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시이오앤 손홍락 발행인

 

 

춥고 시린 겨울의 가운데로 치닫는 날씨만큼이나 국민들의 마음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두꺼운 겨울 외투를 꺼내 입는 사람들의 표정마저 굳어 가는 까닭은 갈수록 실망만 던져주는 정치권의 무책임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업에서 바쁘게 일하는 국민들의 일상과 달리 정치권의 시간은 한없이 더디게 흘러가는 모양입니다. 내년 예산을 확정 짓는 데드라인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겠다며 몽니를 부리는가 하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제 상황에서도 시간을 더 달라며 생떼를 쓰기도 합니다. 들리는 말마다 눈살 찌푸려지는 소식 일색이라 뉴스를 검색하기조차 짜증 날 지경입니다. 세련된 유머를 보여주거나 통 큰 양보를 통해 민생을 우선하는 선진국의 정치 경륜이 한없이 부럽기만 합니다. 
입법, 사법, 행정을 막론하고 국민들의 민생을 책임진 우리 정치권의 언어생활도 따분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의 격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식상한 표현들이 주를 이룹니다.
전례가 없는 나쁜 일이 벌어지거나 처음 겪는 혁신적 조치가 일어날 때도, ‘우리 헌정사에서 유례없는…’이라는 표현을 상투적으로 사용합니다. 경제나 과학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군 이래 처음…’이라는 표현과 1, 2위를 다툴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헌정사에서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해야 할 만큼 초유의 사태가 사법부에서 또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전 정권에서 주고받는 거래를 통해 판결이 좌우된 ‘사법 농단’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고, 조직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묵언 수행’을 결심한 법관들과 ‘환골탈태’를 부르짖는 법관들 간에 내분의 갈등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명예야 자승자박을 초래한 그들이 스스로 추스를 일이지, 적어도 국민들의 책임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미 권위를 상당 부분 잃은 사법부가 앞으로 진행할 판결에 진정으로 승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에서 비롯됩니다.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천신만고 끝에 입게 된 법복이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아 괴로운 분들도 많겠지요.
예로부터 ‘판관’이라는 위치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뭇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을 만했습니다. 역사에 남아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된 ‘서릿발 명판관’들의 이야기는 전설로 기억되며, 현명한 지혜의 표본으로 칭송받았습니다. 비록 아득한 전설이 사라진 시대일지라도 양심만큼은 시퍼렇게 살아있어야 합니다. 사법부가 걸어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느 하나,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권력은 없습니다.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지혜로운 판결을 보여주기 전에, 양심을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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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시린 겨울의 가운데로 치닫는 날씨만큼이나 국민들의 마음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두꺼운 겨울 외투를 꺼내 입는 사람들의 표정마저 굳어 가는 까닭은 갈수록 실망만 던져주는 정치권의 무책임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업에서 바쁘게 일하는 국민들의 일상과 달리 정치권의 시간은 한없이 더디게 흘러가는 모양입니다. 내년 예산을 확정 짓는 데드라인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국회 일정을 보이콧 하겠다며 몽니를 부리는가 하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제 상황에서도 시간을 더 달라며 생떼를 쓰기도 합니다. 들리는 말마다 눈살 찌푸려지는 소식 일색이라 뉴스를 검색하기조차 짜증 날 지경입니다. 세련된 유머를 보여주거나 통 큰 양보를 통해 민생을 우선하는 선진국의 정치 경륜이 한없이 부럽기만 합니다. 
입법, 사법, 행정을 막론하고 국민들의 민생을 책임진 우리 정치권의 언어생활도 따분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들 스스로가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주장하는 정치의 격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식상한 표현들이 주를 이룹니다.
전례가 없는 나쁜 일이 벌어지거나 처음 겪는 혁신적 조치가 일어날 때도, ‘우리 헌정사에서 유례없는…’이라는 표현을 상투적으로 사용합니다. 경제나 과학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군 이래 처음…’이라는 표현과 1, 2위를 다툴 지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헌정사에서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해야 할 만큼 초유의 사태가 사법부에서 또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전 정권에서 주고받는 거래를 통해 판결이 좌우된 ‘사법 농단’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됐고, 조직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묵언 수행’을 결심한 법관들과 ‘환골탈태’를 부르짖는 법관들 간에 내분의 갈등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명예야 자승자박을 초래한 그들이 스스로 추스를 일이지, 적어도 국민들의 책임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미 권위를 상당 부분 잃은 사법부가 앞으로 진행할 판결에 진정으로 승복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에서 비롯됩니다. 어려운 시험을 치르고 천신만고 끝에 입게 된 법복이 더 이상 자랑스럽지 않아 괴로운 분들도 많겠지요.
예로부터 ‘판관’이라는 위치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뭇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을 만했습니다. 역사에 남아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된 ‘서릿발 명판관’들의 이야기는 전설로 기억되며, 현명한 지혜의 표본으로 칭송받았습니다. 비록 아득한 전설이 사라진 시대일지라도 양심만큼은 시퍼렇게 살아있어야 합니다. 사법부가 걸어가야 할 길은 명확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느 하나,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권력은 없습니다.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지혜로운 판결을 보여주기 전에, 양심을 먼저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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