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너무나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필자는 건강이라 생각한다. 교정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로서 환자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것은 필자에게 큰 보람이다. 교정 치료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불편한 치료로 인식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보다 매력적인 치아 배열과 건강한 교합으로 남은 평생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치료다. 건강한 삶의 기본은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 아니겠는가. 교정 의사는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환자에게 기꺼이 조력자이자 동반자가 된다.
치과 치료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치아를 배열하고 교합을 맞추는 교정 치료는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매 내원 시 환자의 치료 진행 상황을 통해 시간의 연속성으로 꾸준히 쌓이는 결과를 보인다. 목표하는 치료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난달의 치료로 인한 결과가 이번 달에 해야 할 숙제로 나타나며, 어떤 숙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꽤 지루하게 느껴지는 오랜 시간을 쏟아야 할 때도 있다. 필자는 교정과 의사로 이 과정을 십수년간 매일 같이 반복해 오고 있다. 늘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 같지만 매번 놀랍도록 다른 교정 치료 속에서 필자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 치료 그 자체뿐만 아니라 치료가 진행되는 과정, 그리고 환자와 함께 쌓아가는 시간 속에서 말이다. 
같은 환자도 매달 달라지는 치아 배열로 만나며 비슷한 증례라도 환자마다 다른 진행 상황과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내가 경험하는 모든 교정 치료 증례와 그 환자로부터 배우는 삶의 이치에 비견하는 깨달음은 매번 새롭다. 그것은 우리의 삶과 무척 닮아있기 때문이다.
좋은 교정 치료 결과를 위해서는 치료 실력과 더불어 시간, 치료 의사의 철학, 환자와 직원의 협조가 더해져야 한다. 좋은 삶을 위해 자신의 분야에 능한 실력과 그 실력이 빛을 발하도록 돕는 시간, 인성, 주변 사람들과의 인적 네트워킹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교정 치료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계획된 시간에 가장 효율적으로 치아를 이동해야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치료는 여유 있게 천천히 간다. 치아 이동은 주변 치조골을 흡수하고 생성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일어나는데, 그 회복과 재생에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간혹 원치 않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될 경우에는 한 단계 또는 수단계 이전으로 되돌아가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 
도무지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는 다음 내원 시까지 여러 방면으로 해결책을 강구해 볼 수도 있다. 오히려 급하게 치료를 진행하거나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목표 결과에 도달하는 시간은 도리어 늦어지며 부작용에 발생할 수 있다. 
교정 치료 결과는 의사가 환자에게 남기는 하나의 작품이다. 치료 결과라는 작품이 환자와 한 몸이 돼 다가올 그들의 삶에 함께한다. 미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건강과 기능에 중요한 교합을 형성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환자의 장기적인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어느 한순간도 소홀할 수 없다.
삶의 매 순간 우리는 지식과 지혜를 얻으며 살아간다. 지식이 공부와 학습을 통해 얻게 되는 자산이라면 지혜는 경험을 통해 얻는 자산이다. 매일의 시간이 쌓여 삶이 되고 그것이 진정한 나 자신이 되는 것처럼, 조금은 느린 걸음의 교정 치료가 주는 가치와 삶의 지혜에 대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