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Analysis, 경영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트렌드 분석_8

전 세계적으로 경제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아직은 기대감보다 불확실성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쉽사리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받은 소비심리 또한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기업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칸타코리아는 지난해 초부터 인플레이션, 전쟁, 엔데믹 등 글로벌 주요 이슈가 현재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인지하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9개국 소비자 1만 1천 명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글로벌 이슈 바로미터(Global Issues Barometer)’ 대규모 글로벌 트래킹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글로벌 소비자 68%, 인플레이션 가장 우려
최근 조사한 3차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는 ‘현재 가장 우려되는 이슈’로 ‘전쟁’을 꼽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우려는 지난 2차 조사에 비해 64%에서 51%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경제와 기후에 대한 우려는 각각 47%, 38%로 약 10% 상승했다. 전쟁에 대한 초기 충격이 지나가고 경제적 불확실성 등 다른 이슈로 소비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도 글로벌 동향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저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에 응답한 한국 소비자 중 ‘경제가 걱정된다’고 답한 비율은 38%였으며 응답자 중 30%는 ‘경제는 해결해야 할 이슈’라고 답했다. 
다양한 경제 이슈 중에서도 ‘인플레이션’은 무려 68%로 글로벌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이슈였다. 이는 한국 소비자도 마찬가지였다. 물가 상승을 체감하며 경제적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한 한국 소비자의 비율이 90%에 달하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자리 잡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소비자 모두 일관되게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글로벌 응답자의 5%만이 ‘경제 상황이 밝아질 것’이라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65%의 응답자는 앞으로 국가 경제가 더 어두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물가상승분 이상으로 자신의 급여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 또한 응답자의 4분의 1이 채 되지 않았다. 한국 소비자 또한 ‘물가상승분 이상으로 급여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15% 미만이었다. 한국 소비자의 절반 가까운 응답자는 급여 증가를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며 다소 비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 사이에 만연한 물가 압박감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을 예측할 수 있다. 
또 쉽게 개선되지 않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절반이 넘는 글로벌 소비자가 살림을 꾸리며 가계 규모를 유지하는데 재정적인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도 마찬가지로, 2명 중 1명이 ‘월별 가계 예산 및 지출액을 맞추기 어렵거나 맞출 수 없다’고 답해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글로벌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이슈 세가지 응답표(개방형 질문)
글로벌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이슈 세가지 응답표(개방형 질문)
일상 낭비와 소소한 기호품 소비를 경계하는 응답표
일상 낭비와 소소한 기호품 소비를 경계하는 응답표

위축된 소비 심리, 자동차 구매 의사 최저 
이처럼 가계 규모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낭비를 예민하게 경계하는 심리를 보였다. 소비 트렌드도 변화가 생겼다.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낭비를 줄이고 신중한 소비 패턴은 유지한 것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물건을 구매해야 할 때 해당 물품이 생필품인지 사치품인지 구분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음식, 개인 관리 용품, 공과금처럼 생활에 필수적인 물품에서는 여전히 높은 구매 의사를 보였지만 ‘스몰 럭셔리’처럼 사치품 구매에 있어서는 신중함을 보였다. 응답자들의 대부분이 구매할 여유가 없거나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돈 낭비를 하고 싶지 않다며 가장 낮은 구매 의사를 보인 항목은 자동차, 세탁기와 같은 대형 가정용 제품 그리고 새 핸드폰 순이었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소비자가 지금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진다면 럭셔리 제품, 엔터테인먼트, 외식, 휴가 순으로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타격을 입을 업종을 예측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스스로 소비 규모를 줄이는 위축된 글로벌 소비 심리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과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 최근 몇 년간 일어난 글로벌 이슈들은 우리가 예측 불허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다시 보여준다. 이러한 이슈들이 소비자에게 타격을 주는 불안 요인이 되는 만큼 기업들은 급변하는 소비 심리를 앞서 파악하고, 이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또 다른 변수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양정열        

칸타코리아 대표 /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협회(APRC) 회장 / 前 KORA(한국 마케팅 여론조사 협회) 회장 / 前 ESOMAR(유럽 마케팅 여론조사 협회) 한국 대표
1989년 연구원으로 마케팅 리서치 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후 해당 분야에서 30년 이상 꾸준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칸타코리아 수장으로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국내 리서치계 최고 인재들과 소비자 인사이트 분야를 혁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주요 협회 대표직을 역임하며 국내 마케팅 리서치 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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