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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 ‘스타벅스의 미래> 저자
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 ‘스타벅스의 미래’ 저자

2008년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를 출간한 짐 콜린스는 강한 기업이 몰락하는 5단계 중 4단계,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를 특별히 강조했는데 이 단계에 등장한 구원투수는 비전과 카리스마가 있어 보이며 과감하고 입증되지 않은 묘안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잘 아는 캐나다 벤쿠버에서 탄생한 기능성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lululemon)도 2013년 쓰나미 같은 위기가 몰려왔다. 바지 속이 비쳐 보인다는 언론의 보도와 보풀이 일어난다는 등 제품 품질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으며 논란을 수습하려던 창업자의 고객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과 곧 이은 CEO의 스캔들에 의한 낙마는 성장세를 주춤하게 되는 요인뿐만 아니라 미래의 전망까지도 어둡게 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현 룰루레몬의 CEO 캘빈 맥도널드이다. 그는 2018년에 부임하자마자 레깅스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룰루레몬을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포지셔닝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일단 ‘운동과 여행을 좋아하는 32세 여성’에서 남성 등 전 세대를 겨냥하여 노세일 전략,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커뮤니티 클래스’라는 무료 운동 클래스를 제공해 나이키 런클럽과 같은 고객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여기에 2020년 홈트레이닝 스타트업 ‘미러’를 인수했으며 유명 연예인이 아닌 요가강사나 퍼스널 트레이너 같은 이들을 ‘앰버서더(Ambassdor)로 활용해 지역사회에 헬스문화를 전파하고 그의 언급대로 이를 통해 고객과의 연결(Connection)을 확장 시켜나갔다.
지난해 10월 북미에 피트니스 플랫폼으로 시범 런칭된 룰루레몬 스튜디오는 미러와 함께 체지방 비율 등을 보게 하거나 모바일 앱을 통해 피트니스-웰니스 파트너가 만든 1만 개 이상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혁신전략을 과감히 실행했다.(구독경제)
그렇다고 그는 무조건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지 않았다. ‘경쟁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무작정 따라 해서는 안된다. 불필요한 마케팅에 돈을 쓰면 혁신투자금이 부족해진다’라는 것이 그의 명확한 지론이었다. 
이렇게 해 그가 눈을 돌린 것이 남성 비즈니스였다. 지난 3년 동안 매년 룰루레몬의 이러한 시장이 30%가 증가하였다는 사실은 매우 놀랄만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룰루레몬은 남성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다가도 곧바로 운동할 수 있는 각종 바지와 티셔츠, 재킷 등을 제공할 프리미엄 스포츠웨어로도 도약할 예정이라고 한다.
장기불황이 예상되는 시점일수록 소비자는 최대한 리스크를 피하고 실패확률이 적은 구매패턴을 보이게 된다. 미래의 룰루레몬은 ‘불황기는 역전의 시기’라는 조지프 슘페터의 말대로 이런 혁신적인 변신을 통해 불황기뿐만 아니라 호황기까지 넘볼 기세이다. 그래서 불황기 시점에 일개 레깅스업체를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키운 구원투수의 일성은 시사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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