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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는 생성형 AI는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마저 바꾸고 있다. LG경영연구원에서 발표한 리포트를 살펴보고 인간과 AI의 공존이 다가온 지금, 바람직한 HR의 역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자.   

AI와 공존을 위한 조직 체계 모색
새로운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표되고 있으며 AI를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아직 AI를 활용하는 효과적인 조직 운영방식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선도 기업들이 시도하는 다양한 방식의 조직 형태 사례를 통해 AI와 공존하는 미래의 조직 운영방식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AI 활용 조직 모습은 ‘COE 지원 구조’이다. AI 전문가 숫자가 많지 않은 기업이라면 AI COE(Center of Excellence)라는 전사 조직을 구성하고 AI 전문가를 모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결과물은 각 현업부서 소속으로 AI 활용과 적용을 위해 협업하는 AI BP(Business Partner)를 통해 실행된다. Unilever, P&G, GM 등의 기업이 적용하고 있다. 
두 번째로 각 조직별 AI 전문가 배치가 어느 정도 가능해진 경우라면 ‘매트릭스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 AI 적용이 필요한 특정 조직에 도메인 전문가, AI 전문가가 모여 일하며 각 사업/기능조직과 AI 기술조직에 듀얼 리포팅(Dual Reporting) 하는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매트릭스 구조의 이점으로는 AI 기능을 여러 사업이나 기능부서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과 기존에 매트릭스 업무 형태가 익숙한 조직이 적응하기 쉽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다수의 미국 IT기업이 많이 활용하는 ‘허브 앤 스포크(Hub&Spoke) 구조’가 있다. IBM, Microsoft, Google 등 주로 조직 내 AI 전문가 비중이 높거나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업 주도형 구조’가 있다. 아직은 완벽한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미래형 조직 형태다. 향후 AI 기술이 컴퓨터 활용 능력처럼 범용화 되면 대부분의 부서에서 AI 활용 역량을 갖춘 도메인 전문가와 AI가 협력하여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결과를 생성하는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AI를 올바른 방향으로 더 잘 활용하기 위한 인간의 역할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마케팅&테크놀로지 수석컨설턴트인 실베인 듀란튼은 TED 강연을 통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는 최적화라는 목표만 추구하기에 무자비하고 가혹한 결정을 아무렇지 않게 내리고 ‘규칙만을 따르는 바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간과 조화로운 협업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인간의 역할은 ‘AI가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할지’를 정해주는 일이다. 업무의 방향과 범위 지정은 AI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출발점이다. AI의 학습효과를 높여주는 일 역시 인간의 중요한 역할이다. AI의 성과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행동을 시도하고 피드백이라는 ‘보상’ 기반의 반복 학습 수준에 달려 있다. 이때 학습 효과를 좌우하는 인간의 피드백 퀄리티에 따라 그 성과가 결정되는 것이다. 또 인간은 AI 활용 결과물이 인간의 가치관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도덕적 윤리적으로 적합한지, 법적 문제는 없는지 등을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창의성 측면에서도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AI는 창의적 능력이 아무리 발전해도 과거 데이터 학습 기반의 최적화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머신러닝 전문가인 안토니 골드블룸은 ‘AI는 과거 데이터 기반 학습 특성상 본 적 없는 일을 처리할 수 없지만 인간은 본 적 없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질적인 것을 연결하는 능력이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AI가 문학과 예술 영역에서도 훌륭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면서 인간의 창의성마저 AI에게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AI의 창의성은 인간의 능력과 다르므로 그 한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을 개발하고 상상력이 지닌 가치를 더 크게 만드는 것이 향후 HR의 중요 과제가 될 수 있다.

HR은 구성원과 AI가 공존하게 될 미래 조직을 대비해야
이미 AI는 우리 일터에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그 영향력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HR이 살펴봐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첫째, AI 활용이 가능한 업무를 미리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향후 AI의 수행 범위가 넓어질수록 인간 구성원이 하던 업무를 AI에게 넘기는 지속적 업무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부서별 업무 중 향후 AI가 할 수 있는 일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역할 조정 계획을 수립해 둔다면 언제든 필요할 때 AI 활용이 용이하게 된다. 동시에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하는 역할도 미리 정하고 AI 기술의 발전과 조직 역량 수준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둘째, AI에게 일을 잘 시키는 역량 중심으로 교육훈련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기존의 역량 개발 체계를 점검해 문제 진단, 분해, 재구성, 제약조건 설계 등 논리적 사고력 기반의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강화되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맥킨지는 생산성 폭발의 AI시대에 적절한 능력과 동기를 가진 인재가 적절한 장소에 없으면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셋째, 회사의 핵심 가치가 반영된 AI 활용 원칙과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은 AI 활용이 활발한 IT 기업 중심으로 AI 사용원칙이나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세상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든 사람이 더 쉽고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미션이 AI 활용 시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AI Principle’을 만들었다. 또 사회 과학자, 윤리학자, 인권 전문가, 정책/개인 정보 보호 전문가, 법률 전문가들을 포함하는 혁신팀을 만들고 다양한 관점에서 AI에 대한 관리체계와 기준을 점검한다. IBM도 회사의 AI 활용 결과가 내부 기준이나 조직의 추구 가치에 위배되지 않는지 검토하는 ‘AI Ethics Board’를 운영하고 있다. 

Cooperation LG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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