대표 성공 사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핵심 기반 기술의 확장 적용 역시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인쇄 매체와 방식을 통해 독보적 상업 인쇄 기술을 보유,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후지필름의 라인업을 후지제록스의 시장과 연결하여 수평, 수직으로 시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시도를 저희는 하고 있습니다. 최근 코엑스에서 있었던 사이니지(Signage) 전시회에 후지필름의 솔루션과 연결하여 사무환경과 디지털 프린팅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스마트 업무 환경의 방법론에 와이드 포맷 부문의 상업 인쇄 시장을 어떻게 접목하는 가에 대한 사례를 제시했었고, 큰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어느 한쪽 주도의 기술방향이 아닌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링크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비즈니스 콜라보레이션을 한 것입니다. 후지필름, 후지제록스 그리고 제록스 모두 각자의 장점과 가치를 콜라보 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과 시장을 개척하고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시각화
이장우 후지제록스에서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은구 일반인들에게 후지제록스는 복사 및 출력, 스캔 등 다목적 기능을 구현하는 복합기 전문회사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한편 캘리포니아 팔로알토(Palo Alto)에 위치한 제록스연구소를 통해 마우스나 맥 운영체제의 효시가 된 기반기술들이 만들어진 사례는 다양한 부문에서 많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오픈하는 제록스라는 회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실험정신과 기업 철학은 후지제록스에도 그대로 전파되어 있으며, 이는 사업의 다각화 및 방향성에도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현재의 후지제록스는 정확히 언급하자면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전문 회사이며, 출력 부문 전략적 아웃소싱 파트너입니다. 다수의 금융회사처럼 엄청난 출력물량과 이를 통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경우는 대부분 후지제록스와 전략적 아웃소싱 계약을 통해 회사 내부에 출력실을 갖추고, 당사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기획부터 행낭서비스까지 총괄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프린팅 기술로 ‘커뮤니케이션의 시각화(Visualization)’라고 일컬을 수 있는 대부분을 후지제록스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것이며, 커뮤니케이션과 연관된 모든 사업 자산(컴퓨터서버 관리부터, 문서의 생성, 보관, 출력을 포함해 추후 폐기되는 모든 정보와 기록물 과정까지)의 관리를 대행하기도 합니다. IT서비스 부분을 예를 들면 프로젝터 리스 및 렌탈 서비스, 컴퓨터서버 관리도 가능하며, 고가의 장비를 회사마다 둘 수 없다면 벤더들은 우리가 전체를 기획해서 작업을 의뢰하고 공생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글로벌 서비스라는 조직에서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흐름을 진단하고 변화관리를 주도하며, 개선하는 활동 역시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서비스 프로그램과 전략적 아웃소싱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장우 한국에서 후지제록스는 어느 정도의 브랜드파워를 가지고 있나요?
장은구 오늘날 한국 후지제록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동화산업이 후지제록스와 합작 설립하여 코리아제록스로 시작하였으나, IMF 당시 동화산업 자본을 후지필름이 인수하면서 1999년 지금의 회사명인 후지제록스코리아로 바뀌었습니다. 전통적인 이미지가 강한 회사이자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매출은 약 4,000억 규모며, 일본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신뢰도나 사무환경면에서 대중들에게 익숙하면서도 나아가 친근한 이미지로 브랜드파워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자부합니다. 

 

 

고용형태의 우수성이 품질 만족으로 이어져
이장우 합작된 기업이라는 기업 브랜드이미지 외에 독립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나요? 그렇다면 이를 위해 후지제록스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장은구 일본계 기업문화 특성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고용형태면에서 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직원 수만 약 4만 5천명이고, 한국에는 약 1천 100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국적기업 중에서는 큰 규모라 할 수 있습니다. 후지제록스의 기업철학과 연결되어 품질과 서비스를 중시하다 보니 하드웨어적인 신뢰성, 내구성, 고장이 적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고객들에게 ‘비싸다’라는 이미지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쟁업체에 비해 저희는 미드나 하이엔드의 제품이 대부분이며, 인쇄를 자영업으로 하는 곳에서는 절반이상이 저희 제품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대형이나 고급기종에서는 점유율이 압도적이라 할 수 있고, 당연히 고객층도 굳건하고, 신뢰도가 높습니다. 어떤 기계도 완벽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클레임 건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도 클레임 빈도나 횟수가 상당히 적으며, 전문시장에서 특히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장우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2016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사무용복합기 부문 16년 연속 1위라는 영예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요?
장​은구 구조적으로 해당업종에서 가장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청을 주는 구조이기보다는 가장 많은 정규직과 자체인력을 두고 있다 보니 똑같은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난이도나 숙련도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딜러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경쟁사와 비교해서 볼 때 이점이 큰 강점이고 고객 입장에서도 차별적인 것으로 인식됩니다. 후지제록스는 예전의 코리아제록스 시절부터 오랫동안 일을 해왔고, 그동안 축적된 많은 기업의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숙련된 인하우스 엔지니어들이 직접 방문을 통해 처리를 한다는 점이 16년 연속 1위를 달성한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장우 후지제록스가 산업의 리딩 브랜드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기업의 사무환경이 하드카피중심에서 전자문서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후지제록스가 새롭게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후지제록스의 미래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은구 전체적인 방향성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고, 세부전략으로 들어가 보면 하나의 장비로서의 복합기를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고, 고객이 핵심 역량 사업부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일반 영역인 커뮤니케이션의 가시화 영역(출판, 문서생성, 보관, 폐기, 업무 흐름 및 공정개선 등)에 당사의 전문성을 집중하는 전략적 아웃소싱 전문회사를 지향합니다. 내가 하는 일을 대행해주면서 더 나은 일처리를 가능케 한다면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판에 박힌 듯 반복적으로 하고 있던 일을 새롭게 최적화해서 디자인해주고, 눈에 보이는 비용 뿐 아니라 간접적인 비용, 나아가 이른바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를 해주는 것 입니다. 이럴 경우 ‘우리가 할 때보다 이런 점이 변화는 구나’라는 업종별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창업주인 조셉 윌슨 (Joseph Wilson)의 뜻이기도 한 “우리는 복사기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회사다”라는 말이 바로 저희 회사의 슬로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후지제록스 정동 본사 쇼룸을 리노베이션 중인데, 이곳의 명칭을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라고 공식화 할 예정입니다. 이름에서 바로 저희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함축적으로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장우 장은구 부사장님은 여러 분야의 일을 하셨고, 폭넓은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CEO나 기업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좋은 경험이나 교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를 업무에 적용했을 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장은구 처음부터 사회생활을 외국계기업에서 시작했습니다. GE를 비롯해 벤틀리, 현대카드 등을 거쳤는데, 나의 경쟁력은 다국적 기업 및 한국계 대기업에서의 경험과 임원 경력, 그리고 CEO, CMO, COO, CSO, CIO 등 다양한 업무를 체험하며 체득한 나름의 사업 논리와 개선 방법론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 원류는 동일하지만 적용은 다 다르고, 그걸 인지하고 연결하고 최적화 하는 좋은 경험을 늘 쌓아가고 있는 것을 이 시장에서 남이 갖지 못한 나만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영업을 담당하는 영업본부에서는 직접 영역 조직과 채널을 관장하고 있고, 제가 맡고 있는 전략사업본부에서는 전략적 아웃소싱 관련 조직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략사업본부에서는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 강화하고 확대하는 것, 그리고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 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장우 장은구 부사장님의 개인적인 꿈과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요?
장은구 일본계 기업이다 보니 직업안정성 면에서 안전한 편입니다. 큰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것을 다져가는걸 생각해야 할 나이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또 다른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를 좋아해서 스포츠마케팅 시장이나 콘텐츠 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활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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