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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  저자
맹명관 마케팅 스페셜리스트 / 저자

미래학자 최윤식의 <통찰의 기술>에서 보면 미래를 크게 4가지 범주로 유의미하게 분리하고 있다. 첫째, 미래는 논리적으로 제법 그럴듯한 요소를 갖춘 형태다. 상상컨대 합리적인 현상과 사실을 조합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시제다. 둘째, 확률적으로 일리가 있는 타당한 미래다. 누가 봐도, 달리 생각해도 경로의존성이 높은 통계에 의지하는 시기를 말한다. 셋째, 확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현실화될 경우 영향력이 큰 임의의 미래다. 여기에는 폭발적인 이슈가 내재돼 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발생 확률은 낮다. 마지막으로 규범이나 비전에 따라 선호되는 미래다.
특이한 것은 문화계통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이 SF 형태 등으로 미래를 앞서서 그리고 선도한다는 점이다. 그 비근한 예가 2002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이 영화에는 신기하게도 장갑을 끼고 데이터를 조작하는 주인공을 만나는 게 어색하지 않다. 영화에서 미래라고 규정했던 상상이 이제는 현실이 되어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 이상의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생체 정보를 이용해 본인을 확인하는 홍채인식기술도 등장해 이목을 끈다. 이를테면 범죄자로 주목된 주인공은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불법으로 안구이식수술을 한다. 놀랍게도 금융거래에서 홍채인식기술은 이미 상용화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 영화에서 상상력을 고조시키는 또 다른 요소는 신문이 패널화돼서 실시간으로 개인에게 뉴스를 전달하는 장면과 배낭 정도의 기계만으로도 하늘을 나는 이동 기술이다. 자율주행 상용화와 별도의 주차 공간이 필요 없는 주차장 개인화도 2002년에는 상상에 불과했다. 사람의 생각을 영상으로 전송하고 파일로 저장하는 행태를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단순하게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인식 외엔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이런 추세는 <백 투 더 퓨처>와 <아이언맨>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구현된다. 영화 속으로 들어가면 하늘을 나는 스케이트보트가 등장하고,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제품을 선보여 10년 뒤 대중화가 예측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스토리와 함께 전개된다. <제5원소>의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도 하늘을 나는 택시 운전사였다. 이밖에 화면분할 벽걸이 TV나 최근 공연과 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홀로그램과 3D 영화, 구글 글래스를 연상시키는 웨어러블과 영상통화도 이미 여러 영화들에서 나온 장면들이다. 더 올라가 보면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에 이미 빅데이터로 도시를 관리하는 스마트시티가 등장한다.
도대체 영화의 거장들은 어떻게 먼 미래의 과학기술을 예측했을까? 그저 막연한 상상력의 소산이었을까? 혹시 영화적 상상력이 과학자들에게 모티브를 준 것일까?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계속 심화될 것 같다. 차라리 영화를 아는 과학자가 나오면 어떨까? 

 

CEO& March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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