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 & Company, 혁신 경영을 위한 법률 정보_1

2022년에는 더욱 많은 변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기업 환경에서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것은 바로 ESG 경영이다. 시장이 ESG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서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ESG 핵심 가치를 전달해야 하고,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2022년부터 적용되는 ESG 관련 법률 및 핵심 이슈를 알아본다.

많은 전문가들은 2022년 역시 기업에게는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의 진퇴,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의 전개, 원자재 사이클 등 수많은 변수들이 어떻게 진행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대기업들조차 신년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긴급한 사태에 대비하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조차 짜기 어렵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코로나 이전으로의 복귀를 기대하면서도 코로나 이후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앞뒤로부터의 압박에 봉착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기간과 강도가 예상보다 더 오래, 더 강하게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나 거래처 등 이해관계자들의 변화를 예상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급부상하고 있고 코로나 이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가운데 하나가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라는 점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코로나 이후 ESG 우수기업들이 경제 회복의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배경이다. 시장이 ESG 가치를 추구하게 되면서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ESG 핵심 가치를 전달해야 하고,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새해부터 적용되는 ESG 관련 법률 및 핵심 이슈
새해 ESG 분야에서 예상되는 중요한 변화들부터 정리해 보자. 1월에는 말 많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기업에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CEO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이 법률은 노무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굉장히 광범위하게 묻게 될 것이다. CEO는 전사적으로 내부 규정과 실행 준수를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개정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과 그 시행령이 새해부터 본격적인 적용에 들어간다. 탄소 감축을 한층 강화하기로 지난해 말 결정되면서 올해부터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목표’를 강력하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 이행 계획이 수립되고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개별기업은 감내하기 어려운 감축량에 직면할 수도 있다.
3월 주총 시즌에는 국내외 주주나 투자자들로부터 기업의 ESG 이슈에 대한 요구 사항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주총에서 주주 발의 안건 형식으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관철됐듯이 환경과 산업재해, 정보보호 등과 관련된 안건들이 우리 주총에도 등장할 것이다. ESG 흐름을 반영한 기업의 중장기적인 비전과 성장 전략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도 급증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관련 이슈에 무관심하거나 무지한 임원들에 대해서는 국내외 주주들의 견제와 비토가 이어질 것임은 명백하다.
올해는 또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산 1조원 이상의 기업이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기업지배구조의 10대 핵심 원칙에 대한 준수 현황을, 그리고 미준수시에는 그 사유 등을 기재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하고 공시해야 한다. 아울러 올해는 작년 12월 정부가 내놓은 한국형 ESG(K-ESG) 가이드라인을 기업들이 적용해 볼 수 있는 첫 해이기도 하다. 이 가이드라인은 ESG 이행과 평가의 핵심 공통사항 61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부터 공급망 실사 등에 있어 ESG 경영의 필요성이 급증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에 유용한 지표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2022년은 이제 기업들이 각자 ESG 시대에 맞는 자기만의 ESG 전략을 구축해야 하는 해다. 어떻게 ESG 환경을 극복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탄탄한 기획력과 실행력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발전’의 모습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입증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특성에 맞는 ESG 전략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실행해 나가야 한다.

모든 기업이 호랑이가 될 필요는 없다
조직 구성원들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CEO들이 먼저 배우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SG의 특성상 전체 부서가 참여하고 모든 구성원이 실천해야 하지만, 기업에서 ‘모두의 일은 아무의 일도 아니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기업에서 ESG 부서를 만들고 ESG 담당자를 임명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일을 리딩하는 게 CEO의 책임이다.
어떤 기업은 완벽한 ESG 전략을 위해 대기업이나 선도기업의 전략을 모방하기도 하고, 어떤 기업은 그 규모에 지레 겁을 먹고 ESG 전략을 시작하는 데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ESG 전문가로서 한 가지 분명히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모든 것이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서둘러서 ESG 전략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리게 될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저명한 전문가들은 2022년 트렌드 분석에서 기업이 호랑이가 될지, 고양이가 될지 기로에 서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SG에 관한 한 모든 기업이 호랑이가 되는 것을 지향할 필요는 없다. 고양이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섣불리 다가가고 만질 수 없는 호랑이보다는 반려묘가 훨씬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을 테니까. 

 

      김병철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겸임교수

 

CEO& Januar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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