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Interview, 전은선 얼스랩 대표

완도 청정해역의 해조류 성분을 함유한 국산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얼스랩 전은선 대표는 브랜드 파이콜로지(Phykology)를 통해 K-클린뷰티의 효능과 더불어 220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깨끗한 우리 바다와 섬을 전하고자 한다.

요즘 자연주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대표님이 론칭하신 브랜드인 파이콜리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주요 사업 영역에 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파이콜로지는 비건이면서 동시에 친환경적인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킨케어 제품 중심으로 상품이 구성되어 있고, 비건과 친환경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점차 색조나 미용도구 등 인접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파이콜리지 제품에 한국의 정서가 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나라의 섬, 완도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듭니다.

다시마와 미역귀 등 완도의 해조류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대표 원료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파이콜로지는 원료사와의 협업을 통해 발효 미역귀 추출물이라는 독자적 원료를 사용하여 스킨케어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산모의 몸 회복을 위해 미역을 섭취하고 생일마다 미역국을 끓여 먹는 등 해조류의 영험함을 잘 알고 있는 민족입니다. 미역의 생명력을 담은 미역귀에 함유된 ‘후코이단’ 성분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우수한 성분이며, 이미 해외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한 많은 브랜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가장 잘 알고 가장 많이 재배하는 성분, 그 성분과 정신을 담은 제품을 통해 참다운 K-뷰티 제품으로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파이콜리지의 워시오프팩이 주요 온라인 뷰티 채널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는데, 이 제품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지요.
‘씨위드 버블 클레이 마스크’는 뷰티 스탠더드를 제시하는 유명 매체에서 효과를 검증받고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공식몰에서 완판을 기록한 제품입니다. 풍부한 미네랄 성분을 함유한 다시마와 천연 미역가루가 피지, 모공, 각질을 자극 없이 한 번에 케어할 뿐만 아니라 바르고 씻어내는 팩으로 바쁜 일상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다시마와 미역은 40종의 미네랄과 비타민이 함유돼 건조한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줘 촉촉한 마무리감이 좋습니다.

SNS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장려하고 제품 생산과정에서 비건 원료만을 사용하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등의 규범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파이콜리지의 어떤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는 걸까요?
환경 문제, 동물 권익에 대한 이슈는 더 이상 일부 사람들이나 소비자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자가 함께 신경 쓰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의식 수준에 올바른 선택지를 제공하고, 조금이라도 지구와 동물에게 도움이 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점점 친환경 코드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이러한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친환경을 지향하다 보면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수출 자체를 할 수 없는 나라도 있습니다. 또 패키지 포장에 대한 부수적인 제작 비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주의하고 신경 쓸 게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고하게 밀고 나가려고 하는 브랜드 철학입니다.

패션 분야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재직해 오셨는데, 화장품 회사를 시작하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미국 버클리대학에 방문학자로 1년을 보내면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에 대해 조사를 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하고는 일반 소비재의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는데, 일부 화장품 브랜드들이 당당히 미국 대표 유통채널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처럼, 좀 더 한국적인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두드려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귀국 후 바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CEO로서 대표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인지요?
대기업의 경영진으로 있다가 소상공인으로 사업을 하게 되니 사람의 소중함이 뼈저리게 와 닿습니다. 인사가 만사이고 인재를 알아보고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신생 회사로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통과하며 회사가 존폐 위기를 넘나들 정도의 휘청임을 겪기도 했습니다. 성사되기로 한 계약이 없어지기 일쑤였고 플랜 B가 없으면 지속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을 도리어 기회로 바꿔준 건 작은 인연들이었습니다. 안 지 얼마 안 된 거래처가 갑자기 수출길의 물꼬를 터주기도 하고, 제품을 써본 고객이 홍보를 자처해주기도 하면서 말이죠. 이런 순간들 덕분에 새로운 전략을 짤 힘을 얻은 것 같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세계 유수 브랜드만 유통하는 해외 대형 리테일러에게서 먼저 입점 제안이 왔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간 우리가 해왔던 일이 그들에게 닿았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뻤습니다. 당시 내부 사정상 입점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하면 된다’는 가능성을 깨달은 경험입니다. 

사진 박상현 

 

CEO& January 2022 

저작권자 © 월간 CEO&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