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makers Interview, 윤창민 슈퍼코더 대표

전 세계적으로 개발자 품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은 대기업 대비 개발자 채용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고급 이상 개발 역량을 지닌 개발자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채용에 성공한다 한들 기술을 습득한 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채용자가 비개발자일 경우 개발자의 실력을 평가하고 비교할 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난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검증한 개발자의 기업 채용을 이어주는 테크 HR 플랫폼 슈퍼코더(Supercoder)가 탄생했다. 윤창민 슈퍼코더 대표를 만나 경영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먼저 테크 HR 스타트업인 슈퍼코더를 창업하신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개발자 채용 시장에 명확한 문제가 있다고 봤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테크 중심의 서비스 증가, 수많은 테크 기반의 스타트업 출현으로 개발자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개발자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개발 역량이 뛰어난 글로벌 개발자들을 원격 형태로 채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해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수많은 기업 및 스타트업들이 존재하는 것에 비해 구성원들은 아직까지 한국 중심적인 경우가 많아 기업들의 인재 풀(Pool)이 더욱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미국, 캐나다, 유럽 국가들처럼 뛰어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한국에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슈퍼코더 서비스를 만들게 됐습니다. 

슈퍼코더는 1차적으로 개발자들의 능력을 내부에서 검증한 뒤 고객사에 연결해주는데요, 개발자의 역량 검증을 위해 어떠한 체제를 도입하셨나요? 
저희는 크게 3가지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자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플랫폼에 가입한 개발자들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역량은 영어와 커뮤니케이션 스킬, 지원 동기입니다. 두 번째로 전화 인터뷰를 통과한 개발자들에 한해 코딩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코딩 테스트를 통해 개발자들의 기본적인 지식 및 이론에 대한 역량을 평가하고자 합니다. 코딩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개발자들의 기술 면접을 진행합니다. 기술 면접은 라이브 코딩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코딩 면접 방식은 면접관이 개발 문제를 물어보고 실시간으로 개발자들이 코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문제 해결 능력, 코딩 퀄리티,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고객사와 개발자, 각각의 슈퍼코더를 통해 기업이 개발자를 채용하는 것에서 오는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고객사의 장점은 우선 빠른 채용입니다. 평균적으로 채용 의뢰를 한 날짜를 기준으로 4주 안에 채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한국 개발자 채용 기간은 3~6개월이 소요됩니다. 다음은 효과적인 비용입니다. 인건비의 경우 비슷한 개발 역량을 지닌 국내 개발자의 인건비 대비 50~60% 수준입니다. 편리함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을 채용하는 데 필요한 노무 관련 업무(고용 계약서, 임금 지급 등)는 슈퍼코더가 대행을 해드리다 보니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워크로드(Workload)는 없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개발자의 장점은 높은 연봉입니다. 개발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임금 대비 높은 수준의 임금을 제공합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과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이력상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100% 원격 근무라는 것 또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이 대표님의 경영 철학에는 어떠한 기반이 되었나요?
저는 대학 시절에는 금융학과 회계학을, 대학원 때는 철학과 정책학을 전공했습니다. 그중 철학을 공부한 것이 경영철학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경영이란 회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성된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방법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대표로서 회사의 목적 및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고, 좋은 분들을 모시고 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철학가들은 수천 년 전부터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고민해오던 사상가들이다 보니 이들의 글을 읽으면서 인문학적 이해도를 넓힐 수 있었고, 저 자신 또한 경영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고 관계를 맺는 부분에 있어 큰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경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주변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면 좋은 관계를 맺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슈퍼코더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 느낀 점은 각각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입니다. 저희 같은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 요소는 뛰어난 ‘인재 밀도’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 분 한 분 채용할 때마다 저보다 뛰어나고 훌륭한 분을 모셔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분들은 찾기 어렵고, 막상 찾았더라도 모시고 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도 다소 험난한 길입니다. 좋은 스타트업은 세상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해결 방식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빠른 성장을 일궈내는 것 역시 어려운 도전입니다. 스타트업이 다른 기업체들과 다른 점이라고 하면 빠른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저희는 남들이 10년 걸릴 일을 1~2년 이내에 끝내야 합니다.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한 투자, 인재 유치, 조직 운영, 사업의 방향성 설정 등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은 매우 난이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느낀 점은 보람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20개 이상의 고객사들이 저희 서비스를 잘 사용해주시고 감사하다는 얘기를 해 주실 때마다 스타트업을 하는 것이 보람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스타트업의 모든 일은 어려움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저희만이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때마다 재미를 느낍니다. 

원격 근무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기업은 어떻게 슈퍼코더를 통해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나요? 
영어가 편하지 않거나 원격 개발 문화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고객사에게는 무료로 PM 서비스라는 것을 제공합니다. PM 서비스의 목적은 고객사가 글로벌 개발자들과 효과적으로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코칭해 드리는 것이고, 평균적으로 2~4주 정도 가이드를 마치면 고객사 스스로 해외 개발자들과 업무를 하실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스타트업, 혹은 중소기업에서 기술을 습득한 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은데 슈퍼코더는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이직을 하는 것은 직장인으로서 당연히 보장 받아야 할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잦은 이직률은 기업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개발자들이 왜 이직을 자주할까 고민해 보면 결국 다른 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거나 더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희는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이윤(Benefit)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슈퍼코더 개발자들의 경우 한국 기업에 취업이 결정되면 이직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고객사 직원들과 해외 개발자들 사이 언어 장벽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나요? 
물론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번역 툴(Tool)이 잘 돼 있기 때문에 면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고 읽기(Reading)와 쓰기(Writing)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빈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업무를 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이는 저희 PM 서비스를 통해 코칭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과 해외 개발자들 간 일하는 방식에서의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는지 궁금한데요, 차이가 있다면 어떻게 줄여가는지도 궁금합니다. 
보통 개발자들의 국가에 따라서 문화적 차이가 발생합니다. 베트남 개발자들은 한국 정서와 매우 유사한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고객사와 업무를 할 때 큰 이슈가 없는 편입니다. 반면 인도 개발자들은 한국 문화와 매우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을 해왔던 터라 문제가 간혹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말을 할 때 더 직설적이고 공격적으로 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사 분들과 일을 하기 전 온보딩을 도와드리고 한 달에 한 번씩 고객사 쪽에 개발자 분의 피드백을 받아 서로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율해드리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간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1년 내로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통해 인재 채용, 마케팅,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3년 내로는 미국, 유럽, 중동 등의 지역 확장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향후 5년 내로는 전 세계의 원격 소프트웨어 엔지니어(Remote Software Engineer) 채용 플랫폼을 찾을 때 슈퍼코더가 떠오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끝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다음 세대의 CEO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회의 문제점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지만, 선한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며 버티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세상에 신선한 임팩트를 만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Photographer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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