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의 확산은 모바일 시장의 확대를 이끌었다. 나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모바일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해외 직접구매 등소비자들의 소비성향 변화는 시장의 국가별 경계마저도 무너뜨렸다. 

경제전문에디터 도경재 

 



 

시장을 둘러싼 급격하고 지속적인 환경변 화는 기업으로 하여금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여러 방법이 모색되었고, 그 결과는 영역파괴와 융합으로 나타나고 있다.

 

멀티채널 전략에서 옴니채널로의 변화

한동안 기업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인 터넷, TV), 그리고 모바일에서 서로 다른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채널별 소 비자를 별도로 관리하는 멀티채널(Multi Channel) 전략을 펼쳐왔다. 이 전략은 기업 중심의 전략일 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각각의 정보를 비교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라도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기업의 멀티채널 전략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진화에 따라 기업들은 멀티채 널 전략을 포기해야 했다. 기업들은 오프 라인과 온라인·모바일 구분 없이 하나로 아우르는 옴니채널(Omni Channel) 서비 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어떤 채널을 통하더라도 동일한 제품에 대해서는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비스 역시 동일하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멀티채널 전략이 기업 중심이었다면, 옴니채널은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다. 최근 에는 옴니채널 서비스에 소셜네트워크서 비스(SNS)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 램과 페이스북 등의 SNS가 온·오프라인의 매장과 접목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상품보다 문화를 파는 쇼핑몰

해마다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는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트렌트 코리아 2017>에서 시장의 법칙이 물건 판매에서 경험을 파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 다. 저자는 2017년 소비트렌트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욜로라이프’를 전망했다.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는 ‘한 번뿐인 인생’을 뜻하며, 욜로 소비는 비물 질적 소비와 관련되어 있다. 여행 또는 학습, 경험 등이 주요 콘텐츠인 욜로 소비는

충동 소비보다 목적성이 강하다. 이는 단순한 물욕충족 또는 스트레스 해소가 아닌 본인의 이상을 향한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욜로 소비는 소비자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동반한다.

한편 시장경제의 중심이 생산자에서 수요 자로 이동하면서 업계의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급속한 성장을 보이던 온라인 쇼핑몰 역시 성장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성장 정체기에 다다른 백화점업계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업계는 고객들이 좀 더 오래 매장에 머물게 함으로써 매출을 높인다는 전략아래 복합쇼핑몰 등으로 콘셉트를 바꾸고 있다.

지난 12월22일 문을 연 홈플러스 파주운 정점은 체험, 문화, 교육 콘텐츠를 중심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전략을 선택했다. 가장 큰 특징은 판매공간을 줄이고 체험공 간을 대폭 늘려 ‘상품’보다는 ‘문화’를 파는 매장을 앞세운 점이다. 이를 위해 1~4층 까지 개방형 구조로 만들고, 연중 힙합댄 스와 동춘서커스 등 각종 공연을 하는 이벤트 스테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체험과 문화를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의 스타필드 하남은 백화점과 명품 매장은 물론 대형마트와 영화관, 푸드코 트, 워터파크와 찜질스파 등을 한곳에 모아놓았다. 이는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자연스레 매출증대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신세계 대구점도 제일 위층 실내외에 대규 모로 주라지 테마파크와 얼라이브 아쿠아 리움을 조성하여 가족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

 

AR게임 등 IT 활용으로 고객 발길 불러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온라 인쇼핑몰에게 가격경쟁에서 밀려난 오프 라인 마켓은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IT를 접목하여 고객의 쇼핑을 돕고 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2016년 10월 ‘스마트 쇼퍼’를 도입했다. 스마트 쇼퍼는 고객이 카트나 바구니 없이 쇼핑이 가능한 서비스이다. 바코드 스캐너가 포함된 단말기 ‘쇼퍼’를 이용해 구매하려는 상품의 바코드를 찍으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 쇼퍼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2016년 꾸준히 ‘2030 마케팅’을 펼쳐온 이마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카카오 등 SNS를 활용해 젊은 고객층의 이탈 방지와 신규고객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 다. 다양한 생활·행사 정보를 게재하며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지난 12월말 현재 페이스북 54만 명, 인스타그램 2만 명, 카카오 스토리 4만3천 명, 카카오플러 스친구 92만 명 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의 가전전문매장 일렉트로마 트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게임 ‘일렉트 로맨 터치어택’을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슈 퍼에너지’를 일렉트로마트 매장에서만 획득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연스레 고객의 발길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뿐 아니다. O2O서비스를 강화하여 크고 무거운 상품은 바코드를 스캔하고 계산 하면 집까지 배송해주는 ‘스캔배송’ 서비스는 물론이고, 가격표의 QR코드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일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정 보’ 서비스, 그리고 인근 점포의 단독 할인 행사나 할인쿠폰 등을 알려주는 위치기반의 ‘지오펜스’ 서비스 등도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 변화가 이끈 기업의 혁신

인터넷과 모바일 등 정보기술(IT)의 발달은 소비자를 변하게 했다. SNS 이용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사용자 경험을 공유 하면서 시장의 주체가 되었다. 이 같은 소비자의 움직임은 기업과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또는 연관이 없어 보이던 영역이 융합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시작 했다. 소비자 역시 이러한 변화를 재빠르게 수용하고 있다.

유통기업 역시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고객들에게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 라, 새로운 가치를 함께 제공하기 위해 혁신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영역파괴와 낯선 것들의 융합을 활용한 새로운 전략으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장의 끊임없는 출현도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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