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영국 노팅엄의 Byard Lane에 첫 매장을 오픈한 폴 스미스는 최근까지 70개 이상의 국가에 1,700개가 넘는 스토어를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다. 이채로운 사실은 세계 각지의 모든 스토어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각 스토어에 해당 지역의 환경과 성격이 반영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폴 스미스의 아이디어는 스토어의 디자인, 전시품, 상품 계획 등에 반영돼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폴 스미스는 남성복으로 시작해 여성, 아동 부문으로 컬렉션을 확장시켜 나갔다. 현재는 슈즈, 액세서리, 향수, 홈 인테리어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그리고 매년 두 차례 파리 남성 패션위크(Men’s Paris Fashion Week)에서 컬렉션을 선보인다. 폴 스미스의 첫 남성 컬렉션 역시 1976년 파리에 있는 친구 아파트를 빌려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위대한 천재의 특별한 여정은 작은 의류 창고 매장에서 출발된다.

화려한 세계의 중심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도 특별한 기술도 없던 16세의 폴 스미스는 아버지 등에 떠밀려 고향 노팅엄의 작은 의류 창고 매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컸던 폴 스미스는 레이싱 사이클리스트를 꿈꿨다. 하지만 17살에 겪은 끔찍한 사고로 그 꿈을 접게 된다. 6개월 동안의 입원생활 동안 그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며 퇴원 후에도 꾸준히 모임을 가졌는데, 우연하게도 만남의 장소가 예술대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의 펍이었다. 폴 스미스와 친구들은 몬드리안(Mondrian), 앤디 워홀(Andy Warhol), 코코슈카(Kokoshka), 데이빗 베일리(David Bailey)에 대해 토론했고,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등의 음악에 열광했다. 이 당시 폴 스미스는 자신이 화려하고 흥미로운 세계의 중심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그로부터 약 2년 후 폴 스미스는 여자 친구이자 현재 부인인 폴린 덴여(Pauline Denyer)의 격려와 지원으로 1970년 노팅엄에 자신의 첫 부티크를 오픈한다. 밤에는 테일러링 수업을 수강하고 RCA에서 패션을 전공한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의류 제작에 나섰다. 그리고 같은 해 자신의 이름을 딴 폴 스미스라는 브랜드로 첫 번째 남성 컬렉션을 파리에서 선보이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브랜드의 철학인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 최고의 품질 및 정통성’을 이어오며 창립 초기 정립한 ‘변형된 클래식(Classic with a Twist)’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50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폴 스미스는 최고의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사랑하는 전통과 클래식에 자신만의 솔직한 유머와 익살스러움, 그리고 패션과 문화를 적절히 결합해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폴 스미스(Paul Smith)를 비롯해 PS 바이 폴 스미스(PS by Paul Smith), 가방과 슈즈를 포함한 액세서리 등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중인데, 여기에 폴 스미스 러그(Paul Smith Rugs), 차이나(China), 아이웨어(Spectacles), 향수(Fragrance)는 라이선스로 전개하고 있다. 폴 스미스 컬렉션은 영국 노팅엄과 런던에서 디자인되며, 대다수 제품이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컬렉션은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의 원단을 주로 사용한다.

호기심, 열정, 그리고 위트
폴 스미스의 디자인은 항상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샤프한 컷팅이 돋보이는 전통 영국식 테일러링에 위트 있는 디테일을 더해 풍부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퍼플 라이닝이 들어간 핀 스트라이프 수트, 명금(Songbird)이 새겨진 트위드 재킷, 라임과 그린이 돋보이는 윈도우페인 체크 패턴을 넣은 클래식 코트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폴 스미스의 스토어는 가장 영국적인 스타일과 창의성이 가미된 독특한 디자인을 동시에 반영한다. LA 멜로즈 에비뉴의 쇼킹한 핑크 빌딩부터 도쿄 진구마에의 일본 정원의 모습을 갖춘 매장까지, 폴 스미스 매장은 전부 독특하고 색다른 캐릭터를 보여준다. 여기에 각 매장은 쥬얼리, 서적, 미술품, 앤티크 등 다양하고 유니크한 오브제들이 상품과 더해져 흡사 쇼 케이스 같은 역할을 한다.
한편, 폴 스미스는 다양한 글로벌 디자인 기업과 수많은 협업을 해왔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호기심에 기인한 것으로, 폴 스미스가 강조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디자인 모토와 일치한다. 예술가, 디자이너, 음악가, 사진작가 등과 협업해 디자인에 풍성함을 더하는 동시에 한정판 에디션으로 독창적인 아이템도 창출해 낸다. 최근에는 글로브트로터, 앵글포이즈, 라이카, 존롭, 라파, 랜드로버, 까렌다쉬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폴 스미스는 자신이 실행하는 절충의 미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선두에 있는 유니크한 영국 브랜드다. 폴 스미스의 스토어에서는 진귀한 앤티크와 최고의 테일러링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우리의 수트를 살 때 앉아서 기다리던 의자를, 수트 구입 후 당신이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문 앞에 놓아두게끔 할 수 있다”

작년 브랜드 설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폴 스미스는 아카이브 프린트를 재해석한 캡슐 컬렉션을 론칭했다. 이번 캡슐 컬렉션은 그 동안 폴 스미스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대표적인 아카이브 그래픽을 활용했으며, 주요 프린트로는 애플, 스파게티, 플로럴 로즈 등이 있다. 1988년부터 2002년에 걸쳐 축적된 아카이브 그래픽은 폴 스미스 고유의 컬러풀하고 그래픽적이며, 때로는 초현실적인 프린트 디자인의 스냅샷이다.
더불어 50주년을 맞아 폴 스미스 재단을 설립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다. 50년간 영국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성장시켜온 폴 스미스는 자신의 열정과 결단력을 바탕으로 패션 디자이너 및 기업가를 꿈꾸는 재능 있는 젊은이들에게 경험을 공유하고 탐험하며,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한편 대중들이 흥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조언과 영감을 줄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폴 스미스의 콘셉트이자 지향점인 ‘변형된 클래식’은 시대에 흐름에 맞춰 ‘위트 있는 클래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늘 강조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다(You Can Find Inspiration in Everything)’라는 말은 고가의 예술작품부터 일상생활까지 삶의 매 순간마다 영감을 받으며, 창조적 컬렉션으로 탄생시키는 진중하고 위트 있는 매력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다.  

 

카메라는 폴 스미스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이다.
포토 리얼리즘을 의상에 최초로 활용한 사람도 바로 폴 스미스다.
“그 어떤 것에서도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을 제대로 보지 않았을 뿐이다”

 

You Can Find  Inspiration in Everything

 

Editor 문효근   Cooperation 폴 스미스

 

CEO& January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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