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Inside

맹명관
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 스타벅스의 미래 저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특출난 기술이나 브랜드 파워 등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기업을 주로 ‘기업의 해자’나 ‘경제적 해자’라고 표현한다. 해자란 중세시대에 공격자가 성벽에 도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성 또는 요새 주변을 물로 채운 깊고 넓은 참호다. 불황기에는 기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아래와 같은 일곱 가지 해자를 구축해야 한다.

1. 브랜드 해자
경쟁상대가 될만한 강력한 브랜드의 등장 가능성이 매우 작은 경우다. 시장을 선점해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경우로 코카콜라나 애플처럼 최초 상기도(특정 제품군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정도)가 높다.

2. 교체(전환) 해자
고객이 경쟁제품이나 서비스로 갈아타기 어렵거나 과정이 번거로운 경우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인 마이크로오피스가 있으며 경제적 용어로는 ‘자물쇠 효과’라고 일컫는다.

3. 네트워크 효과(교체 해자)
사용자가 접근하려는 네트워크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경우다.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그럴 경우 기존 네트워크에 접근성을 잃는다.

4. 비용 우위 해자
특별한 생산 방법과 판매 방법 등이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과 차별화돼 낮은 비용으로 생산과 판매가 가능할 때를 비용 우위의 해자라고 한다.

5. 비밀 해자
기업이 재산적 성질을 가진 비밀을 보유해 다른 기업의 모방을 방지하는 경우로 특허나 영업 비밀, 지적 재산 등 종류가 다양하다. 1886년 출시된 코카콜라의 제조법은 어느 경쟁사도 모방할 수 없는 기업 비밀의 대표적인 사례다.

6. 가격 해자
제품 및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만들고 제공할 수 있는 저비용 공급자의 경우로 아마존이나 코스트코가 대표적인 예다.

7. 효율적 규모 해자
기업이 속한 비즈니스 세계가 안정된 과점규모로 서로 이윤을 나눠 배분하며 신규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때 이익을 포기하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므로 섣불리 진입하지 않는다.

기업의 해자가 불황기 극복에 동력이 되는 이유는 아래 세 기업의 사례로 더욱 명확하게 결론지을 수 있다. 애플의 IOS는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구글의 유튜브와 검색엔진은 코로나나 금리 인상, 경기침체가 몰려와도 넘지 못할 독점적 위치에 서 있다. 즉 기업적 해자를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다. 향후 모든 소프트웨어에 ‘ChatGPT’를 접목해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혁신적인 시도도 결국 기업의 해자를 통해 불황기를 극복하려는 글로벌 IT기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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