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앉다’라는 행위에서 휴식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앉아있는 순간 성취를 향한 갈망과 

이를 위한 투쟁을 더욱 치열하게 벌이게 된다. 국내 최고의 인간공학 기업 듀오백코리아 정관영 대표는 

‘성취를 위한 베이스캠프’라는 의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Editor 박우현   Photographer 안욱환


 

1996년 듀오백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날개처럼 등받이의 좌·우가 분리된 그 특유의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최초로 적용된 의자. 초기의 반응은 생소함이 대부분이었지만 듀오백의 진가는 머지않아 판명되었다. 장시간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듀오백의 편안함이 입소문을 타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듀오백의 상징과 같은 두 개의 등판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지만 의자에 적용되는 기술과 소재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마치 듀오백의 출시로 기업의 기틀을 닦은 정해창 회장과 듀오백코리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정관영 대표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정관영 듀오백코리아 대표는 부친의 뒤를 이어 기업을 이끌고 있는 40대 초반의 젊은 2세 경영인이다. 회사의 사정을 잘 모르는 이라면 그저 가업을 승계 받은 오너의 아들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2002년 경영 대리인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듀오백을 이끈 ‘중견 경영인’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 중 가장 오래 회사에 몸담고 있다”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정 대표는 1999년 듀오백코리아의 전신인 해정에 입사해 2004년 대표이사로 승진, 지난 2012년부터 듀오백코리아의 단독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의자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다

의자라는 사물을 단지 ‘앉는데 사용하는 도구’로 의미를 한정한다면 인체공학설계가 적용된 듀오백에게 더 이상의 진보는 필요 없을 듯하다. 그러나 정관영 대표는 의자의 패러다임 전환까지 추구한다. “이전까지 의자의 패러다임은 ‘앉다’라는 물리적속성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 우리는 의자에 앉아있는 많은 시간을 무언가 갈망하고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된 ‘듀오백 2.0’은 듀오백코리아가 추구하는 ‘성취를 위한 베이스캠프’라는 가치를 투영한 제품이다. 2008년 ‘듀오백 알파’ 시리즈 이후 약 5년의 시간동안 공을 들인 듀오백코리아의 야심 찬 라인업으로, 16년간 축적된 듀오백의 기술력이 총동원되어 기능부터 디자인까지 변화시킨 풀 체인지 라인이다. 특히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듀오백 2.0 컨텐츠 허브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학습·진로·건강 관련 컨텐츠는 의자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속성으로 인식하는 듀오백코리아의 변화된 관점을 반영하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의자의 패러다임마저 변화시키는 듀오백코리아의 저력은 업계 최고의 기술력에서 나온다. 정 대표는 “R&D에 있어서 세계 최초가 아니면 국내 최초라도 되어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사의 개발 철학을 소개했다. 국내최초로 메쉬(mesh, 그물) 소재를 좌판에 적용한 ‘듀오백 알파’(2008), 세계 최초로 회전과 고정 모드의 선택이 동시에 가능한 ‘듀오백 듀얼린더’(2009)등은 이 같은 철학을 반증하는 듀오백코리아의 주력상품들이다. 특히 지난해 듀오백 2.0에 이어 출시한 ‘듀오텍스’는 세계 최초로 천연소재인 라텍스를 의자에 적용, 이제는 기능의 혁신을 넘어 소재의 혁신까지 그 도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신제품도 전작의 혁신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듀오백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출시될 신제품이 IT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하우스 의자’라고 귀띔했다. 정 대표는 “의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며, “매우 설레면서도 출시 후 고객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며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학습·사무용 의자분야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과 브랜드파워를 가진 듀오백코리아이지만 기업의 미래는 단순히 제조업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정관영 대표는 IT, 에듀케이션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오랫동안 구상해온 융·복합 미래 사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IT·에듀로 사업영토 확장

2010년 IT솔루션기업 마이미디어를 인수해 설립한 DBK네트웍스는 기업형 SNS 미디어솔루션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회사이다. 이미 ‘토크온’, ‘미디어온’ 등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온라인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기업용 폐쇄형 SNS 솔루션인 토크온은 기존의 메신저, 인트라넷과 같은 조직 내 소통 수단의 한계를 뛰어 넘는 서비스로 평가 받고 있다. PC는 물론 모바일, 태블릿PC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조직 구성원과의 수평적 의사소통을 가능케 해 기업의 의사결정 및 문제해결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미디어온은 구축비용 및 시간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기존의 인터넷 신문 솔루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서비스를 제공, 이미 70여 개 언론사에서 이 솔루션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DBK네트웍스는 최근 선거전문 홈페이지 솔루션인 ‘캠프온’을 론칭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가했다. 캠프온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선거공식 사이트 제작에 기반이 된 솔루션으로 특히 유명하다. 정 대표는 “그동안 개별 홈페이지 제작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솔루션화 함으로써 각 후보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인터넷·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 및 관리할 수 있게 했다”고 캠프온을 소개했다.

한편 듀오백코리아는 2010년 DBK에듀케이션을 설립하며 교육사업분야에 진출했다. DBK에듀케이션은 기존에 고가로 진행되던 오프라인 진로컨설팅을 온라인 시스템화한 ‘개인맞춤형 진로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이 대학진학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넘어서 실제 학생에게 중요한 진로중심교육을 할 수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기대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이타자리 정신

이처럼 듀오백코리아가 다양한 분야에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느끼는 기대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단순히 편안히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취를 위해 의자에 앉은 고객들이 그 목표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듀오백코리아의 미션이자 정 대표의 경영철학인 이타자리(利他自利,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나를 이롭게 한다)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얼마 전 듀오백 코리아는 사명을 DBK로 바꾸었다. 기업 성장의 발판이 된 ‘듀오백’의 이름을 넘어서 인체공학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이다. “아직 국내에서 인간공학분야의 산업화가 미진합니다. 이에 저희 나름의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해당 분야를 구조화·산업화 시키는데 역할을 하고 싶고요. 앞으로 보다 다양한 인간공학적 제품을 선사함으로서 고객들이 누릴 수 있는 편안한 가치들을 극대화 하는데 일조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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