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makers Interview, 강석훈 (주)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패션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본인의 취향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유행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화’라는 키워드로 맞춤형 패션 추천 쇼핑 플랫폼 ‘에이블리(ABLY)’라는 당찬 서비스가 발을 딛었다. 놀랍게도 에이블리는 패션을 취향의 영역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하며 패션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놓았고, 덕분에 요즘 MZ세대에게는 자신의 자아와 취향을 반영한 개인화된 패션을 추구하기에 더욱 쉬운 환경이 마련됐다. 이런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낸 강석훈 (주)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에게 성공 비결과 향후 비전에 대해 물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창업하신 계기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주변에서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보며 이러한 사회구조를 바꿔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을 창업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대학교 때도 같은 신념을 이어가던 중, 스티브 잡스가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 분야에서는 앱스토어가, 콘텐츠 분야에서는 유튜브가 각각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정작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커머스 분야에는 그러한 생태계를 구축해주는 플랫폼이 없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지금의 에이블리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스타일링에 재능이 있는 누구나 에이블리에 사진만 찍어 올리면 쉽고 편리하게 창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향후 에이블리가 앱스토어와 유튜브를 잇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생태계인 ‘넥스트 커머스’로 성장하길 꿈꾸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 또한 창업하고 운영하셨는데요, 그 경험이 에이블리의 운영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에이블리가 생각하는 이커머스의 본질은 ‘정말 많은 상품’을 확보하고, 그것을 각 소비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왓챠는 당시 콘텐츠 분야에서 ‘추천’이라는 키워드를 최초로 제시한 플랫폼이었으며, 이러한 비전과 방향을 통해 쌓아온 경험들이 에이블리에도 그대로 녹아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에이블리에 들어오는 모든 유저들은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본인 취향에 딱 맞는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들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대표님은 패션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지 않은 점이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말씀하셨는데, 에이블리를 운영하면서 패션에 전보다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요즘도 여전히 패션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스스로 이해하고 이것을 스타일링 하는 것에서의 기쁨’을 찾으며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에이블리가 패션 중심에서 뷰티, 라이프 등 취향이 담긴 다양한 스타일 영역으로 카테고리를 적극 확장하고 있는데, 폭넓은 상품군과 취향에 맞춘 추천 서비스에 저 역시 에이블리 유저로서 구매 경험이 늘고 있습니다.

에이블리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입니다. 현재 에이블리 일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파스텔’ 앱 출시 후 월간 방문자 수(MAU) 70만 명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면서 패션, 뷰티 등의 카테고리에서 역시 한국 스타일을 선호하는 글로벌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유튜브에 영상만 올리면 세계 어디서든 수익 창출이 가능한 것처럼, 한국에서 사진만 찍어 올려도 에이블리를 통해 전 세계에서 구매가 발생하고 팬덤이 형성되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지향합니다. 향후 에이블리는 일본 외에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며, 한국 스타일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취향의 시대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 창업 당시 에이블리의 차별점이었는데요, 대표님의 개인적인 취미 영역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주치는 사건들에 대한 스스로의 의견’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장 최근 고민하고 정리했던 주제는 ‘나의 기대수명’이었습니다.

에이블리는 10대뿐만 아니라 30~4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골고루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여러 연령층을 사로잡은 에이블리만의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에이블리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연령대별로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마련돼 있습니다. 에이블리 누적 마켓 수가 3만 개를 넘을 정도로 많은 상품을 보유하고 있죠. 이러한 다양한 상품을 갖춘 에이블리는 셀러분들에게 2가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기존에 운영하던 쇼핑몰들이 입점해 판매하는 오픈마켓 방식의 ‘셀러스’ 솔루션입니다. 평균 10~15%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타 오픈마켓과 달리 업계 최초로 판매 수수료 0%를 도입해 입점사들의 부담 최소화했습니다. 두 번째는 스타일에 대한 감각과 재능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는 ‘파트너스’ 솔루션입니다. 해당 솔루션은 상품 코디 사진만 찍어 올리면 사입, 물류, 배송, CS 등 모든 과정을 에이블리가 대행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입니다. 실제 해당 서비스를 통해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으며, 각 셀러들의 개성이 반영된 유니크하고 트렌디한 상품들을 다수 확보해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수한 상품력을 갖춘 셀러와 유저를 연결하는 에이블리의 기술력은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은 또 다른 요인 중 하나입니다. 에이블리는 아마존의 AI 추천 서비스인 AWS를 사용하는 타사와 달리 스타일이 담긴 패션, 뷰티, 라이프 등의 카테고리에 적합한 ‘AI 개인화 추천’ 서비스 모델을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일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를 넘어 유사한 취향을 지닌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교차 추천하는 수준까지 고도화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에이블리 앱에 방문한 모든 유저들은 오랜 탐색 시간을 거치지 않고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 패션 중심에서 홈데코, 핸드메이드, 뷰티까지 적극적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하나의 앱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3월 뷰티 카테고리는 론칭 1년 만에 거래액 66배 성장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는데요, 에이블리는 향후에도 유저들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카테고리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영역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CEO로서 대표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은 ‘세상에 이로운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 거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구조화하며 증명하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때로는 구성원 각자의 치열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에이블리는 각 구성원이 치열하게 몰입하고 개인의 인생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비즈니스와 커뮤니티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비즈니스,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에게 유익한 Win-Win-Win 관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회사가 성공하고 성장하는 만큼 구성원 개인도 반드시 함께 성공, 성장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표님처럼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다음 세대의 CEO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아직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어떤 말씀드릴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감히 한 말씀 드려보자면 모든 창업가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사진 에이블리코퍼레이션 

 

CEO&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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