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port

연말이 다가오면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내년도 경제를 전망하는 리포트를 발표한다. 국내 경제동향과 현재 생산, 소비, 수출 등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를 담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리포트를 살펴봤다. 

최근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 수출 부문은 하반기 반등이 기대되었던 대 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침체를 지속하면서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내수 부문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총수요를 크게 확장시킬 여력이 약해 보인다.
소비의 경우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최근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7월 소매판매 전월비 증가율은 -3.2%로 코로나 경제 위기가 시작된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침체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수출 및 내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액증가율 및 자본재수입액증가율도 하락 추세를 보여 설비투자의 회복은 지연될 전망이다. 건설경기는 현재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의 급락으로 향후 심각한 침체가 예상되는 반면 건설수주액은 건설비 상승, 부동산 시장 위축,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수출 경기는 중국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의 하락세가 지속되어 침체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 수출증가율(전년 동월비)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또 최대 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침체가 1년 3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도 1년 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고용시장은 제조·건설업 및 청년층·핵심연령층 일자리는 감소세를 지속 중이나 서비스업과 노·장년층 중심의 일자리는 증가하면서 산업간·연령층 간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확대됐으며 가계와 기업의 심리는 개선세가 정체되는 모습이다. 가계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2023년 8월에 103.1p로 7월(103.2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회복세로의 전환 기대
먼저 2024년 세계 경제는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통화정책의 전환(Pivot), 제조업 경기의 개선에 따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중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과 선진국 통화긴축의 누적효과 등으로 회복 정도는 기대보다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 통화정책 과잉대응(Overkill)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다만 점진적인 디스인플레이션과 정책금리의 피크아웃(Peak out)으로 가파른 경기 둔화세는 회피할 수 있어 보인다.
신흥국 경제는 글로벌 교역의 개선과 함께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나 국가 간 성장세는 차별화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경기하강 우려는 물론 미·중 갈등 등과 같은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교역 회복 기대감 역시 현재로서는 큰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침체 우려 및 경제적·지정학적 분절화(Geo-economic fragmentation)와 같은 하방압력이 회복세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기 및 교역의 완만한 개선과 이로 인한 제조업 경기의 반등, 기저효과 등으로 회복세 전환이 기대된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현재 진행 중인 대내외 복합불황이 지속되면서 경기 저점 형성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 올해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반영하더라도 잠재성장률 또는 미미한 수준에서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잠재성장률 수준인 2.2% 정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2024년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2% 정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표상 상반기 성장률(2.3%)이 하반기(2.1%)보다 높은 경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2023년 상반기의 낮은 성장률(0.9%)에 대한 기저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상반기와 하반기가 유사한 경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 주요국 통화정책의 전환 시점, 중국 경기의 둔화 정도,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 경기의 회복 강도, 국제원자재 가격의 안정화 여부에 따라 국내 경기 흐름 및 회복세가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민간소비는 금리의 피크아웃으로 인해 가계 소비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던 고금리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가운데 소비자 심리의 개선, 양호한 고용여건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계부문의 누증된 부채와 이로 인한 이자 상환 부담은 민간소비 회복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원부자재 가격과 금융 비용의 점진적인 하락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2023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설비투자는 글로벌 IT 경기의 회복과 금리의 피크아웃으로 인한 자본조달 비용의 점진적인 하락으로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의 경우 2023년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수출은 2024년 세계 경제가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세계 수입수요가 소폭 반등하고 반도체 경기도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중국의 경기침체, 미·중 갈등에 따른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과 같은 하방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수입 또한 2023년 대비 국내 투자심리와 수입 수요가 일부 개선되면서 증가세 전환이 전망되나 ICT투자 침체 및 건설수주 불황 심화 등 국내 경기 여건상 수입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산유국 감산 기조 지속에 따르는 유가 상승과 이상기후로 인한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정성 및 공공요금 인상 등 공급측 물가 상방 압력으로 인해 상승세 둔화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편 국내외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물가 상승세가 재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2024 한국 경제 전망 시사점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2024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나 장기 저성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우려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 전환을 위한 적절한 정책 노력이 필요함과 동시에 이 과정에서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 불식을 위해 경제 펀더멘털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2024년에도 대외 리스크의 국내 전이 차단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국내 통화 및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자 선순환 고리 형성의 출발점인 수출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익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내수 회복 촉진을 위해 적극적이고 강도 높은 투자 진작책을 추진하는 한편 신기술 및 신산업 부문에 대한 합리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규제 완화 및 제도의 선진화 노력 등을 통해 국내 투자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다섯째, 국제원자재 가격의 재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어 원자재의 안정적인 수급 환경 조성, 공급체계 전반에 있어서의 비용전이 시기 분산 등을 통해 실물은 물론 금융 부문에 이르기까지 우려되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Cooperation 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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