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Inside

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 스타벅스의 미래 저자

1929년 경제공황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의 경제 혼란이 2008년 금융위기라는 이름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몰아쳤다. 이 해의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직원에게 복귀를 예고하며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전년 대비 주가가 50% 이상 곤두박질치며 최고의 위기를 맞고 있었으며 3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까지 하락했던 때였다. 

“우리는 성장에만 집착한 나머지 기업의 핵심가치를 점점 놓치고 있었다. 경영진의 결정에서, 각 매장에서 그리고 고객들의 모습에서, 스타벅스의 설립기반이 되어준 고유의 특성들이 점차 사라져 갔다.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듯 다른 삶도 변화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껏 스타벅스는 커피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해 왔다. (중략) 우리 직원들에게 투자하는 것만큼 값진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만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고 멋진 삶을 펼칠 수 있다.”
- 온워드(Onward:How Starbucks fought for life without losing its soul) 

이 편지를 보낸 후 실제로 그는 2008년 2월 26일 오후 5시 30분부터 9시까지 미국 전역에 7,100개 매장의 문을 닫고 13만 5천 명 바리스타를 대상으로 에스프레소 엑서런스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이때 스타벅스의 매출 손실은 무려 70억 원에 달했다. 하워드 슐츠가 문제를 바라본 것은 침체한 경제가 아니라 단기간 점포확장을 위해 쏟은 투자와 직원들의 관료주의였다. 그러니까 그의 복귀 취임 일성은 ‘관료주의를 벗어나 고객 중심으로 돌아가자’였다. 더불어 그는 ‘고객과 감성적 친밀감 재점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이는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객 접점을 재점검하고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구체화하는 브랜드 재활성화의 시발점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하워드 슐츠가 보여준 위기 시 경영자의 역할이다.
첫째, 희망과 목표를 제시하고 구심점 역할을 수행한 것과 주주와 내부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단력을 발휘해 행동을 구체화한 것이다.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앞장서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 행동도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황금률 같은 것이었다. 
이를테면 스타벅스 7대 혁신운동에서 커피 권위자가 되자는 것과 파트너(직원)를 고무시켜 참여시키자는 주장, 커피에 걸맞은 혁신적인 성장기반, 지속 가능한 경제모델 제시 등은 2023년 시각으로 보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마지막 고통 분담을 솔선하면서 조직 내 신뢰를 구축한 역대 혁신적인 CEO의 위기탈출전략도 불황기 복기해두어야 할 요소이다.
스타벅스는 결국 본사의 업무를 재검토하고 변신의 시동을 걸었으며 새로운 역량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이나 환경까지 거론하였다는 점은 놀랄만한 점이다. 2023년 팬데믹 이후 부침이 심한 경제 상황에서 2008년 스타벅스의 사례가 어찌 보면 솔루션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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