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구로지사. 이곳에 있는 건강증진센터에는 많은 스마트 헬스케어 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을 찾은 한상근 대표는 헬스원의 제품들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한 대표가 이끄는 헬스원은 전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17개 지사에 있는 건강증진센터에 스마트 헬스케어 전용 런닝머신, 자전거 및 웨이트기구를 공급하여 왔다. 삼성전자와 기술 및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미래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한상근 대표를 만나 스마트 헬스케어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현재 운동기기는 ICT와 의료기기가 운동기기에 접목이 되어 개인의 총체적인 건강관리를 해주는 개념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IT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의료 분야와의 융합은 한층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묻자 한상근 헬스원 대표는 ICT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헬스케어 사업은 AI에서 선정한 10대 미래 전망 사업중 하나다. 그만큼 대기업들의 관심도 높아 삼성, SK, LG 등 굴지의 기업들이 관심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미래 먹거리 분야로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돛을 올리고, 지난 2015년 12월 전사적으로 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포함 하드웨어 개발을, 삼성SDS는 건강관리 솔루션을, 삼성생명은 건강관리 서비스를 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략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든든한 기술력과 제품력을 가진 국내 헬스케어사업 협력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헬스원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와 기술협약을, 2020년에는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해 미래 헬스케어 건강관리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기업인 삼성전자가 헬스원과 손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헬스원이 가진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웨어러블 사업만 따지고 본다면 헬스원이 삼성보다 먼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0년 헤어밴드형 심박수 측정기를 개발 성공하였고, 지난 2007년과 201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헬스케어 장비를 공급한 바 있죠. 머지않은 미래에는 정부가 국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러한 웰니스(Wellness) 시대를 대비해 저희 회사에서는 헬스케어 서비스와 제품, 그리고 생체 센싱을 통한 건강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개척
일반적으로 헬스케어라고 하면 크게 의료서비스와 건강관리 분야로 구분된다. 헬스원은 건강관리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기업으로, 한상근 대표는 지난 2003년 헬스기구 및 헬스케어 시스템, 웨어러블 장비 제조를 전문하는 기업인 헬스원을 세웠다. 현재 헬스원은 국내 유명 대학을 비롯해 대기업 등과 공동으로 제품 개발에 참여, 첨단 IT 제품과 헬스기구를 융합해 새로운 스마트 헬스케어 건강관리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헬스원의 헬스케어 디바이스는 각종 기관과 기업, 대형 피트니스 센터 등과 지속적으로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세계 60여개 국가에 수출을 해왔다. 헬스원이 내놓고 있는 제품들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수한 디자인과 앞선 기술력 때문이다. 
“러닝머신 HERA-9000A에는 삼성전자에서 개발한 바이오 프로세서(Bio Processor)를 탑재하고, 생체 전기저항 측정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을 응용한 체지방 측정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신소재인 마그네슘을 사용하여 무게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킨 가정용 워킹머신 워크로(WalkRo)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작동하며 운동정보를 기록 공유하는 스마트 워킹머신으로 주목을 끈 바 있죠. 무선 심박측정기 HERA Fit PRO는 운동 중에도 동잡음 없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사용자의 심박수 체크가 가능하며 여러명을 대상으로 심박수 변화를 분석하여 지구성 운동수행 능력을 모니터링 하는 그룹운동모니터링 시스템 HERAFit ON에 적용하였으며 이 시스템은 향후 헬스케어 건강관리 산업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헬스원의 제품 중 가정용 워킹머신 워크로(WalkRo)가 눈에 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홈트가 유행으로 번지며 가정용 워킹머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가정에 워킹머신을 들여놓으면 몇 번 사용하고 난 뒤 자리만 차지할 뿐 덩그러니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아요. 워크로는 가정에서도 작은 공간에서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개발된 제품이죠.” 
워크로는 콤팩트하고 보관하기 편하도록 개발되었다. 높은 재료비 부담이 있지만 마그네슘 재질을 사용함으로서 가벼운데다 전자파까지 막아준다. 소음도 적어 아파트 등 층간소음이 있는 공간에서도 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좋은 재질과 우수한 품질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지만 워크로는 중국의 저가 짝퉁제품으로 시장에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 2017년 중국 수출을 약속받았지만 중국 시장 내 고질적인 문제인 카피 제품으로 수출 협상이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워크로 등 저희 제품에 첨단기능을 탑재하고자 했던 것도 결국에는 중국 시장 내 카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단순 제품은 카피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첨단기능은 쉽게 카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대표는 한국의 IT 기술은 중국이나 여타 다른 나라에서 쉽게 카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품에 이를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돌파구라고 말한다. 그가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 연구에 더욱 더 몰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밴드인 HERA-Fit으로 운동 중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체크하고 있는 한상근 대표
스마트밴드인 HERA-Fit으로 운동 중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체크하고 있는 한상근 대표

IT 기반으로 한 스마트 헬스케어 
지금이야 헬스원이 헬스케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사업 구상 시점인 1996년(사업 시작은 2003년)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소득 수준은 1만달러 전후였고, 특별히 건강에 대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한 대표는 어떻게 헬스케어 시장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을까. 
“1996년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었는데, 미국인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많이 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바로 그곳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사업을 하게 된다면 헬스나 건강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가 되었죠.” 
한 대표가 운동기구 중에서도 러닝머신에 주목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러닝머신은 단순한 기계로 보실 수 있지만 ICT 및 의료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입니다. 건강관리를 하는데 있어서 러닝머신에 ICT 및 의료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건강관리 플랫폼 역할을 기대할 수 있죠.” 당시 한 대표는 헬스 사업에서 어떻게 경쟁우위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사용편의성 높여야겠다는 생각으로 TV모니터를 탑재하였다. 
“하지만 TV 모니터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편의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블루투스를 떠올렸습니다. 당시만 해도 기기에 블루투스를 적용한다는 건 생소한 개념이었죠. 블루투스 무선헤드폰을 러닝머신과 연동되도록 적용했습니다. 세계 최초였죠.”
한 대표는 TV가 장착된 러닝머신 전 제품에 대해 ‘Bluetooth wireless headset’ 시스템을 기본 스펙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블루투스를 적용해 운동 시 음악재생, 동영상, 인터넷 사용시 선연결 없이 무선으로 청취할 수 있어 이어폰 선에 의해 방해받는 불편함이 해소되고 편리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이야 흔한 기술이 되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 혁신이었다. 이는 헬스원이 도전한 혁신에 있어서 시작에 불과했다. 
2010년 3월 17일자 매일경제신문에는 ‘머리띠 모양 무선 맥박측정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머리띠만 두르면 자동으로 맥박을 잴 수 있는 무선 맥박측정기였다. 헬스원은 전자부품연구원과 공동개발로 무선 맥박측정기를 탄생시켰다. 
“당시 선수들이 기존에 맥박을 측정하려면 유선 전극을 가슴 여러 곳에 부착하고 측정해야  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무선 맥박측정기는 머리띠 형태로 착용하면 컴퓨터와 블루투스로 연동돼 자신의 맥박 정보를 자동으로 전달할 수 있죠. 번거롭게 가슴 여러 곳에 전극을 부착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운동자 맥박을 무선으로 모니터링 해 병원과 체력관리센터로 전송해 데이터로도 활용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한층 진일보한 혁신이었다. I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삼성의 기술력 품은 헬스원의 러닝머신 
일반적으로 영장류의 경우 평생 동안 뛰는 심박수가 25억회라고한다. 안정시 심박수가 빠른 사람은 그만큼 빨리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보통 대사성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안정시 심박수가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상시 운동을 통해 안정시 심박수를 낮추어야 한다. 이러한 심박수 변화는 심박측정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적절한 운동 강도를 유지하며 운동을 해야 한다.  
“최대심박수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22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수치입니다. 최대심박수의 90% 이상 올라가면 활성산소가 생기면서 피부가 노화되고, 운동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치게 되죠. 건강에 좋다고 무작정 뛰어서는 안되고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는 똑똑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기의 도움을 받아야 하죠.” 자신의 심박수가 목표로 하는 것보다 낮으면 러닝머신이 알아서 속도를 높이고, 높으면 자동으로 속도를 낮추는 기능 등이 그런 것이다. 즉 기기가 심박계와 연동이 되어 적정 운동 강도를 스스로 찾아 동작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심박계에서 측정한 심박수를 러닝머신에 보내 기기 내에 있는 계산기에서 사용자의 최대산소섭취량을 간접 측정함으로써 본인의 심폐능력을 인지하고 사용자에 맞는 운동 강도를 알아서 조절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보인 제품에 이러한 기능들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죠.”
‘러닝머신 HERA-9000A’가 대표적이다. HERA-9000A는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탑재한 런닝머신으로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OS가 그대로 적용됐다. 기존 제품은 윈도우 운영체제나 펌웨어로 제품을 동작했는데 다양한 기능 탑재가 어려워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품에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장착함으로써 인터넷 연결, 유튜브 시청, 미러링 기능, 터치스크린, 가상현실 기능, 심폐지구력 간접측정기능 등 다양한 앱을 탑재했습니다. 체지방 측정기능, 갤럭시 시계와 트레드밀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은 헬스원과 삼성전자 간에 공동개발을 통해 완성한 기능입니다.”
데이터의 품질 면에 있어서도 헬스원의 제품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체지방 측정 기능은 정확도 면에서 신뢰할 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바이오 프로세서(Samsung Bio Processor)’를 트레드밀에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의 갤럭시 와치와도 연동이 가능하는 점도 강점이다. 
디자인 면에서도 헬스원은 경쟁사를 압도한다. 2006년, 2012년, 2015년 헬스원 러닝머신 및 바이크가 굿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상을 휩쓸며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능만 좋다고 해서 사용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능을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헬스원의 모든 제품이 각종 디자인상을 휩쓸고 있는 것은 한상근 대표의 이러한 디자인 철학도 한 몫 한다.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로 도약할 터
러닝머신이나 바이크 등 헬스기구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가 이 시장에 발을 디딘 것은 다른 가능성을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저희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들은 비즈니스 개발을 위한 캐쉬카우 사업 아이템일 뿐이고 궁극적으로는 제품들을 기반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생체 센싱을 통해 개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을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로 도약하는 것이 헬스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코로나19 이후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 기술력이 세계 어디를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앞서가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문제는 아직까지는 손꼽히는 스타 서비스 플랫폼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건강관리 플랫폼 서비스는 춘추전국시대처럼 난립하고 있습니다만, 그 중에서 국민들이 인정하는 스타 서비스 플랫폼은 나오지 않았어요. 대기업이 도전하기에는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이 도전하기에는 비용과 조직력이 없기 때문이에요. 향후 이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미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선두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 증가로 점차 많은 거대 IT 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유전자 정보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개인 맞춤서비스도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근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적극 이용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헬스기구, 특히 유산소 기구는 이제 전자제품으로 분류됩니다. 전자제품과 IT 분야는 한국이 세계 최고죠.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고 헬스원은 이런 대기업과 업무 제휴계약을 체결하여 그들의 앞선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시장에서는 해외 브랜드 제품에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브랜드 제품은 A/S 등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데도 말이죠. 국산 브랜드로서 저희 헬스원이 더욱 더 분발해야겠다고 매번 다짐하는 이유입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국산 스마트 헬스케어 제품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날이 곧 오리라 믿습니다.”  


Editor 장정현  Photographer 권용구    

 

CEO& July 2021

 

저작권자 © 월간 CEO&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