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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산업을 둘러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개념이 급부상했다. 특히 미국에서 토큰화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RWA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최근 발간한 <RWA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시장의 잠재성을 살펴봤다.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는 토큰화된 RWA 
최근 미국에서 토큰화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디파이(DeFi) 생태계에서 ‘RWA(Real-World Asset)’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RWA란 쉽게 오프체인(Off-chain)에 존재하는 모든 자산을 토큰화(Tokenized)해 온체인(On-chain)으로 가져와 디파이 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기존 금융서비스가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중개를 통해 거래됐다면 디파이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진행된다. 
국내에서 정의하는 토큰증권(Security Token : ST)은 자산을 토큰화한다는 점에서 RWA와 유사한 개념이나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자산에 한정되어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RWA와 차이가 있다. 
RWA를 토큰화하면 자산 소유자가 비유동적 자산에 대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자산이 블록체인에서 토큰으로 표시되면 부분 소유권이 가능해지는데, 투자자들은 이전에 높은 자본 요건으로 인해 접근할 수 없었던 고가치 자산의 일부를 거래할 수 있어 유동성이 향상될 수 있다. 더불어 블록체인의 RWA를 사용하면 소유권 기록과 거래내역이 온체인 내에서 관리되기에 투명성을 향상할 수 있으며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활용해 중간 비용을 절감하는 이점도 있다. 

토큰 채권 발행 규모 1년 사이 8배 가량 성장
미국 토큰 국채의 주요 발행자로는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 마운틴 프로토콜(Mountain Protocol), 온두(Ondo) 등이 있으며 현재(2024년 1월 초 기준)까지 각각 3억 달러, 1억 4천만 달러, 1억 2천만 달러 수준의 토큰화된 국채를 발행했다. 지난 2023년 1월 초 RWA에서 토큰 채권의 전체 발행 규모는 1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2024년 1월초 기준)는 8억 6,200만 달러 수준으로 1년 사이에 약  8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투자은행(European Investment Bank)에서도 2023년 말 약 1억 유로 수준의 토큰화된 채권을 발행했으며 세계은행 그룹인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은 해당 국채를 지속 가능한 개발 활동 자금 조달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최근 블록체인 기반 RWA 신용플랫폼인 센트리퓨지(Centrifuge)는 RWA 기반 대출 프로토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센트리퓨지 프라임(Centrifuge Prime)을 출시하기도 했다.
디파이 생태계의 침체기 속에서 토큰화된 미국 국채(Tokenized U.S. Treasury Bills)의 규모가 급증한 데에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와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증가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2022년 5월 루나-테라와 2022년 11월 FTX 사태 등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 여러 이슈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디파이 총예치액(Total Value Locked: TVL)이 상당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과 미국의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높아졌고 2022년 이후 미국의 국채 발행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RWA 시장에서는 전통적 금융 자산, 금이나 부동산 등과 같은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 지적재산권 등과 같은 무형자산도 토큰화해 디파이 내에서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자산에 대한 토큰화는 디파이 생태계 안에서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거래 접근성뿐만 아니라 비유동 자산에 대한 거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까지 해외에서는 토큰화된 국채가 RWA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2024년 1월초 국내에서도 실물 금과 연동되는 RWA를 출시했다. 클레이튼(Klaytn)이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인 노드(Node) 그룹 크레더(CREDER)와 함께 실물 금과 연동되는 가상자산(GPC)을 발행하고 해당 자산의 디파이 플랫폼인 골드스테이션(Goldstation)을 출시했다. 
앞으로 디파이 생태계에서 RWA 시장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며 나아가 가상자산 시장 내의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토큰화된 RWA 시장은 2030년까지 1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WA 시장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자금 조달에 접근할 수 있으며 전통적 금융과 디파이 시장을 연결해 더 많은 기관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제할 수 있는 규제와 제도적 기반 마련이 중요
전 세계적으로 디파이 생태계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계속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이를 명확하고 일관되게 통제할 수 있는 규제가 미비한 상황이다. 향후 RWA 시장이 디파이 생태계에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보다 강력하고 명확한 규정 개발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 
RWA는 퍼블릭(Public) 블록체인과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에서 둘 다 운영될 수 있으나 주로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된다. 이러한 특성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신원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법 활동이나 돈세탁과 같은 범죄 행위에 이용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디파이 생태계는 규제 기관의 감독을 받기 어려워 RWA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에 대한 보호와 거래 안정성에 대한 걱정도 수반된다. 특히 퍼블릭 블록체인은 불특정 다수의 노드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데, 노드가 많아져 네트워크 트래픽(Network Traffic)이 증가할 시 거래 처리 속도(Transaction Per Second: TPS)가 감소하는 확장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더불어 최근 디파이를 중심으로 하는 해킹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봤을 때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 구축과 전문적인 인력 육성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RWA 시장에서 담보자산이 안전하게 운용되기 위한 담보자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도적 기반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RWA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ERC-20과 ERC-721 토큰 표준 이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이 원활하게 상호 운용하기 위한 더 많은 토큰 표준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실물 자산의 가치 평가와 관리 문제,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 등 RWA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사안들을 해결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Editor 이경숙  Cooperation 자본시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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