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Column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 원장 / 아트경영 저자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 원장 / 아트경영 저자

화가 피카소가 삼성전자 전략을 짠다면 어떨까?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4차산업 혁명시대 속에서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는 ‘예술’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예술이 파괴적 경영혁신의 ‘골든키’이기 때문이며, 이것이 필자가 주장하는 ‘아트경영’이다.
일단 ‘아트경영’이니 그림 하나를 그려보자. ‘새’를 그린다면 대부분이 부리, 날개, 다리 등이 있는 모습의 예쁜 새 그림을 떠올렸을 것이다. 자, 그럼 예술가인 브랑쿠시는 새를 어떻게 묘사했을까? 그의 작품 <공간의 새>를 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새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렇다면 브랑쿠시가 새를 묘사하는 것을 이제 기업 현장, 사업전략에 접목해보자. 
금번 칼럼에서는 ‘성우를 죽여라(Kill the Sacred Cow)’를 통해 예술가들이 어떻게 창조적 파괴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기업 경영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성우를 죽여라’라는 것은 풀어 해석하면 ‘생각의 통념을 깨는 것’이다. 생각의 유니폼을 벗어 던지는 것이다,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을 보면 그림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피카소는 왜 이렇게 그렸을까? 피카소는 ‘단시점’, 즉 일반적으로 정면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그림을 그리는 생각의 틀을 과감히 깨고 정면, 측면, 위, 아래에서 다각적 시점을 그림에 투영하여 두상을 그렸다. 이처럼 기존 생각의 틀을 깨는 것이 바로 성우를 죽이는 것이며, 피카소는 미술 사조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입체파, 큐비즘이라는 새로운 사조가 탄생된다.
마차를 만드는 회사 임직원 워크숍에 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마차의 미래 제품에 대한 워크숍에서 어떤 내용들이 담길까? 내용은 아마도 더 안락한 안장, 가볍고 튼튼한 소재 등의 최첨단 기능 마차를 제시할 가능성이 큰데, 왜냐하면 전형적인 접근에 의한 전형적인 결과물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워크숍 시작 전 결과물 예측이 개략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접근방식의 결과물은 타 동종업체들의 미래제품 전략과 대동소이하게 된다. 즉, 각 동종업체 회사들 로고를 가리고 개별회사의 사업전략 보고서를 살펴보면 비슷하게 되어 차별화가 매우 미흡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트경영 관점에서 워크숍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워크숍은 ‘예술적 개입 워크숍(Artistic Intervention Workshop)’이라고 불린다. 성우를 죽이기 위해 질문 하나 던져보겠다. 미래 마차를 구상하는데 “이것은 마차가 아니다”라고 한다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바로 말을 없애는 것이다. ‘말을 없애는 것!’ 이것은 엄청난 파괴적 혁신인 셈이다. 왜냐하면 아트경영 접근이 아닌 조금 전 일반적인 워크숍에서는 미래 마차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결코 말을 없애는 생각을 해내지 못하게 된다. 말은 당연히 존재한다는 통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성우를 죽이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예술적 개입 워크숍에서는 미래 마차를 위해 말을 없애는 과감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도출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선 순위화 등을 통해 최종적인 결과물이 탄생된다. 감히 일반적으로 상상하지 못하는 파괴적 혁신 결과물들이 넘쳐나게 된다. 당연히 동종업체와는 확연히 다른 사업전략을 도출하게 되는 셈이다. 마치 브랑쿠시의 새처럼 말이다.     
여러분 기업의 성우는 무엇인가? 지금 바로 그 성우를 죽이는 작업이야 말로 파괴적 혁신으로 가는 길이자 아트경영을 실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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