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美 법인세율 인하, 지구촌에 경제 전쟁을 일으키다

Special I | U.S.A triggered World War in Corporation Tax Rate Reduction | 2018년 03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美 법인세율 인하, 지구촌에 경제 전쟁을 일으키다

지난해 12월 20일, 미 하원은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의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하는 감세 법안을 찬성 224표, 반대 20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미 하원은 전날 찬성 227표, 반대 203표로 세제 개편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 문제조항을 발견하면서 이를 삭제한 법안으로 재표결을 진행했다.

 

c4e916fcbcd4de517de929249559f529_1520176572_8153.jpg

 

미 의회를 통과한 최종 세제 개편안은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7%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번 소득에 적용하는 최고세율도 35%에서 12~14%까지 인하하도록 했다. 이로 인한 미국의 감세효과는 앞으로 10년간 1조 5천억 달러(한화 1,630조 원)로 추산된다.

 

감세의 긍정 효과 침소봉대 우려
그러나 이 가운데 1조 달러는 기업이, 5천억 달러는 부자들이 챙겨간다는 조사도 있어 민주당은 ‘부자감세’라며 반대했지만 공화당은 ‘미국을 다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해외에서 얼어붙었던 돈 4조 달러가 다시 이 나라로 돌아올 것”이라며 자신의 첫 입법 승리를 자축했다.
미국 정부가 엄청난 액수의 세수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법인세를 인하한 것은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당장은 세수가 줄어들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세수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화당은 법 시행을 앞두고 ‘중산층 감세조치도 많고 감세를 통한 경제 활성화로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3~5%의 경제성장과 개인당 연 4천 달러의 소득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 의회 합동조세위원회(JCT)는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인해 오는 2019년을 기준으로 미국 전체 가계의 48%가 500달러 이상의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초 월마트는 노동자의 최저시급 인상과 보너스 지급 등 처우 개선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시간제 근로자 약 100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며, 월마트가 추가로 지불해야 할 인건비는 연간 3억 달러(3,2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고든해스캣리서치의 레이 영은 ‘임금 인상에 따른 증가분 3억 달러는 월마트 법인세 인하 혜택 중 15% 정도’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월마트의 움직임을 두고 감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같은 날 월마트는 자사 소속의 다른 브랜드 매장에 대한 폐쇄를 발표하기도 해 감세의 긍정적 효과가 부풀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낳고 있다.

 

정부의 바람과 다른 길 걷는 기업들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최저시급을 올리는 데는 감세와 경기활성화로 미국의 소비심리가 달아오르면서 유통업체의 영업실적 개선과 매출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노동시장이 이미 완전고용 상태에 도달해 있기에 노동자 확보가 갈수록 어려질 것으로 판단한 유통업체가 노동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미 정부와 트럼프는 감세로 인해 주식시장이 좋아지고 투자가 늘어나며 좋은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지금껏 미국의 법인세 인하 사례를 살펴보면 소득의 불평등 심화나 국가의 재정 적자 누적을 초래했을 뿐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효과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986년 레이건 행정부 시절 미국은 46%였던 법인세율을 2년 동안 34%로 낮추었고, 2004년 부시 행정부도 35%였던 법인세를 한시적으로 5.25%로 낮췄다. 그러나 당시 기업들은 세금인하로 유보된 자금을 투자 보다는 거의 대부분 자사주 매입(2003년 $1,150억→2004년 $2,007억)과 배당 인상(2003년 $303억→2004년 $1,794억)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 투자는 3,720억 달러에서 3,850억 달러로 3.5% 증가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재정적자만 누적 증가했다.

 

c4e916fcbcd4de517de929249559f529_1520176573_0183.jpg

 

기업 끌어들이기 위한 장기적 포석
이번 감세조치로 해외의 미국 기업(주식 50% 보유 기준)들이 유턴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국 정부가 과감하게 법인세율을 인하한 의도는 미국 기업 및 여타의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당장의 세수는 줄어들더라도 장기적으로 미국에 돌아오는 기업이 늘어나 세수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는 계산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2017년 미 의회예산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해외 미국 기업은 영국(약 9,000개)을 필두로 캐나다, 중국, 멕시코, 독일(약 4,000개) 순이다. 그러나 세금 부담이 낮은 나라는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중국 순이다. 이는 미국 기업이 해외 입지 선정 시 세금 외에 다른 요인들도 고려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국제금융의 중심지이자 EU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의 거점이고, 캐나다와 멕시코는 중요한 인접국이자 북미자유협정(NAAFTA) 파트너라는 점도 고려된 것이다.
또 미국 정부는 이른바 ‘송환세(repatriation tax)’라 불리는 배당소득의 익금불산입(益金不算入) 제도를 채택하고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미국은 2018년 한 해 동안 4,000억 달러의 해외자산이 반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의 ‘US Report’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은 2조 5,000억 달러(약 2,7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촌은 법인세율 ‘감세전쟁’에 돌입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과도한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해외자본 유치 경쟁과 이로 인한 인접 국가의 궁핍화 현상 발생, 건전재정 손상 등을 불러오는 국가별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자제토록 유도해왔다. 그러나 201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1위인 미국이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함으로써 세계 각국은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세제 개편안에 깔린 속내에 대항이라도 하는 듯 일본은 법인세 실효세율 29.97%를 10%P 가량 인하하겠다고 나섰다. 일본의 세제 개편안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혁신기술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율을 20%선까지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도 현 법인세 최고세율 33.33%를 2022년까지 25%로 단계적으로 인하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법인세율을 1%P 낮추어 19%로 인하한 영국은 2020년까지 17%로 낮출 전망이다. 또한, 스페인은 28%에서 25%로, 이탈리아는 27.5%에서 24%로 법인세율 인하 작업에 들어갔다. 아일랜드는 12.5%라는 낮은 법인세율 덕에 애플을 비롯한 세계의 IT 대기업들의 유럽 거점이 되었다.
전 세계가 법인세율을 낮추는 감세 경쟁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화와 인터넷의 발달로 자본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수익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지닌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법인세 인하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디지털 경제의 발전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회피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점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각국의 법인세율 인하는 임금과 가계소득을 높이려는 이유도 있다. OECD 국가 중 법인세율 상하위 각 10개국의 지난 5년간 임금증가율을 비교할 때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의 임금증가율이 높다. 법인세율을 1% 인하하면, 임금은 0.14~0.50%P 증가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법인세율 인하가 투자로 이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기업의 투자가 늘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어 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됨으로써 가계의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주)시이오파트너스 | 월간<CEO&> :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26길 8 인피니티 빌딩 4층 (우 04392) | 문의전화 : Tel 02-2253-1114, 02-2237-1025 | Fax 02-2232-0277
Copyright CEOPARTNERS All rights reserved. 월간<CEO&>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