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Interview, 이금희 (주)탑코스메틱 대표

탈모, 아토피 전문 케어 제품을 만드는 ‘닥터탑’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그 효능을 인정받아 단일 상품으로 400억원 이상의 판매를 달성한 브랜드로 명성이 높다. 이금희 대표는 브랜드 론칭 후 제품 제조뿐 아니라 병원, 클리닉, 유통업체 등과 협업 관계를 맺고 뷰티 비즈니스와 네트워크 활성화의 기틀을 다져왔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클린 뷰티를 선도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금희 탑코스메틱 대표의 스토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탑코스메틱은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탑(Dr.top)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 영역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닥터탑은 화장품 관련 제품을 만드는 자사 브랜드입니다. 주요 제품은 크게 탈모 샴푸와 트리트먼트, 헤어오일 등의 헤어케어 제품군과 스킨케어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닥터탑 제품 중 2016년 론칭한 바르는 트리트먼트 ‘헤어필’은 현재까지 500만 개 이상 판매됐고, 대만 홈쇼핑 트리트먼트 부문 1위를 차지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업 영역으로는 10년 동안의 홈쇼핑 운영 노하우를 살려 상품기획·개발, 론칭하는 벤더와 타사 제품을 제조·유통하는 컨설팅 업무도 겸하고 있습니다.

탑코스메틱 제품은 까다로운 안목을 가진 뷰티 전문가들이 만족하고 추천하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탑코스메틱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로 전문 의과학에 기초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킨케어·헤어케어 제품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탑성형외과, 글로벌성형외과, 솜씨 좋은 피부과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들과 의과학적 지식 기반의 협업을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검증된 천연원료를 주성분으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저희 제품들의 평균 천연원료 비중은 94%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천연원료 추출 관련 특허기술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 제품인 닥터탑 헤어필의 경우 최고급 실크단백질 성분을 활용하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이지만 현재까지 트리트먼트 부문에서 소비자 만족지수가 2016년부터 5년 동안 1위를 고수했고, 트리트먼트 분야에서 브랜드 인지도는 늘 10위권 안에 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제조를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체 레시피를 바탕으로 자체 연구·개발이 가능한 제조사를 운영하면서 닥터탑의 전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 다른 회사와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이 심한 뷰티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는 2016년에 자체 제조를 목적으로 ㈜네이처앤트리를 설립, 서울대 출신의 연구원들과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고자 다양한 원료 분석과 함께 효능·효과를 지속적으로 테스트하며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오고 있습니다. 국내 화장품 제조사는 외국 제조사와 달리 브랜드사의 정통성을 보호받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때문에 닥터탑 제품의 처방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안하고 있으며, 네이처앤트리가 제조한 제품은 대부분 모든 처방을 모듈화하여 진행하기 때문에 거래처 분들도 아주 만족스러워합니다. 닥터탑은 타사에서 제품을 카피하기가 어렵고, 덕분에 오랜 시간 고객들이 함께해주는 브랜드가 된 것 같습니다.

비단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을 담당하고 계시는데, 현재 특별히 주력 중인 분야가 있으신가요?
화장품 시장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비건, 맞춤형, 구독 서비스까지 고객의 타입과 성향을 더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수인 시대죠. 탑코스메틱은 단순 제품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피부·모발 예후예측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적의 피부·모발 관련 클리닉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칭 ‘닥터탑 예후예측 클리닉’ 비즈니스모델을 준비 중입니다. 회사 철학인 자연주의를 모토로 고객 맞춤형 시스템 개발에 3년 전부터 주력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좋은 성분으로 인한 개선 효과를 고객이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게 되면 닥터탑은 또 다른 감동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코로나 전부터 ‘닥터탑 AI 예후예측 프로그램’과 탈모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현재 70% 이상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며, 저희 협력업체 병원에서 고객 테스트 상담용으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 프로그램을 병원용과 소비자용으로 나누어 유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에 홍콩 럭셔리 패션 그룹인 ‘르손다 그룹’이 럭셔리 뷰티 플래그숍을 오픈할 계획이 있는데, 저희 측에서 이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이상 소비자 시장은 단순히 판매만 목적으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울 만큼 까다로워졌습니다. 소비자들이 아주 똑똑해졌고 제품의 홍수 속에서 체험하지 않은 제품은 절대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닥터탑은 ‘재미와 진정성을 접목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고자 합니다.

화장품 사업 이전에 매거진 분야에서 오래 일하셨는데요, 어떻게 뷰티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국내 럭셔리 뷰티·패션이 가장 활발하게 성장했던 시기에 일본의 <퍼시즌즈>라는 명품지 어시스트를 거쳐 국내 아쉬트넥스트 미디어(엘르 발행사)에서 창간한 일본의 <25Ans> 매거진을 담당했습니다. 이후 신라호텔에서 론칭했던 신라호텔 맴버십 매거진 <노블리안>
의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당시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최고급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홍보를 위해 기자들을 초빙해 진행했던 본사 인터뷰를 통해 세계 각국의 뷰티 디렉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브랜드 철학과 운영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됐고요. 이후 이러한 경력이 바탕이 되어 국내 명품 부동산 매거진 <노블에셋>을 창간해 부동산 업계에 럭셔리 바람을 불어넣었죠. 패션과 뷰티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지만 이것들을 사업화해보겠다는 생각은 쉽게 이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죠. 그런데 기회는 정말 우연히 찾아오더군요. 2013년 중국에 한국 화장품 열풍이 아주 대단했죠. 당시 회계사 친구의 선배가 화장품을 중국에 유통하는데 기획을 부탁해서 그냥 재미 삼아 그 일을 시작했거든요. 그 결과물인 ‘3스텝 마스크팩’이 첫 달 오더 100만 개를 달성했고 이후 계속적으로 승승장구했죠. 그 선배는 6개월 만에 상장회사에 회사를 매각했고, 당시 탑성형외과와 기획 개발하던 다이어트 패치를 포기할 수 없어 2014년 탑성형외과와 함께 화장품회사인 탑코스메틱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난항이 차츰 나아지는 추세입니다. 탑코스메틱이 꿈꾸는 장기적 비전이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지요?
청담동 사거리에 글로벌 뷰티 멀티컴플렉스인 ‘닥터탑 뷰티센터’를 건축해 전 세계 사람들이 와서 휴식하며 전문가들과 함께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고객이 직접 자신의 피부·두피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면서 맞춤형 제품을 추천받는 시스템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피부 개선 데이터를 고객과 함께 수집해 닥터탑과 고객이 하나가 되어 고객의 상태를 최상으로 업그레이드하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닥터탑 뷰티센터의 미래입니다. 닥터탑은 현재 전 세계 12인종의 헤어를 구분하는 DB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피부도 그렇게 되겠지요. 내후년이면 건강 관련 데이터도 수집될 것입니다. 현재는 국내 백화점과 병원에서 소비자 참여형 플랫폼 형식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쯤에는 이 프로그램을 휴대폰에 직접 접목하여 구동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면하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유통을 전혀 모르던 시기에 중국 바이어들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제품을 내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상품은 중국 총판에서 파는 것에 급급해 가격 관리가 안 돼 결국 그해 단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2016년부터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14년 회사를 설립하고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무수히 많은 위기와 어려움, 실패가 있었습니다. 사실 일보다 힘든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거래처 사람들이 저희 노하우를 자기 것인양 굴거나 믿었던 측근이 배신하고 등을 돌리는 일 등은 정말 견디기가 힘들죠. 극복의 키워드를 한 단어로 압축하면 믿음과 신뢰입니다.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나에 대한 믿음, 충분히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제품에 대한 믿음, 그리고 저와 회사를 반드시 성공시켜주실 거라는 종교적인 신앙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CEO로서 대표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
회사 설립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저희 직원들, 혹은 신입직원 교육에 빠지지 않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는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자생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것을 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생력을 믿고 그 위에 피부나 두피 건강을 해치지 않는 좋은 원료를 잘 배합하면 피부는 스스로 치유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아름다움, 인간 본연의 자생력, 그리고 효능·효과 중심의 연구개발이 탑코스메틱의 경영철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탑코스메틱 

 

CEO&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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