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Analysis, 경영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트렌드 분석_4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은 큰 폭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조사 방법 중 디지털 정성조사가 각광받고 있다.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한 디지털 정성조사의 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지난 3년 여의 시간 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은 급격히 변화했다. 특히 ‘비대면’이라는 낯선 단어는 이제 일상의 언어이자 생활의 일부가 됐다. 비대면이 빠르게 자리 잡게 된 중심에는 ‘디지털’이 있다.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이 등장했고, 실시간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앱과 기술들이 등장했다. 비대면으로 인해 가려질 줄 알았던 일상의 모습들은, 역설적으로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들을 통해 속속 드러나게 됐다.
디지털 기술의 힘은 친밀하며 정확하고 모든 것을 정교하게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는 소비자를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에도 주요한 영향을 끼친다. 기업의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영향을 끼치는 소비자 인식과 소비패턴도 디지털 기술로 생생하게 파악하고, 고도화된 분석 기술은 소비자들의 많은 부분을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정성조사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조사 방법 중 하나는 정성조사다. 좌담회, 소비자 관찰조사, 심층 인터뷰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여러 소비자들을 한 장소에 모으거나, 소비자를 따라다니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는 전통적 방식은 물리적 한계가 있다. 요즘 같은 팬데믹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또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음을 인식한 소비자가 얼마나 솔직하게 자신의 일상을 보여줄지도 신경 써야 하는 대목이다.
이런 전통적인 정성조사 기법에 AI 및 정교한 데이터 애널리틱스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정성조사’는 실시간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브랜드, 제품, 아이디어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수집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정성조사의 장점은 가정이나 일터, 매장, 혹은 이동 중에 일어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패턴과 브랜드 및 터치포인트 접점을 이해하고 일상에 숨겨진 미충족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각적 자극을 비롯해 다양한 타입의 자극물에 대한 소비자 반응, 광고-프로모션 활동에 대한 피드백들도 디지털 디바이스로 실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수집된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들을 최신 기술로 분석해내면 소비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새로운 제품 콘셉트나 커뮤니케이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도 용이하다.
무엇보다 공간 제약 없이 렌즈 너머 전 세계의 소비자들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어서 예전보다 생생한 의견을 적시에 수집할 수 있고, 조사 과정부터 인사이트 도출까지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강점도 빼놓을 수 없다. 비대면 상황과 디지털 디바이스 활용이 익숙한 소비자들 역시 자신이 편안함과 안전함 느끼는 공간에서,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실시간 응답하고 보다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칸타코리아는 실제로 지난해 정성조사 프로젝트의 58%를 디지털 정성조사로 실시했으며, 해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정성조사를 실시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최적화된 디지털 정성조사의 4가지 방법
디지털 정성조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최적화된 방법들이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참여가 편하고 데이터 분석에 고도화된 ‘온라인 커뮤니티’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일정 기간 동안 소비자들과 ‘연결’돼 텍스트, 사진, 영상,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응답과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정교하게 설계된 가이드와 프레임 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보이스’다. MZ세대는 영상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정교한 질문이 뒷받침돼야 그들의 언어뿐 아니라 표정, 몸짓 등에서 나타나는 진실된 감정과 기분을 포착하고 인사이트의 품질을 제고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모바일앱을 활용한 ‘라이프 스트리밍’이다. 모바일앱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비자의 살아있는 순간들을 다양한 형태의 자료로 즉각 수집하는 데 효과적인 툴이다. 
마지막은 온라인 좌담회와 인터뷰다.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되는 좌담회와 인터뷰는 대면조사 품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개인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고 편안하게 교환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 조사 진행 장소가 소비자들의 실제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제품 사용 경험, 행태, 만족 이유 등을 보다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디지털화는 정성조사 기법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켰다. 다양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 관리해 소비자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는 디지털 정성조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인사이트와 기회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정성조사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됐다. 

 

양정열

칸타코리아 대표 /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협회(APRC) 회장 / 前 KORA(한국 마케팅 여론조사 협회) 회장 / 前 ESOMAR(유럽 마케팅 여론조사 협회) 한국 대표
1989년 연구원으로 마케팅 리서치 업계에 첫발을 내딛은 후 해당 분야에서 30년 이상 꾸준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다. 칸타코리아 수장으로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국내 리서치계 최고 인재들과 소비자 인사이트 분야를 혁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주요 협회 대표직을 역임하며 국내 마케팅 리서치 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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