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리더스기술투자 회장 | 에이티세미콘 회장

타고난 사업가이자 탁월한 승부사인 김형준 회장이 투자·금융업계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리더스기술투자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그가 세운 차별화 전략은 인재와 기술력이 확보된, 유니크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신생 기업에 과감한 초기 투자를 단행하는 것. 투명성과 안정성을 견지하면서 예리한 분석과 통찰력으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보다 공격적인 초기 투자로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려 업계 평판을 확보하고, 여기에 투자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김 회장의 마스터플랜이다. 앞으로 도전적인 중소·벤처기업들이 우량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직접적인 투자뿐 아니라 창업 컨설팅 및 경영정보 제공, 경영관리 상담, 마케팅·영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열정과 전문성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운명이란 사전적으로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는 처지를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운명을 타고난다. 미셸 푸코는 철학자의 운명을, 아레사 프랭클린은 가수의 운명을, 이소룡은 액션배우·무도가의 운명을 타고나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물론 법조인이나 기업인으로 살다가 정계에 입문하면서 인생이 큰 폭으로 바뀌는 등 드라마틱한 삶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있다.
리더스기술투자 김형준 회장은 평생 기업을 경영했던 선친의 영향으로 사업가의 운명을 타고났다. 어린 시절부터 이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여겼으며,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20대 후반부터 CEO의 길을 걸어왔다. “개인적으로 영화와 음악, 운동을 좋아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다른 길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잠시나마 일탈을 꿈꿔보기도 했으나 제가 가야 할 길은 잘 알고 있었죠. 저는 제 인생에 만족하며 지금도 더 좋은 CEO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생·유망 기업에 과감한 초기 투자 단행한다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에이티세미콘을 이끌어온 김형준 회장은 지난 5월 리더스기술투자를 전격 인수하며 국내 투자·금융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동종·유사업종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이 아닌 분명한 신사업 진출이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리더스기술투자는 1986년에 설립된 회사로 코스닥에도 상장되어 있는 투자·금융기업입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국내 우량 중소·중견기업들을 발굴해 해당 기업에 적합한 투자 모델을 구축하고, 투자 기업이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성장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넨셀 등에 투자하며 바이오 시장에서 이슈의 중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에이티세미콘이 리더스기술투자를 인수한 이유는 명백합니다. 앞으로 리더스기술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 투자 관련 네트워크와 솔루션을 120% 활용할 생각입니다. 특히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고,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타고난 사업가이자 탁월한 승부사인 김형준 회장. 치열한 투자·금융업계에서 그가 세운 차별화 전략은 인재와 기술력, 유니크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신생 기업에 과감한 초기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투명성과 안정성을 견지하면서 예리한 분석과 통찰력으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공격적인 초기 투자로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려 업계 평판을 확보하고, 여기에 투자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김 회장의 마스터플랜이다.
“리더스기술투자는 30여 년의 투자 경험을 자랑하며, 엄정한 투자 심사와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투자 기업들이 우량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해왔습니다. 물론 그 지원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이커머스,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투자 경험과 투자조합 운영을 통해 습득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벤처기업, 투자사, 주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경영철학은 ‘신뢰와 열정, 도전’
김형준 회장이 CEO로 살아온 기간은 올해로 24년.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짧지 않은 시간을 거쳐 오면서 ‘신뢰와 열정, 도전’이 그의 경영철학으로 갈무리됐다. 흔히 말하는 지장, 용장, 덕장 중에 그는 용장에 가까울 것이다. 적지 않은 리스크가 뒤따르는 투자·금융업에 과감하게 뛰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이다.
“저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임직원들의 고충과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내부 교육 시스템을 통한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이 아무리 좋은 목표와 비전을 세우고 뛰어난 인재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각 직원이 열정과 도전정신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 속에서 개개인이 ‘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고, 이것이 하나로 모여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성공의 키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은 아침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출근하기 전의 두 시간을 오롯이 자신에게 투자한다. 그는 운동과 명상, 독서와 사색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와 인사이트를 얻고 이를 비즈니스에 녹여낸다. 경영은 종합예술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날 음주가 포함된 저녁 약속이 있을 때도 이 루틴은 오랫동안 꾸준하게 유지돼 왔다.
“저의 좌우명은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항상 최선의 열정을 다하자’입니다. 뭐든지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이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중요한 일인지 하루하루 늘 상기하곤 합니다. 매일 아침 저는 주문을 외듯 ‘오늘도 뜨거운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자’라고 다짐하며 회사에 옵니다. 그러면 단 한 시간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게 됩니다.”

구립 강남노인복지관에서 도시락 봉사에 참여 중인 김형준 회장
구립 강남노인복지관에서 도시락 봉사에 참여 중인 김형준 회장

국제의료봉사단체 이사장으로 나눔 활동에도 앞장서
대부분의 성공한 CEO들은 자선·봉사활동에 인색하지 않다. 하지만 이것이 진심인지, 그저 자신과 기업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것인지 파악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김형준 회장은 전자에 해당한다. 오랜 기간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봉사활동을 이어온 그는 올해 4월 국제의료봉사단체 ‘더 에이치 희망 플러스’를 설립하고, 단체의 이사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국제의료봉사단체로 신규 등록된 더 에이치 희망 플러스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전 세계 이웃에게 작은 희망을 더해주고자 ‘희망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외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의료 기반이 취약한 국내 지역에 의료봉사, 긴급구호, 아동·청소년의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고, 해외에서는 의료시설이 열약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료 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또 재난 지역·국가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우리 단체는 30회 이상 성실히 국내외 봉사활동을 수행해 왔습니다. 지난 8월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입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전남 장흥군에 방역용품을 즉각 기부한 바 있으며, 베트남에는 코로나19 방역용 마스크를 전달했습니다. 앞으로 국경을 넘어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지난 7월 22일 더 에이치 희망 플러스는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의사들의 도전’을 모토로 올해 3월에 출범한 케이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케이닥은 미국·일본을 비롯해 해외 진출을 원하는 의료인들을 위해 USMLE(미국의사고시)·JMLE(일본의사국가시험) 등 기본적인 자격 취득 정보는 물론 해외 연수 및 현지 정보 등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세계 이웃을 위한 나눔 활동을 모색하는 의료인들을 아프리카미래재단, 글로벌케어, 비전케어, 국경없는의사회, 가나안농군학교, 닥투게더 등 공신력 있는 NGO와 연결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
양측은 적극적인 상호협력을 통해 글로벌 의료봉사 활동을 확산하고,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한 의료 활동을 함께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소외된 노년층을 위해 노인복지관을 설립하고, 안과(눈 관리, 녹내장·백내장)와 치과(틀니 관리법, 치주염), 뇌졸중, 심근경색 등 주요 노인질환에 대한 건강강좌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더 에이치 희망 플러스와 케이닥은 MOU를 체결한 이후 국제 의료보건을 위한 첫 협업 활동으로 지난 8월 비대면 온라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부열 부교수, 고려대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김윤환 명예교수, 아프리카미래재단 박상은 대표, 성남시의료원 중환자의학과 정중식 과장의 강연이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중소기업 활성화로 국가경제 발전, 일자리 창출 선도
2000년 인터넷이 일상과 업무의 새로운 축이 되고, 2010년 스마트폰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뒤바꾸면서 경영·산업계의 지형도는 큰 폭으로 변화했다. 혁신을 거부한 기존의 거대 기업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시대를 앞서는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작은 기업들이 새로운 메인스트리머(mainstreamer·주류파)로 떠올랐다. 그리고 변화의 물결은 갈수록 빨라지고 거세지고 있다. 이런 시점이기에 투자·금융업 진출이라는 김형준 회장의 용단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며 국내 산업계는 기술적으로 가히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전체 기업의 8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렇게 급변하는 산업계에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한 중소·벤처기업들이 국가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벤처’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1986년부터 도전적인 중소·벤처기업들이 우량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직접적인 투자뿐 아니라 창업 컨설팅 및 경영정보 제공, 경영관리 상담, 마케팅·영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열정과 전문성을 가지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의 꿈은 원대하다. 단순히 투자·금융업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춰 기업의 미래 가치를 정확히 예측하고, 그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여 새로운 유니콘 기업들을 육성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소기업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인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되면 작금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리더스기술투자는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과 노하우,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추고 있습니다.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탁월한 안목과 책임 있는 투자로 중소·벤처기업 CEO 여러분의 미래와 함께 하겠습니다.”
존경받는 CEO가 되기 위해서는 견조한 경영실적과 함께 주변의 평판도 좋아야 한다. 김형준 회장과 오랜 기간 연을 맺어온 강병규 전 안전행정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여러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하고 있는데, 김형준 회장님도 그중 한 분입니다. 사람들과 좋은 소통을 하시는 분이라 눈여겨 봐왔는데, 남다르신 점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판단력과 혜안을 갖추신 분입니다. CEO의 필수 덕목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제가 몇 번 확인했는데 위기를 오히려 반등시켜 기회로 만드시는 걸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여기에 통찰력도 뛰어나시더군요. 미래 상황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고 확신이 확고하신 분입니다.”   

인터뷰 중인 김형준 회장과 본지 손홍락 발행인
인터뷰 중인 김형준 회장과 본지 손홍락 발행인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임흥열  Photographer 권용구    

 

CEO& Novemb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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