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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접촉하지 않을 권리

CEO& SpecialⅠ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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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접촉하지 않을 권리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18>(미래의창, 2017)에서 발표한 올해 10대 트렌드에 포함된 언택트는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 대면을 불편해 하는 시대 현상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이로 인해 현대인은 소비 행위에 있어 사람과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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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언급한 올해의 소비 트렌드 키워드는 ‘Wag the Dogs’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라는 숙어적 표현인데, 소외되고 배제됐던 사회적 약자나 비주류의 가시적인 약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언택트 역시 이런 맥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기술이 부른 단절
본지에서는 ‘국내외 유통업계, 무인 시스템 바람 뜨겁다'(2017년 12월호 Business Today), 'Call Phobia, 전화 통화 꺼리는 디지털 필담족(筆談族)'(2018년 6월호 Issue) 등을 통해 언택트의 산업 및 사회적 측면을 다룬 바 있다.
키오스크 시스템부터 가상현실 쇼핑, 챗봇, 드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첨단기술이 접목돼 소비활동에 대면 접촉을 지워버리는 언택트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수많은 접촉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기술의 비약적이고 진보적인 발전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 사이의 단절을 부추기는 배경이 되고 만 것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한편 급격히 늘어나는 1인 가구 탓에 ‘혼술’, ‘혼밥’ 등 ‘혼족’ 문화가 유행하며,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사회적 구조가 만연하는 시대 현상도 언택트를 부르는 중요한 요인이다. 
언택트의 보편화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사회에서 소외시키는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갈수록 증가할 언택트 소비 형태에 맞춰 반드시 해소돼야 할 문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언택트 열풍에 대해 ‘현대인이 빈번한 인간관계로 경험하게 되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늘어감에 따라 소비 행위에서도 판매자와 대화를 주고받는 것조차 귀찮고 불편한 일로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하면 혼자라도 쉽고 간편하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의 발전도 이런 인식을 거들기에 충분하다.
감정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현대인들은 언택트를 선택하고 있지만 다양한 사람과 얽힌 갖가지 상황 속에서 겪게 되는 대화와 경험은 대중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학습 과정의 일환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회화라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언택드도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산업 현장에서도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라면 기술적 보완으로 대체하지만 사람과의 대면 접촉이 필요한 장소에는 적합한 인력을 배치하는 유연한 기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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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소비자 모두 선호
최저임금 인상, 기술발전에 따른 소비자 편의성 확대,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 등 환경적 변화도 언택트가 폭 넓게 퍼지는 요인이다. 특히, 유통업계의 경우 무인결제, 간편결제 같은 새로운 결제 서비스 성장률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전자지급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17년도 간편결제 서비스 일일 평균이용건수는 212만 건으로 전년 대비 147.4%나 증가했다. 이용금액도 672억 원으로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정보통신보다 유통 및 제조 분야에서 더 많이 활용됐다는 것이다. 무인결제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의 키오스크 서비스 시장 규모가 도입 초창기인 2006년에 약 600억 원에 그쳤던 것에 비교하면 지난해 2,500억 원 가량으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키오스크 서비스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 연령이 어릴수록 언택트가 주요 소비 트렌드인 탓에 키오스크를 포함한 무인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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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발표한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 보고서>에 의하면 키오스크 서비스가 대면 접촉이 필요한 직원 응대보다 편리하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비교적 키오스크에 익숙한 IT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라고 하지만 키오스크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여성 응답자의 대다수인 95%가 키오스크가 편리하다고 대답했으며, 30대 이하 세대 중 8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키오스크가 편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기시간이 짧다(87%)’ ‘처리시간이 짧다(60%)’ ‘직원과 대면하지 않아 인적사항 노출이 없다(50%)’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는 키오스크로 대표되는 무인화 트렌드는 주문시간 단축, 원가절감 등의 기업 입장과도 맞아 떨어져 거부할 수 없는 추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키오스크 서비스가 실질적인 매출증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이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절감이라는 비용 측면 때문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16.4% 오른 7,530원인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2020년 10,000원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업종에 따라 절감되는 인건비의 폭은 다르겠지만 통상적으로 키오스크 1대가 최소 1.5명에서 3명까지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키오스크 중심의 언택트 트렌드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 매장을 가면 직원보다 키오스크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언택트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소외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급변하는 기술을 미처 따라잡지 못하는 고령 계층이나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에게 정보 소외자라는 사회적 약자의 멍에를 씌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Editor 문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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