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Message, 주역(周易)으로 읽는 경영_54

노해정 휴먼네이처 대표
노해정 휴먼네이처 대표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보면 음택은 기가 좁은 영역에서 강하게 흐르는 곳이고, 양택은 기가 넓은 영역에서 조화롭게 퍼져나가는 곳을 말한다. 이를 약과 음식에 비유할 수 있는데 음택은 ‘약성이 강한 약’, 양택은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음택을 약에 비유하는 까닭은 효능이 좋은 약물은 독성이 강하며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할 수 있는데, 음택풍수의 관점에서의 명당은 혈에 기가 고이는 면적이 매우 협소하면서도 기의 힘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기의 폭에 비해 힘이 좋다는 것은, 기가 변화무쌍하게 작용하게 되며 혈 자리를 제외한 터가 매우 험한 기에 노출된다는 의미다. 즉 리스크가 발생한다. 
한편 양택이 좋은 음식이 되는 까닭은 우리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좋은 음식과도 같이 안정된 기운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폭넓게 분출되는 양택에 흐르는 좋은 기는 적절한 세기로 탄탄하게 퍼져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대선 전후로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용산을 집무실로 결정하면서 청와대와 용산과 관련된 풍수지리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의혹의 중심적 내용은 많은 풍수지리가들이 청와대가 흉한 터라는 지적을 해온바 있는 데다가 대통령 내외를 둘러싸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무속인이나 도사들이 분명 청와대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조언을 들었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진위는 알 수 없지만 필자가 보는 풍수적 관점에서는 용산의 전반적 터는 상서로운 기운이 흐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삼각산의 기운을 머금고 수려하게 형성된 서울의 구도심의 터에서 분출한 남산의 기맥이 용산에서 굽이치면서 조화를 부리고 있는 형국이어서 용산 또한 상당히 많은 터의 기가 강하게 흐른다. 이태원 해방촌과 맞닿아 있는 지역이 이에 해당되고 현 용산 집무실의 일부도 이 같은 기류에 속한다. 
용산에 비해 청와대 자리는 북한산의 기운이 강하게 분출되므로 주로 음택에 해당하는 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비서실이나 다른 부속 건물 부지 중 상당 부분은 조화로운 기운이 흐르는 곳이다. 따라서 청와대의 모든 부분이 풍수적으로 흉하지는 않다. 
필자의 견해로는 풍수는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좋은 터에 살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행동하지 않는다면 단지 편안함에 안주하는 것으로 그치게 되고, 흉한 터에 살더라도 노력과 정진을 하는 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따름은 물론 좋은 곳으로 이주하게 되는 행운도 따를 수 있다. 동양 인문학에서는 하늘의 때, 사람의 화육, 지리의 기운을 천시(天時), 인화(人和), 지리(地理)라고 하였는데, 이 중에 으뜸을 인화에 둔다. 결국 사람의 능동성이 세상을 화육하게 하는 것이 풍수보다 더 중요하다. 

칼럼의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월간 CEO&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