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r's Letter

손홍락   발행인·대표이사 
손홍락
발행인·대표이사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이솝 우화의 교훈처럼 세찬 바람은 사람들의 옷을 벗기지 못했지만 온화한 햇빛은 기어코 외투를 벗겨내고 말았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춘풍이 불어오리라는 희망의 기대와 함께 4월의 첫 페이지를 열어봅니다.
봄은 열려있는 소통의 계절입니다. 간혹 ‘고독한 리더’를 찬양하는 이도 있지만 표현부터가 웃지 못할 자기모순입니다. 불통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서양 문명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천년 제국 로마의 역사에서 우리는 소통의 중요성을 발견합니다. 
기원전 753년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전설의 로물루스가 카피톨리누스 언덕에서 로마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로마가 전성기로 달려갈 무렵,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가장 믿었던 측근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한 지 3년 뒤, 그의 조카 옥타비아누스는 원로원으로부터 ‘아우구스투스(존귀한 자)’라는 존호를 받아 기원전 27년 로마제국 초대 황제의 자리에 오릅니다. 여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원후 476년 게르만 용병 대장 오도아케르에 의해 폐위된 서로마 제국 마지막 황제의 이름이 ‘로물루스 아우구스투스’였습니다. 인류의 지성과 과학기술, 그리고 문화예술의 유산을 남긴 로마는 찬란했던 그늘을 지금도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현대 철도의 국제표준 궤간 143.5cm는 말 2마리가 끌던 로마 군단 마차에서 유래했습니다. 로마 군단이 브리튼 섬을 정복해 속주인 브리타니아로 삼은 이래, 영토 전역을 돌아다니던 마차 바퀴 폭에 따라 영국의 도로가 닦였고 결국 최초의 증기기관차 궤간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 밖에도 현대 법의 기초가 된 로마법, 군대 조직, 군사전략, 건축기술, 상하수도, 음계, 미술의 명암, 원근법 등 로마에 빚지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핏줄로 잇지 않고 오로지 능력과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황제에 추대했다는 사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속주 출신의 유색인종이나 해방 노예도 버젓이 옥좌에 오를 수 있었으니 그 개방성에 감탄을 금치 못할 지경입니다. 
<명상록>을 남긴 대철학자이자 5현제 중 한 명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친아들 콤모두스도 폭군의 모습을 보이자 원로원과 시민들은 즉시 그를 참살하고 해방 노예의 아들인 페르티낙스를 다음 황제로 추대했습니다. 콜로세움에서 관중을 향해 뿌려지던 빵과 여흥인 검투 시합도 알고 보면 시민 지지를 염두에 둔 고도의 정치 행위였습니다. 로마는 황제가 다스리던 제국이었으나 시민들의 지지를 상실하면 가차 없이 응징을 당하던 민주국가이기도 했다는 교훈을 곱씹으며, ‘권력은 소유한 사람이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깨지고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CEO들의 활발한 소통의 장이 될 커뮤니티 플랫폼 <CEO PLUS>가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오는 5월 말 드디어 시연회 무대를 가질 예정입니다. CEO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을 바랍니다. 늘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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