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Column

홍대순 광운대 교수, 저자 
홍대순 광운대 교수, 저자 

광화문 한복판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런데 여기에 어떤 동상이 있는가? 이순신 장군 그리고 세종대왕이다. 모두 우리 역사에 있어서 너무나도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인물이나 공교롭게도 조선시대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고조선,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5천 년 역사 속에서 유독 조선시대 인물 두 명의 동상이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지폐를 보면 퇴계 이황(1,000원), 율곡 이이(5,000원), 세종대왕(10,000원), 신사임당(5만원) 등 모두 조선시대 인물이다. 
고조선에서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5천 년의 찬란한 역사를 지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어찌 조선시대의 인물로만 구성되어 있는지 신기할 뿐이다. 거기다가 성리학자가 무려 두 명이나 된다. 이것도 사농공상이 적용된 것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 지폐 인물 모두 탁월하고 위대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으니 혹여라도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미국만 보더라도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1달러), 링컨(5달러)이 등장하고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의 슈바이처 불리우는 노구치 히데요(5천엔), 여류 소설가, 메이지유신을 일으킨 사상가 등 다양하게 등장한다. 
정치판을 보자. 오죽하면 ‘나라와 국민에게 해를 끼친다’의 의미로 <국해(國害)의원> 이라는 말이 나돌아 다니겠는가?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국민을 편가르기 하며 진정한 ‘정치’는 없고 ‘정치공학’만 난무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인 당쟁과 무엇이 다른가? 조선시대의 예송논쟁 같은 것이 21세기에 그대로 재현되고 있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삼류정치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묵묵히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본다. 지하철역 중 하나인 ‘동묘역’의 동묘는 누구를 모신 사당일까? 바로 관우를 모신 사당이다. 동묘역을 뭐라하는 것이 아니라 동묘역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국조이자 고조선을 세운 ‘단군역’도 있어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 적어도 우리의 얼과 혼은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명나라가 망하고 나서도 임진왜란으로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대보단, 만동묘를 세웠던 어처구니 없는 조선의 사대주의가 아직도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가만히 보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온통 조선시대에 둘러싸여 있다. 무엇이 대한민국입니까? 대한민국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한마디로 답을 한다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필자는 주저없이 ‘자유’라고 말하고 싶다. 대한민국이 동전의 앞면이라면 자유는 바로 동전의 뒷면처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왜냐하면 국제정세의 격동 속에서 자유민주주의 기치를 들고 탄생한 국가가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자유’를 수차례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서울 수도 한복판에 ‘자유’의 상징물이 있는가? 아니면 정치 논쟁을 다 떠나서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가? 더 나아가 독자들 중에 대한민국 ‘건국일’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축제가 되어야 할 대한민국 건국일 조차 달력에 없고 대한민국 건국의 숭고한 철학과 정신인 ‘자유’의 의미와 소중함에 대해서도 건성으로 인지할 뿐이다. 그러하기에 지금 대한민국엔 대한민국이 없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자유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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