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Message, 주역(周易)으로 읽는 경영_53

필자는 지난 호 칼럼에서 ‘풍수지리(風水地理)’를 땅속에서 일어나는 바람과 물의 작용을 보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구의 지표면 아래에는 지각의 작용이나 조산, 조륙운동, 그리고 풍화와 침식작용들이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데 풍수에서는 이를 바람의 작용으로 여기며, 지하에서 이동하는 지하수의 수맥이나 용출 작용을 물의 작용이라고 본다. 풍수 관점에서는 지하에서 일어나는 이와 같은 바람과 물의 작용은 배터리의 좋은 에너지 전달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풍수와 관련된 일설에 의하면 죽은 자는 흩어져서 묻어야 하고 산자는 뭉쳐서 사는 게 좋다고 했는데, 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산의 기가 너무 강하게 흐르면서 과도한 배터리가 발산되는 곳에는 좋은 기가 아주 작은 혈을 타고 좁은 공간에 아주 강하게 모이게 되는데, 이 좁은 길지(吉地)를 위해서 아주 험한 흉지(凶地)가 마치 주연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조연처럼 명당을 빙 둘러쌓은 채 존재한다. 이러한 유형의 자리를 음택(陰宅)이라고 부르는데, 음택은 아주 좁은 터에 불과한 데다가 조연에 해당되는 험한 기운을 담은 터들이 주변에 즐비하기 때문에 분산해서 모실 수밖에 없다. 
반면 산을 타고 내려오는 기맥의 기류가 수려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발산되게 되면 좋은 기가 적절한 감도로 매우 넓은 지역에 걸쳐서 흐르는데, 이러한 곳을 양택(陽宅)이라고 부른다. 이런 기운을 담은 땅은 배산임수와 기름진 토양을 갖추게 되므로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살만한 좋은 지역이 되는 것이다.
좋은 묏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리스크를 걸어야 한다. 첫째, 음택 명당은 자리가 매우 적기 때문에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과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둘째, 풍수를 봐주는 지관이 명당이라고 주장하는 곳이 진정한 명당인지를 판가름하기 쉽지 않다. 셋째, 음택 명당의 혈 자리는 아주 강한 내부의 바람과 물의 작용과 배터리라 할 수 있는 기의 흐름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워낙 변화무쌍한 기류의 변화가 작용하기 때문에 명당을 이루는 시간이 어디까지나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100년 이상 안정된 기운을 유지하는 명당은 거의 없으며 통상 10~30년 정도가 지나면 땅속에서의 풍수 변화에 의해 터기가 고갈되는 경우가 많다. 즉 영원한 음택 명당은 없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양택의 경우는 지구의 지각운동이 매우 심각하게 변하지 않는다고 전제한다면 음택에 비해 기가 안정되어 있고 넓게 포진하므로 적게는 100년에서 많게는 수십 만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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