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Interview, 이정협 비더시드(주) 대표

기대수명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정년과 노후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할 때다. 정년 이후의 삶, 크든 작든 누구나 창업을 해야 한다면 가장 젊은 오늘 시장에 뛰어드는 건 어떨까. 최근 도서 <당신은 창업하지 않을 수 없다>를 발간한 이정협 비더시드 대표를 만나보았다.

10년 새 17번 창업을 하고 11번의 사업 중단을 겪은 젊은 대표가 있다. 실패를 두려워 않는 창업가, 이정협 대표의 이야기다. 실패가 두려워 첫 도전을 망설이는 예비 창업가에게 그는 부단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자들을 위해 비더시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비더시드는 새로운 사업의 운영을 돕고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컴퍼니 빌더로, 지난 수년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창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비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에 브랜딩, 홍보, 투자유치 등 운영 전반에 걸친 맞춤형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사업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합니다. 또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컨설팅 및 국내 주요 중소기업 지원기관 주관 사업 운영을 수행하며 건강한 기업 육성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현대자동차 재직 당시 창업에 도전해 현재까지 17번의 창업에 도전하셨습니다. 최근에는 도서 <당신은 창업하지 않을 수 없다>를 발간하며 국내 창업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첫 창업에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2021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6세입니다. 대기업에 재직하는 직장인이라면 정년까지 근속 시 50대 무렵에 퇴직하게 되는데요. ‘회사원으로서 기대수명까지 남은 30년 이상의 노후를 대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MZ세대의 경우에는 이 같은 고민이 더욱 클 수밖에 없고요. 한편으로는 매일 아침 저의 미래와 함께 출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입사한 선배의 모습이 마치 선명한 제 미래처럼 느껴졌어요. 회사원으로서 지금의 위치에 머무른다면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 것 같은 예감이 들었죠. 높은 입사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회사에서 또다시 동료들과 경쟁해 임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없었고요. 결국 제게 있어서 창업은 ‘해야만 하는’ 그야말로 ‘하지 않을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해 오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켜온 하나의 경영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서른에 첫 창업을 시작해 총 17번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그중 11개의 사업이 중단됐고요. 혹자는 제게 실패를 견디는 법에 대해 묻지만 저는 스스로를 ‘실패를 즐기는 전문 창업가’로 소개합니다. 제게 있어서 창업은 그 자체가 마침표이자 새로운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비더시드 산하에서 운영되는 사업은 한국 최초의 산삼 전문 브랜드 <삼이오>, 온라인 커머스 <마더파머스>, 수입차 부품 해외 구매 대행 서비스 <시드오토파츠> 등 6가지가 있습니다. 사업은 언제나 오르고 내리는 등락을 반복하지만 한 가지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건 저와 함께하는 공동 창업팀입니다. 어느 회사에 견주어도 될 만큼의 팀워크를 가지고 있죠. 
법인(法人)은 법으로 만들어진 인격체라는 뜻을 지닙니다. 회사가 개인들로 이뤄진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인 만큼, 저는 회사에 소속된 직원의 가치 상승을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오늘날은 ‘조용한 퇴사’가 유행이듯 직원에게 책임감을 요구하기 힘든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과에 따른 충분한 보상,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성취감은 그들을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회사는 실패해도 개인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철학 아래 비더시드는 팀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창업에 나서기를 주저합니다. 창업전도사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일단 시작하세요. 창업을 주저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생긴 후 창업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이라고 하면 많은 분이 으레 스타트업, 새로움, 아이디어, 벤처, 혁신과 같은 말을 함께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창업의 한 범주에 속할 뿐입니다. 번뜩이는 혁신이나 기술이 없더라도 누구나 창업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무수한 창업 아이템이 기다리고 있으며 어차피 창업해야만 한다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 첫발을 떼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실패하세요. 첫 창업에 나선다면 높은 확률로 실패하게 됩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중요한 것은 빠르게 실패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길을 찾는 것입니다. 시작이 있어야 실패도 있습니다. 창업 후 성공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실패를 거듭하며 계속 나아가는 것입니다. 성공 궤도에 오른 CEO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묵묵히 걸어가기를 권합니다.  

Photo 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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