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Company, 혁신 경영을 위한 법률 정보_3

ESG가 경영의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들이 ESG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경영전략과 무관한 헛공약을 내놓거나 의미 있는 내용을 담지 못한 채 ESG 보고서 발간 자체를 성과로 내세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CEO가 ESG와 관련해 고려해야 하는 필수사항은 우리 기업의 미래와 관련된 ESG 노력을 진정성을 갖고 일관되게 해나가는 것이다.

최근 ESG가 각광을 받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ESG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선언, ESG 위원회 설치, 사회공헌 프로그램 확대, ESG 보고서 발간, 전기차 도입 등 비슷한 내용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자발적이든, 법적·제도적 압박 때문이든, 유행을 따라서든 기업들이 ESG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ESG 활동 하나하나가 과연 우리 기업에, 우리 회사의 경영전략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런 검토 없이 ESG라는 이름만 갖다 붙이는 생색내기식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기업의 경영전략과 연계성 없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이루겠다”와 같이 숙제를 미래로 미루어놓는 헛공약만을 내놓거나, 의미 있는 내용을 담지 못한 보고서이면서도 보고서 발간 자체를 성과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최근 국제 비영리단체인 탄소시장감시(CMW)가 구글, 아마존, 애플, 이케아 등 세계적인 25개 기업의 탄소중립 계획을 평가한 데 따르면, 이들 가운데 13개 기업만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내놓았다.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계획을 내놓지만 실행력이 부족한 과장된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SG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향한 경영전략의 핵심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실행하는 ESG 활동이 실질적으로 ESG에 관련이 없는데도 마치 ESG와 관련이 높은 것처럼 이해관계자들을 속이는 경우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그린 워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제품의 전체 사이클, 즉 원자재 조달-생산-판매-물류-소비-폐기 등 전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축소하고 재활용 같은 일부 과정만을 ESG 활동의 성과로 부각시켜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한다면 이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또 하나 경계해야 할 것은 ESG 활동 하나하나가 개별적으로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 할지라도 과연 ‘얼마나’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발전과 연계돼 있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사회적책임, 투명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는 ESG 활동들이 단순히 ‘하면 좋은 것’에 그친다면 기업에게 의미를 찾기 어렵다. 기업 경영에서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ESG 활동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기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향한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서둘러 과시하고픈 욕심에 기업의 전략이나 특성과의 연계성에 대한 진지한 고려 없이 다른 기업들의 ESG 활동을 벤치마킹이라는 이름으로 따라 하다 보면 제한된 인적·재무적 자원으로 우리 기업, 우리 회사의 비전이나 경영전략과는 동떨어진 활동만 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기업에 따라서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유독 오너나 CEO가 관심 있는, 그러나 기업의 경영전략과는 관련성이 낮은 분야에 집중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CEO가 진정성을 갖고 ESG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
CEO가 ESG와 관련해 고려해야 하는 필수사항은 경영전략, 우리 기업의 미래와 관련된 ESG 노력을 진정성을 갖고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의 사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대표적인 지표를 찾아내는 것이다. E(환경)에서 가장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로폐기물 집약도(계수)가 있다. 우리 회사가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있어서 얼마만큼의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는지를 보는 척도다. 매년 이 집약도를 재무제표나 공시자료에 포함하고, 해마다 그 추이와 함께 이를 낮춰가기 위한 노력을 경영활동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투자자, 정부기관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진정성과 일관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진정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의 전략과 목표가 ESG를 바탕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친환경,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을 다하지 못할 경우 기업에게 닥칠 결과는 분명하다. 경쟁력을 잃어 국내외에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거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회수당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반면 기업 경영전략과 관련된 ESG 활동들을 진정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해나가면서 ESG 도전을 회사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는 경영전략에 성공한다면 그 보상은 결국 회사의 지속가능발전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제 경영의 큰 흐름의 하나로 부상한 ESG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원하는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지붕을 지탱하려면 이를 떠받치는 기둥이 든든해야 한다. 그 기둥은 경제적 성장, 환경적 보호, 사회적 발전 등이다. ESG를 통해 균형 있게 받쳐줄 때 기업의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최고 목표는 비로소 완성된다. 

 

        김병철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겸임교수

 

CEO& March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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