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Inside

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스타벅스의 미래 저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용띠의 해로, 이 띠의 성격은 모험을 좋아하고 낭만을 꿈꾸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상상 속의 동물이어서일까?
2024년 경기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경제 성장률은 여전히 2%대(3%대를 안정적인 성장으로 본다) 초반에 머물러 있다.
작년 매출을 보면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향수와 화장품 매출은 올랐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면서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는 상품 판매가 많아지는 현상을 ‘립스틱 효과’라 부른다.
립스틱 효과의 유래는 1930년 미국 대공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제가 어려웠음에도 립스틱 매출은 상승했다. 여성들이 비싼 옷이나 액세서리를 구입하지 못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장품, 특히 립스틱을 구매해 자신을 위로하고자 한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여성들이 립스틱 등의 화장품에 관심을 돌리면 남성들은 넥타이 같은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은데 이를 ‘작은 사치’, 일명 ‘Small Luxury’라 부른다.
이를테면 고가의 자동차나 명품 의류, 가방 대신 식료품, 화장품 등 비교적 저렴한 상품을 소비해 만족감을 채우는 방식이다. 물론 이런 효과는 먼저 소비자의 심리적 요인에서 출발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자아존중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면 립스틱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까? 첫째,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다. 예컨대 립스틱 판매 데이터와 전반적인 경제 지표를 비교·분석한다.
둘째, 소비자 행동 연구를 수행한다. 소비자 설문 조사나 인터뷰를 실시해 소비자 구매 패턴과 선호도를 분석하고 경제 상황에 따른 사치품에 대한 소비 패턴을 파악한다. 또한 경쟁사 분석을 통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과 판매량 변동을 관찰하고 립스틱 판매 증가가 경제 상황과 직접 연관되는지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적 분석을 활용한다. 이 연구를 통해 구매 동기와 행동 변화를 깊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때 위와 같은 방법들은 상호보완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 들려오는 전언에 의하면 립스틱 효과는 옛말이며 향수 품목으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패턴(Pattern)’에 따르면 2022년 대비 2023년에 가격이 저렴한 ‘롤러블 향수(바르는 향수)’는 207%, 향수 샘플은 183% 수요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 밖에 립스틱 효과와 대적할 ‘커피 효과’도 만만치 않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커피와 같은 저렴한 음료 매출이 증가한다. 저가이면서 기분 전환과 에너지 충전을 제공하는 음료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립스틱 효과를 통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비패턴을 인식할 수 있으며 자신의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케팅할 수 있다.
끝으로 2024년 ‘작은 사치’라도 우리 경제가 진정, 활성화되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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