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오랫동안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함께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영역에서의 다양한 서비스 로봇의 수요 증가되고 
대기업과 빅테크의 로봇 개발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로봇 산업 및 로봇 서비스 비즈니스에 대해 짚어봤다.  

로봇은 스스로 특정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된 기계로, ‘인지-판단-구동’의 매커니즘을 거쳐 ‘자율적 작동’이 가능한 것을 지칭한다. 최근 대부분의 기계가 자동화되면서 로봇과 기계의 구분이 모호해진 가운데, 현 로봇 산업은 기존 산업용 수요를 넘어 물류/의료/국방 등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332억 달러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서비스 로봇 수요 증가로 5년간 연평균 17.4% 성장을 보였다. 이런 추세로 볼 때 2026년에는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가 741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산업용 로봇은 주요 제조업에서 도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성숙한 시장이지만 서비스 로봇 시장은 초기 단계로 향후 로봇 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 수요 확대 등 로봇 산업 트렌드의 변화
여러 산업 분야에서 로봇 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선진국 고령화에 따라 노동가능인구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노동기피 현상과 낮은 실업률로 인해 특정 산업에서의 인력 부족이 지속되면서 로봇의 수요가 늘어났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발달로 로봇의 지능화와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면서 로봇의 기대 성능이 향상되었고 로봇 설치 단가는 낮아진 반면 로봇의 경제적 효용 및 생산 효율성은 높아진 것도 로봇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한 가용 인력 감소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비스 로봇 보급도 가속화됐다. 공항과 병원에서 방역 로봇을 활용하고 호텔에서는 고객 접견 및 배달을 위한 안내 로봇 등을 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청소/돌봄 로봇 등 가정용 서비스 로봇 수요도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였다. 로봇 산업 참여자 역시 로봇 제조사 외에 빅테크, 통신사 등 다양한 범위로 확장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기존 제조업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로봇을 개발하는 한편 유망 로봇 기업과 M&A, 지분투자, 제휴 등을 통해 로봇 산업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랩스, KT 등 빅테크들은 자사의 기반 사업(네이버랩스 : AI·SW, KT : 통신)을 바탕으로 로봇 산업에 참여해 로봇과 SW의 결합 고도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로보틱스 4.0의 도래와 RaaS의 부상
로봇 HW/SW와 인프라가 고도화되고 산업과 일상에서의 로봇 경험이 확대되어 참여 주체가 다양해짐에 따라 로봇의 기술력도 점차 확대됐다. 초기 로봇은 노동 집약적 작업을 보완하고 반복노동의 기계화를 위해 도입됐다(로보틱스 1.0). 표준화 과정을 거쳐 산업 전반으로 사용성이 확대되었고(로보틱스 2.0), 최근에는 로봇 영역이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되며(로보틱스 3.0) 로봇 관련 기술 고도화로 참여자가 다양해지는 수평 분업구조로 전환(로보틱스 4.0)되는 시대에 이르렀다. 
기존 로봇은 기기 자체적으로 인지-판단-제어의 기능을 갖춰야 했다. 반면 로보틱스 4.0 시기에는 초고속 통신과 IoT 등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Brain on Cloud(로봇 지능을 몸체가 아닌 클라우드에 설치)’가 가능해져 로봇 지능은 월등히 향상됐다. 로봇 지능이 클라우드에 기반한다는 것은 SW 업데이트를 통한 로봇 성능의 지속적 개선과 데이터 축적에 따른 지능의 고도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의 발달로 로봇의 판단 능력이 향상되면서 자율주행과 무인조작이 가능해졌고 로봇의 활동 범위가 물리세계에서 가상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현재의 로보틱스 4.0은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나 ios와 달리 특정 운영체제가 독점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오픈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주체가 로봇용 SW를 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개별 부품이 전문화되면서 로봇 생산 구조는 ‘수직 통합 구조’에서 ‘수평 분업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봇 산업의 핵심 가치가 ‘제조’에서 ‘서비스’로 중심이 이동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기존 전략이 양질의 하드웨어를 제조·판매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지금은 유지관리, SW 지원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역량에 주목도가 높다. 

로봇 산업의 글로벌 시장규모 전망 (자료 : Mordor Intelligence,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로봇 산업의 글로벌 시장규모 전망 (자료 : Mordor Intelligence, 하나금융경영연구소)

RaaS 부상과 관련 비즈니스 성장
로보틱스 4.0 시기에 접어들면서 참여자가 다각화된 반면 로봇 수요자의 접점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로봇 기기 자체가 아닌 ‘서비스로서의 로봇(RaaS : Robot-as-a-Service)’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로봇 제조사들은 단순 로봇 제품 판매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로봇 도입을 위한 컨설팅과 로봇 SI, 실시간 유지보수 및 AS 등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RaaS’ 모델을 제시하기도 하고 로봇 도입 가격을 고려해 로봇 리스/렌탈 등의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제안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RaaS를 통해 로봇 초기 도입 비용이 절감되고 로봇 인프라 구축 관련 통합 서비스 제공, 로봇의 유지보수 및 모니터링이 원활해지면서 로봇 도입의 어려움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RaaS 플랫폼 이용을 통해 일괄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향후 로봇 산업 시장은 로봇 관련 시장 탐색 및 거래처 선택의 어려움이 있었던 과거와 달리 공급자 우위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RaaS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로봇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플랫폼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애플이 스마트폰을 비롯해 애플케어, 애플TV+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듯 로봇 관련 인프라 구축, SW 업데이트, AS, 로봇 손해/화재 보험, 마켓플레이스 형성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로봇 종합 솔루션 서비스로 변화
향후 로봇 산업 생태계는 RaaS를 통해 로봇 종합 솔루션 서비스 등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로봇 기업은 제조를 넘어서 로봇 관련 SW/유지관리 RaaS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뉴빌리티 등은 협동 로봇 구독 서비스, 로봇 인프라 구축 컨설팅, 원격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RaaS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뉴로메카는 로봇 플랫폼 서비스 ‘인디고’와 원격 관리 서비스 ‘인디케어’ 등을 출시해 로봇 관련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로봇 기업 외에 빅테크 및 스타트업 등도 RaaS 비즈니스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KT는 자체 개발 로봇 플랫폼 ’로봇 메이커스‘를 출시해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로봇 HW와 플랫폼을 공급하며, 네이버랩스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자율주행 능력이 향상된 클라우드 로봇을 개발해 로봇의 스마트시티 사업 진출 등에 대비할 계획이다. 
정부 또한 ‘2022년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22.03)’과 ‘첨단로봇 규제혁신 방안(23.03)’ 등을 발표하여 로봇 산업의 신규 비즈니스 창출 촉진을 지원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로봇 실증 기회가 확대되고 진출 가능한 산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로봇 기능 향상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통한 산업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과 자동차에서 보험, 컨텐츠 등 관련 서비스 비즈니스가 증가하듯 로봇 산업도 로봇 생애주기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RaaS 모델 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ooperation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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