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rend, CES 2024로 바라본 미래

이제 AI(인공지능)는 다양한 산업과 기술에 도입돼 혁신 제품·서비스 생산에 주요 역할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건강·식품 산업이 ‘헬스·푸드테크’로 나아가 상상만 했던 기술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서 수상한 혁신기업과 관련 AI 서비스를 만나보자. 

알렉스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 옆에 IoT 시스템으로 수면 상태를 확인한다. 수면 중 호흡, 심장 박동, 뒤척임 등이 전날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다. 수면 습관 개선을 위한 추가 조언도 함께한다. 화장실에 들어가 자신의 소변을 분석해달라고 요청한다. 혈당과 콜레스테롤, 신장 기능 등 데이터를 받고 아침 식사를 위해 주방으로 향한다. 해당 데이터를 입력해 맞춤 식단과 영양제를 추천받고 자동으로 즉시 조리된 아침을 먹는다. 이후 자신이 가꾸는 작물을 살펴본다. 작물 뿌리에 물과 영양제를 분무하는 스마트팜 시스템 덕에 집에서도 논밭 없이 작물을 키울 수 있다. 습도와 온도는 알아서 설정되며 재배 예정일까지 안내받는다. 

위 글은 현재 개발된 AI 기반 헬스케어·푸드테크 서비스 정보를 바탕으로 네이버의 대화형 AI ‘클로바X’가 작성했다. 일찍이 AI가 도입된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자동으로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6차 산업이라 불리는 식품·농업 역시 AI를 통해 개인 맞춤형 영양제와 음식을 생성하고 제공한다. 스마트팜은 논밭이 없어도 실내에서 작물을 운영하고 재배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성장을 예측하고 관리한다.

일상에 스며든 AI
생성형 AI ‘챗GPT’ 등장 이후 AI 산업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텍스트나 이미지, 오디오 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인 스마트도시, 모빌리티, 우주 등 여러 산업과 만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속되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항상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건강 산업과 지속가능한 미래의 골자인 식품 산업이 부상하는 만큼 AI는 일상에 스며들어 혁신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일찍이 헬스케어와 푸드테크 산업으로 진출해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헬스케어를 설립해 스마트 서베이와 페이션트 서머리, 보이스 전자의무기록(EMR)과 스마트 코칭 등 4가지 AI 헬스케어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환자 증상을 바탕으로 도출된 AI의 분석값과 종합 소견 등을 의료진이 확인해 개인화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는 푸드테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2022년 12월에는 약 240평 규모의 푸드테크 연구소를 별도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Bio-ENG(바이오이엔지) 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하고 동물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활용한 배양육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와 식품 산업이 점점 활성화되고 빠르게 발전하는 양상이다. 지난 1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서도 AI가 적용된 헬스케어와 푸드테크 기업·서비스가 많은 이목을 끌어 화제가 됐다.

국내 헬스·푸드 혁신기업, CES 2024 휩쓸어
CES 2024가 ‘All Togehter, All On’이란 주제로 개최돼 지난 1월을 뜨겁게 달궜다. 박람회를 주관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150여개 국가에서 1400개 이상 스타트업을 포함 4300여 기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한국 기업의 성과다. 수상한 313개사 중 43%에 달하는 134개사가 국내 혁신기업이었다. 특히 AI 열풍에 힘입어 새롭게 추가된 AI 부문을 포함한 전 부문 최고혁신상 27개 가운데 한국이 8개를 차지해 미국을 제치고 1위란 영예를 누렸다. 그중 4개는 AI가 적용된 헬스케어·푸드테크 관련 서비스였다.
헬스케어 기업 텐마인즈는 모션슬립으로 스마트홈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모션슬립은 AI로 수면자의 코골이 패턴을 분석해 고개가 움직이도록 에어백을 팽창시킨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AI 모션 시스템이며 수면 데이터 분석 앱도 탑재해 개선 정도와 수면 상태를 직접 보여주는 슬립테크 솔루션이다.
장애인 보조기기 전문기업 만드로는 Mark 7D로 노인 및 접근성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3D 프링팅 기반 전자 의수로 AI 기술을 통해 손가락 길이나 동작, 악력 등을 파악해 맞춤형 로봇 손가락 의수를 제공한다. 2단계 분리 가능한 구동 메커니즘으로 인체 비례상 보다 나은 관절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푸드테크 기업 탑테이블은 잉크로 푸드·애그테크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거머쥐었다. 잉크는 빅데이터와 AI를 바탕으로 맞춤형 영양제를 제조한다. 질감과 크기, 영양성분 등을 사용자에게 적합하도록 푸드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한다. 영양제의 녹는 지점까지 설정할 수 있도록 고도화된 시스템을 보유했다.
미드바르는 에어팜으로 인간안보 부문에서 최고혁신상을 차지했다. 에어팜은 지지대로 고정된 작물 뿌리에 물과 영양제를 섞은 안개를 분사하는 세계 최초 공기주입형 스마트팜이다. 흙이 없어도 작물을 키울 수 있으며 물 소비를 줄인 혁신 시스템이다. 동시에 AI가 접목돼 작물 상태와 성장 예측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AI 기반 데이터로 작물 수확 시기와 온도, 습도 등을 자동 관리하는 GSF시스템, AI로 비만을 진단·분석하고 개선점을 찾아주는 디엔에이코퍼레이션 등 다양한 헬스케어·푸드테크 관련 기업이 혁신상에 선정돼 가치를 증명했다.

모션슬립
Mark 7D
에어팜
잉크

반려동물부터 멘탈케어까지, AI 영역 확장
AI 의료 서비스는 사람·신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역을 지속 확장해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에이아이포펫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티티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티티케어는 반려동물의 눈과 피부, 치아 등을 촬영한 영상·사진을 AI가 검토해 이상 징후를 알려주고 개선책을 전달한다. 훈련사나 수의사와의 비대면 상담 서비스도 보유했으며 CES 2022에서부터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바라코다는 CES 2024에서 멘탈케어 스마트 거울인 B마인드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B마인드는 사용자의 표정과 대화 등을 AI로 분석해 기분을 알아채고 솔루션을 제공해 스트레스 관리를 돕는다.
식품 산업 역시 대체육이나 배양육 등 단순 식재료 개발을 넘어 AI를 탑재한 푸드 스캐너나 자율주행 배달 기기 등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푸드테크 기업 누비랩은 CES 2024에서 음식 스캔만으로 칼로리와 영양소 등의 정보를 공유한 3세대 AI 푸드 스캐너를 최초 공개했다. AI를 접목해 잔여 음식물을 토대로 만족도와 선호도를 파악한다. 식재료와 레시피 등을 보완한 맞춤형 식습관 프로그램을 통해 헬스케어까지 이어질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독립한 모빈의 AI 자율주행 로봇은 특수 고무 소재 바퀴가 적용돼 자유롭게 계단을 오르내린다. 라이다와 카메라가 장착돼 주·야간 주행은 물론 지형·날씨에 제한받지 않고 음식물을 배송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티티케어
모빈 AI 자율주행 로봇
모빈 AI 자율주행 로봇
B마인드
B마인드

건강·식품 산업, AI 상승기류 올라타
과학기술정보협의회(ASTI)에 따르면 AI 의료·헬스케어 세계시장 규모는 2021년 69억 달러에서 연평균 46.2% 성장해 2027년 674억 달러(약 89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의료 영상과 진단 제공 분야가 약 122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뒤로는 환자 데이터와 위험 분석(105억원), 가상 의료 보조 기구(92억원) 순이었다.
첨단기술과 결합한 푸드테크·스마트팜 시장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예정이다. CTA는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3420억 달러(약 45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RS글로벌은 시스템의 혁신과 발전으로 세계 스마트팜 시장이 2026년 341억 달러(약 4506억원)까지 형성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AI가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오류로 인한 사고나 일자리 감소, 과도한 AI 의존 등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AI의 출현으로 기존 산업이 고도화되고 혁신 제품·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AI 산업의 다양화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삶의 편의성을 증가시키며 작업 시간을 줄여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등 장점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시대적 흐름이 돼버린 AI라는 빠른 전환의 물결에 탑승해 적응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하나의 주요 전략이 되고 있다. 

Editor 손현욱 Photo CES 2024   

저작권자 © 월간 CEO&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