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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이 뭐길래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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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이 뭐길래

비상장 주식은 증권거래소, 즉 유가증권 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투자자들은 고위험 고수익을 좇아 비상장주식 거래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으나 정확한 정보 없이 묻지마식 투자를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비상장 주식의 가치평가를 위한 여러 방식 중 업무상 배임죄 등 형사사건에서 법원은 델라웨어 블록 방식을 선호한다.

 

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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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소위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이라는 사람의 주식 사기극으로 세상이 시끄러웠다. 그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본시장법상의 금융 투자업 인가도 받지 않고, 미라클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 자문사를 설립해 2014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1,670억 원 가량의 불법 주식매매를 하였다고 한다. 또한 지난 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비상장주식에 대한 성장 가능성·전망 등을 방송에서 거짓 포장해 이야기하고, 이에 속아서 찾아온 투자자들에게 미리 자기가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주식을 비싸게 팔아 150억 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는 투자원금을 보장하고 수익도 올려주겠다고 약속하고 투자자들로부터 220억 원을 끌어 모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증권관련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자신을 ‘주식을 통해 자수성가한 사업가’라고 소개하고, 케이블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여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영장이 딸린 청담동 고급 빌라와 부가티 베이론과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고가의 외제차 사진을 게시하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방송에서 그를 보고 그가 운영하는 투자자문사에 회원가입을 했다. 피해자들은 “문제가 되면 2배로 보상하겠다”는 이희진의 말에 속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장주식에 대한 인식 부족이 사기극의 원인 

이희진이 이러한 사기극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부족이 크게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비상장주식 또는 장외주식이란 증권거래소, 즉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아니한 주식을 말한다. 따라서 거래가 매우 제한적이고, 시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비상장주식 중에는 매우 우량하고 수익을 많이 올리는 기업의 주식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 창립 초기의 스타트업(start-up) 단계에 있는 기업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스타트업 기업들은 대규모 자산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고 영업이익을 내는 경우도 드물다. 다만 미래의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주식이 거래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공식적인 비상장주식 전용 시장인 K-OTC(Korea over-the-counter)가 있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던 비상장주식 장외 매매시장인 ‘프리보드’를 확대 개편한 것으로 2014년 8월25일 개장했다. K-OTC 시장에서 매매하기 위해서 투자자는 증권사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전화, 컴퓨터(HTS) 등을 이용해 매매 주문을 내면 된다. 증권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는 증권사가 고지하는 비상장주식 투자위험성 등 유의사항을 확인해야 주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기극에서 드러났듯이 많은 투자자들이 K-OTC를 외면하고 무허가 사설 비상장주식 거래사이트에 몰려들고 있다. K-OTC의 2015년 거래규모는 약 2,000억 원으로 6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전체 비상장주식 거래시장 규모의 3% 남짓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는 세금과 거래종목의 수 때문이다. 비상장주식은 시세차익에 대하여 10%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반면에 상장주식은 주식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고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매매기록이 남지 않는 사설사이트를 선호하게 된다. 또한 거래 가능한 종목의 수에 있어서도 K-OTC는 현재 137개 정도에 불과하다. 1만 개 안팎의 기업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 전체 비상장시장 종목 수의 1% 남짓에만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이와 같이 K-OTC 거래 가능 기업의 수가 제한적인 것은 현재 매출과 관련된 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공모 실적(50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주 발행 및 구주 매출)이 있는 법인에 한해서만 K-OTC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K-OTC 시장에서 거래되는 137개사의 비상장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비상장기업들의 기업정보는 개인 각자의 능력으로 파악해 볼 수밖에 없다. 정보력이 약한 개인들은 결국 지인을 통해 회사 정보를 듣거나 불법 브로커에게 의존하게 된다. ‘흙수저 출신 자수성가’로 포장한 청담동 주식부자 같은 사기꾼이 판을 칠 수 있는 여지가 그래서 발생한다. 이희진에게 속은 피해자들도 그가 추천하는 비상장주식을 사 두면 장차 기업이 크게 성장하거나 상장이 된 후 큰 자본차익(capital gain)을 올릴 수 있다는 거짓말에 현혹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함정이다.


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를 위한 다양한 방법

그렇다면 거래소에서의 시가가 없는 비상장주식은 어떻게 가격을 매겨서 거래가 이루어질까? 이는 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valuation)의 문제이다.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여기에서는 가장 중요한 방법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기본이 되는 방식은 세법상의 방식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서는 시가가 없는 비상장주식을 위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는 국가의 과세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규정된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할 경우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3과 2의 비율로 가중 평균하여 주식의 가치를 산정케 된다. 순손익 가치를 구함에 있어서는 불확정 수치인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하지 않고, 과거 3년간의 순손익 액의 가중 평균치를 사용한다. 한편 순자산가치는 상증세법에 의하여 각각 평가한 순자산가액을 발행주식 총수로 나누어 구하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감정에 의한 평가방법이다. 실무적으로 회계 법인들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비상장주식 가치에 대한 감정에서는 수익가치 평가법의 일종인 현금흐름 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Method, DCF법)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주식의 가치는 의결권과 현금 흐름권의 가치의 총합이라는 전제 하에, 주식으로부터 나오는 미래의 현금흐름(배당금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을 현재가치로 환가하여 주식의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방법이 델라웨어 블록 방식(Delaware Block Approach)이다. 이는 미국 델라웨어 주 법원에 의하여 채택된 데에서 그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기업의 자산가치, 수익가치, 시장가치의 세 요소를 적절히 가중 평균하여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때 자산 가치는 회사의 보유자산을 시가로 평가한 후 부채를 공제하여 계산한다. 수익가치는 회사의 수익력을 측정하는 것으로서 통상 과거 5년간의 평균수익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시장가치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주식인 경우에는 일정 기간 동안의 거래가격에서 외부요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평가하고, 이러한 거래가 없는 주식의 경우에는 가상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평가한다.


대기업들도 비상장주식 가치평가를 잘못하여 배임죄로 처벌

과거 기업들은 경영권 승계나 기업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계열사간 또는 특수 관계 인간의 비상장주식 거래 시 상증세법에 의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간편하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하였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에 의하여 이러한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상증세법에 의한 평가방법은 기업의 실제 거래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래를 주도한 기업의 임원들이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거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SK그룹의 워커힐 주식 거래, 삼성그룹의 삼성SDS 신주인수권 부사채 거래, LG그룹의 LG석유화학 주식 거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례에서 법원은 주로 델라웨어 블록 방식을 원용하여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 후 이를 토대로 정당한 주가와 실제 거래가격과의 차액만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의 업무상 배임죄 판결 경향을 살펴보면 현금흐름 할인법은 대체로 기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현금 흐름 할인법은 그 이론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미래현금흐름 예상액, 할인율 등에 대한 평가자의 주관적 가정 여하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상장주식의 가치 평가에 있어서 현금흐름할인법이 적용되어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였던 사례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이 업무상 배임죄로 기소되었던 한화 S&C 사례이다. 이 사건에서 현금흐름 할인법을 적용하여 계산한 한화 S&C의 주식가치는 삼일회계법인 4,614원, 검찰 229,903원, 법원 27,517원이었다. 과연 누구의 평가가 정당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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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hc.shin@lawplex.co.kr

사법연수원 18기로 수료(1989)한 그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삼성그룹(구조조정본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사내변호사, 미국 폴 헤이스팅스 법무법인, 법무법인 광장 및 법무법인(유) 화우의 파트너 변호사를 지냈다. 

회사법, M&A, 금융, 증권, 보험, 사모펀드, 영업비밀, 지적재산권, 벤처 등의 전문분야를 다루고 있다.

·서울대 법대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 

·Harvard Law School LL.M.(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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