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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는 기업들이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제도다. 실증 특례를 받으면 현행법상 금지되는 경우라도 규제를 유예하고 일정 기간 제한 구역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규제 샌드박스 승인기업 253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혁신기업 10곳 중 9곳이 ‘새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는 규제 샌드박스 덕분에 실험실에서 나와 수원 곳곳으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었지만 도로교통법 등에 따라 로봇은 ‘차마’로 분류돼 인도, 공원을 진입할 수 없었다. 해당 기업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배달 로봇의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운영 노하우를 쌓을 기회를 얻었다”며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했는데, 편리한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규제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새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규제 샌드박스 승인기업 253개를 대상으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에 대한 기업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9.7%가 ‘새 정부에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규제에 막혀 새로운 기술의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할 수 없었던 기업들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활로를 열 수 있게 된 부분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승인기업들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사업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 추진에 도움이 되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87.4%는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12.6%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는 ‘제품·서비스 사전 검증’(78.7%), ‘시장 출시’(77.5%), ‘투자 유치 및 사업 확장’(68.8%), ‘판로 개척’(64.0%), ‘매출 증가’(51.4%) 등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승인기업들은 규제 샌드박스의 장점으로 ‘아이디어의 현실화’(47.8%)를 첫손에 꼽았으며, ‘시장 출시’(21.0%), ‘소비자 수요·기호 테스트’(19.7%), ‘투자유치 효과’(11.5%)가 그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신기술·신산업 육성, 규제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규제 샌드박스가 우리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신기술·신산업 육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88.1%)고 답했고, ‘다소 아니다’와 ‘매우 아니다’는 각각 11.5%, 0.4%에 그쳤다.
한편 규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추천할 만한 제도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 기업의 88.1%가 ‘그렇다’고 답해 규제 샌드박스가 규제 애로가 생겼을 때 선택할 만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 샌드박스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는 ‘신속한 규제 정비’(87.8%)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규제 샌드박스가 단순히 규제 특례를 받는 역할이 아니라 실질적인 규제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심의 기간 단축’(85.4%), ‘이용 편의성 제고’(83.8%), ‘승인기업 지원 확대’(83.0%), ‘사업 진행 조건 완화’(81.8%) 등이 규제 샌드박스 제도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꼽혔다. 

자료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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