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 본능이다. 달려야 살고 달리기 때문에 인간인 것이다. 본지에서는 대한민국 No.1 암 전문 미디어 <캔서앤서(CANCER ANSWER)>의 연중기획 칼럼 ‘면역력 해결사, 달리기’를 ‘달리기에 대한 다양한 고찰’이라는 제목 아래 각색, 편집해 연재하고자 한다.

 

직립보행. 인간을 다른 동물과 비교할 때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단어다. 인간은 두 발로 일어섰고, 어느 순간 다양한 위험을 무릅쓰고 직립보행을 선택했다. 그로 인해 인간은 많은 것을 얻었다. 이른바 ‘만물의 영장’이라는 타이틀도 여기서 출발했다.

직립보행의 대가
직립보행으로 얻은 것은 대표적으로 두 팔이다.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함으로써 도구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것이 인간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언어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보 제공의 방법은 짐승도 갖고 있지만 인간처럼 정교한 언어로 발전시키지 못했는데, 아래위로 잘 발달된 구강 구조를 갖게 된 인간은 다양한 음성 신호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언어가 발달한다. 이때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호흡이다.
달리기 책의 고전인 <본 투 런>에는 토끼의 스프링 같은 몸 움직임이 호흡과 연계돼 있음을 알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토끼가 도약하면서 등을 쭉 펴는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뿐 아니라 호흡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확실했다… 치타가 몸을 길게 뻗어 한 걸음 나아가면 흉곽이 뒤로 당겨지며 폐에 공기가 들어간다. 그 다음 앞다리가 뒤쪽으로 움직이며 앞발과 뒷발이 닿는다. 척추가 휘어지고 흉곽이 조이고 공기가 빠져나간 폐가 쪼그라든다… 초기 인류가 어떻게 해서 모든 피조물 중에서 유일하게 관절을 펴고 일어나 서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낸 사람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 바로 숨을 쉬기 위해서였다! 목구멍을 열고 가슴을 부풀리고 지구상 그 어떤 피조물보다 공기를 많이 빨아들이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숨을 잘 쉬게 될수록 더 잘 달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었다”
 


호흡 조정이 가능한 인간
달리기에서 호흡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헐떡헐떡’, ‘헥헥’ 거리면서 숨을 쉬는 사람은 잘 뛸 수 없다. 멀리 오래 뛸 수 없다. 부드럽게 리듬을 타면서 편안한 호흡을 해야 제대로 멀리 뛸 수 있다. 인간만 가능한 부분이다.
개와 말처럼 네발짐승도 잘 뛰긴 한다. 횡격막이 요추에 고정되어 있고 그 요추는 부드럽게 잘 늘어난다. 유연한 척추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호흡과 점프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렇게 그들은 철저히 발걸음과 폐의 움직임이 연동돼 있다. 그것은 많이 뛰면 폐의 부담이 그대로 증가한다는 뜻이 된다. 그렇게 빠른 숨을 계속 거칠게 쉬어댈 수는 없다. 그래서 오래달리기가 되면, 인간과 비교되기 시작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과호흡이라는 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데, 지나치게 큰 호흡을 빨리 오래 하면 발생한다. 짐승이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 바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빨리 짧게는 달릴 수 있지만 빠르게 오래 뛸 수는 없다. 체온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폐와 사지의 연결구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
인간은 털 없는 가죽을 선택해 온몸으로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몸의 사지와 분리된 호흡기를 가지면서 호흡을 몸의 움직임과 어느 정도 분리해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유로워진 폐가 언어의 발달을 가져온 것은 부수효과라고 해야 할까?
 


유연한 장거리 긴 호흡
마라톤으로 상징되는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바람직한 호흡방법은 흔히 말하는 2 대 2 호흡법이다. 두 번 발을 내딛고 숨을 내쉬고 두 번 더 발을 내딛고 숨을 들이쉬는 방법이다. 리듬을 탄 호흡을 해야 오래 자세를 유지하면서 잘 뛸 수 있기 때문에 호흡은 매우 중요하다. 2 대 2 호흡법을 훈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흐흐하하 숨쉬기’다.
‘흐’는 들이마시는 숨이고 ‘하’는 내쉬는 숨이다. ‘흐’ 2번, ‘하’ 2번 되풀이하면 된다. 물론 달리기에 익숙해지면 소리를 내며 숨을 쉴 필요는 없는 일이지만 일단 익숙해지기까지 연습해 보면 도움이 된다. 마치 수영을 처음 배울 때 ‘음~파~’ 훈련을 하듯 달리기를 할 때 왼발부터 시작한다면, ‘왼발-흐 / 오른발-흐 / 왼발-하 / 오른발-하’ 이렇게 소리를 맞추며 뛰는 것이다.
이 방식이 익숙해지면 좀 더 긴 호흡으로 갈 수도 있다. 3걸음 들이마시고 2걸음 내쉰다든가 3 대 1로 들숨과 날숨을 조절하는 등의 자기방식을 찾되 자연스럽고 연속되는 리듬의 호흡을 갖춰야 한다.
마라톤의 경우라면 30㎞ 넘어 골인까지 힘에 부치면 1 대 1 호흡을 할 수도 있다. 오르막에서 속력을 내자면 호흡이 가빠지고 2 대 2 호흡을 유지할 수 어렵다. 이럴 때도 무리하지 말고 1 대 1 호흡을 하면 된다. 과호흡도 기절을 불러올 수 있지만 너무 숨을 참아 뇌로 공기가 제대로 유입되지 못하면 메스꺼움과 구토를 불러올 수 있으니 유의하자. 

Editor 문효근  
Cooperation 캔서앤서 최윤호 편집장(www.canceranswer.co.kr)
 

 

Nov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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