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난 일본은 소비 행태에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생활필수품의 경우는 가급적 저가 제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이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싼 금액임에도 기꺼이 지불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Editor 도경재 

일본은 2010년 처음으로 1인 가구(1,678만 세대)의 비율이 전체 세대의 30%를 넘어섰고,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인가구의 특성에 맞춘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향후 1인가구의 가치소비 성향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건 구매에서 가치소비 중심으로
시장의 성숙으로 인해 이미 필요한 물건은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은 '물건' 구매를 통한 소유욕의 충족에서 경험과 체험, 서비스를 비롯해 자신에 대한 투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3년 처음으로 서비스 구매가 물품 구매를 넘어서면서, 확실하게 소비자들이 가치소비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자기계발을 위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미술관, 유명 전시회 관람 등 문화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30세 이하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라이브 공연의 매출이 5년 전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등 체험형 소비 트렌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돈을 아끼는 것만이 절약이라고 생각하던 종전까지와는 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절약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이는 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혼밥’ 시장의 급성장 및 간편식 대중화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또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비가치 변화로 인해 가사대행 서비스가 등장과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과 이에 대해 망설임 없이 소비하는 것 역시 가치소비의 새로운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日가치소비·정책 주목해야
일본 최대 유통계 카드사 크레딧세존은 ‘최근 일본의 소비 지출액이 거품경제 시기였던 198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임에도 소비부진이라 느끼는 것은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상품 위주에서 가치 위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품을 팔고사는 소비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흐름과는 달리, 서비스는 구매와 동시에 소비가 이루어지기에 경제의 흐름을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일본의 경우, 경제의 흐름이 가치소비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더 이상 대규모의 소비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본은 현재 아베노믹스(임금 상승을 통한 소비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고자 정책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무역진흥공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과 경제구조가 비슷한 한국은 일본 정부의 임금 상승을 통한 소비확대 정책 및 일본의 가치소비에 주목해 소비증대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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