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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말 중국 경제는 헝다그룹발 부동산 위기, 물류 차질 및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경기가 둔화되며 경착륙 우려가 불거졌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 사태 이후 다양한 요인들이 중국 경제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무역협회 신산업연구실 수석연구원이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이후를 전반적으로 짚어보며 중국 경제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을 살펴봤다. 

2022년 3월 양회에서는 중국 경제의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설정했지만 1분기 성장률은 4.8%로 목표치를 하회했다. 또한 길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더불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 조치와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등은 중국 경제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미중 갈등과 코로나 사태 이후 다양한 요인들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는 중국 경제가 양적성장 전략에서 질적성장 전략으로 전환함에 따라 발생하는 당위론적 현상이다. 

투자-수출 주도로 양적성장을 했지만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
2000년대 중국은 WTO 가입 이후 전면적인 개방을 통해 투자-수출 주도로 양적성장을 이루었다. 2000년대 중국의 투자 부문은 제조업, 인프라, 부동산을 중심으로 연평균 약 23.8%씩 성장하였으며, 수출은 연평균 19.1%, 수입은 연평균 18.1%씩 증가하며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이러한 투자-수출 주도의 양적성장이 가능했던 이유는 첫째, 생산가능인구가 지속 증가하고 농민공의 도시 유입을 중심으로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이 시장에 지속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민간기업 육성책으로 민간경제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며 높은 생산성이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셋째는 전략적인 FDI유치 정책을 통해 전 세계 잉여자본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넷째는 가공무역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자국 산업을 보호함과 동시에 세계공장의 역할을 수행하며 대외경제 부문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선부론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불균형 발전전략을 도입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중국경제는 급격한 양적성장으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들이 발생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점으로는 첫째 생산능력 과잉, 임금상승, 고령화 등으로 인한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저하이며, 둘째는 투자-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소비와 서비스 부문이 침체 된 한편 대외의존도는 높아져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셋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시행으로 총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부동산 부문에 과도하게 형성된 부채는 중국 경제의 회색코뿔소로 지목되며 고질적인 문제가 되었다. 네 번째 문제점은 선부론에 기반한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도시-농촌간, 계층간, 지역간 소득불균형이 심각해진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원이 고갈되고 석탄 중심의 산업구조로 환경문제가 심화되는 등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
중국 정부는 양적성장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2010년대부터 질적성장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중국은 먼저 전략적 신흥산업을 시작으로 중국 제조업의 업그레이드 및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중국제조2025와 인터넷플러스(+) 정책을 시행하였으며 쌍촹(대중창업, 만중창신)으로 불리는 창업지원책을 통해 중국 사회 전반의 혁신성과 역동성 제고를 도모하였다. 또한 도시와 농촌 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한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신형도시화, 신형인프라 정책을 시행했으며, 소비주도 성장을 위하여 28개 부처가 공동으로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춘 신형소비 정책을 시행했다. 이외에도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녹색산업 정책과 쌍탄소 정책으로 불리는 탄소중립 정책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중국 정부가 주창하는 공동부유 달성을 위한 쌍순환 전략의 핵심인 내순환 활성화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의 질적성장으로의 전환은 경제 발전의 과정이며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기업들 역시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소비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소비시장은 5.6조 달러 규모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이며, 2030년까지 약 12.7조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소비자는 지역별, 연령별, 유형별로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과 소비자 맞춤형 진출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중국의 신형도시화, 신형인프라 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형도시화, 신형인프라 정책은 소득불균형 해소와 내수활성화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우리 기업들은 도시군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진출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는 2014년 리커창 총리가 대중창업, 만중창신을 제창한 이후 창업붐이 지속됨에 따라 중국의 창업생태계와 창업기업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만큼, 향후 중국 시장진출에 있어 중국 스타트업들과의 협력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Cooperation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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