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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주식의 매각과 경영권 프리미엄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17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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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주식의 매각과 경영권 프리미엄

기업의 지배권 이전이 일어날 경우 그 지배주주에게 단순히 지배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초과 이익을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주주평등의 차원에서 이를 지배주주뿐만 아니라 소수주주도 일정 부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시장의 효율성이라는 가치와 기회의 균등이라는 가치를 상호 균형 있게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 의하여 결정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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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의 지배주주가 그 보유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회사의 지배권이 이전(Sale of Control Block)될 때, 그 양도대금이 주식의 시가 내지 장부가보다 큰 경우, 그 차액을 경영권 프리미엄이라 한다. 거래 목적물 자체의 가격 외에 일정한 가치가 부가되어 거래가 이루어지는 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권리금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대부분의 M&A 거래에서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된 최근 사례들을 한 번 살펴보자. 2016년에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각각 매각되었다. 대우증권의 지배주주였던 산업은행은 그 보유 지분 43%를 주당 1만 6,519원, 총 2조 3,846억 원에 미래에셋증권에 매각함으로써 주당 약 8,700원, 총 1조 2,000억 원 가량의 시가 대비 차액, 즉 경영권 프리미엄을 취득하였다(지분양도 본 계약 체결일인 2016. 1. 25.의 대우증권 주가 7,790원 기준).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에 반대한 대우증권 소수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수령한 금액은 보통주 기준 주당 7,999원이었다. 현대증권의 경우 그 차이가 더욱 심한데, 지배주주였던 현대상선은 그 보유 지분 22.6%를 주당 2만 3,182원, 총 1조 2,400억 원에 KB금융지주에 지분을 매각한 반면, 현대증권의 소수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지급받은 돈은 주당 6,637원에 불과하였다.
위 사례에서 인수전에 뛰어든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지주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인수에 성공하기 위하여 피인수기업의 지배주주인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에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였다. 이후 인수회사, 정확히는 인수회사의 지배주주는 과다하게 지급된 경영권 프리미엄 상당액을 보전하고, 보유지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시기에, 즉 합병비율은 최대한 유리한 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반대주주(소소주주)들의 주식매수가액은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에 합병절차를 진행하였다.
이제 소수주주들은 합병에 찬성하거나, 헐값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되었다. 상법에서는 법원이 주식매수청구권(Appraisal Right)을 행사한 주주들의 공정한 매수가액을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무를 해보면 그러한 구제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을 잘 알 수 있다. 합병에 반대하는 소수주주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와 소송을 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거나, ‘회사와 소송하면 소송 확정시까지 출자금이 묶인다’는 등의 이유로 법원에 의한 구제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 현실적인 제약들을 극복하고 소송을 진행하게 된 극소수 주주들의 앞길도 너무나 험난하다. 애당초 경영권 프리미엄은 고려 대상이 아니고, 주식의 공정한 가치라는 것도 평가자에 따라 고무줄 잣대가 적용되어 적정 금액을 보상받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삼성물산 합병 사건에서 보듯이 합병 시기마저 소수주주들에게 가장 불리한 시기를 골라서 결정된다. 이러한 현실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

 


소수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기회 박탈
지배주주가 있는 상황에서는, 특히 지배주주의 보유지분율이 높은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회사의 지배권을 취득하고자 하는 자는 지배주주에게 거액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고라도 이를 취득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지배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그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액주주의 경우는 그 운명이 다르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커녕 종종 합병 등에 의하여 헐값에 주식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 번째는 지배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매각함에 있어서 소수주주의 이익까지 고려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가 이고, 두 번째는 매수인이(소수주주의 지분을 제외하고) 지배주식에 대해서만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이다.
첫 번째의 의문, 즉 지배주주가 소수주주의 이익까지 고려하여야 하는가라는 생각은 지배주주에게 소수주주에 대한 충실의무(Fiduciary Duty)를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원칙적으로 누구나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자기가 원하는 가격에 매각할 자유(재산권)가 있으므로, 지배주식이라 하더라도 그 매각 여부나 가격조건 등은 모두 지배주주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만일 이러한 거래로 인하여 소수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 소수주주로서는 이를 구제하거나 방어할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소수주주는 장외에서 일어나는 주식의 매각조건 협상 및 결정에 참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배주식의 매각은 주주총회 결의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주주총회를 통하여 통제할 방법도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지배주식의 매각 시 지배주주는 소수주주의 이익까지 고려하여 소수주주도 평등하게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권리를 가지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 및 판례상으로는 이러한 종류의 충실의무는 인정되기 어렵다. 충실의무를 비교적 두텁게 인정하는 미국에서조차 이러한 경우에는 소수주주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 미국의 법원은 “지배주식의 약탈자에 대한 매각, 회사기회의 유용, 기타 명백한 사기나 악의가 개입되지 않는 한, 지배주주는 자신의 주식을 시장가격보다 얼마든지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두 번째의 의문, 즉 매수인이(소수주주의 지분을 제외하고) 지배주식에 대해서만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다시 말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배주주 외에 소수주주들도 공유하여야 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에 대하여, 영국이나 독일 같은 국가에서는 지배주식을 이전할 경우 공개매수를 강제함으로써 이를 긍정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강제적 법 규정에 의하여 이를 보장한 적이 있었다. 즉, 구 증권거래법(현재는 폐지되고 자본시장법으로 대체되었다)은 소위 ‘5% 의무공개매수’라는 제도를 통하여 인수자의 주식 공개매수를 강제한 바 있다. 매수인이 시장 밖에서 10인 이상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여 보유하게 되는 주식이 5%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당해 매수를 반드시 공개매수 방식에 의하도록 함으로써, 소수주주들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인수·합병에 지나친 비용을 초래함으로써 시장의 자율과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의 공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다.

 


시장의 효율성이냐 기회의 균등이냐 선택의 문제
결국 어떠한 제도를 택할 것인지는 사회 전체의 정책적 목표와 관련이 있다. 만약 지배권 이전의 거래가 있을 때 소수주주도 그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정 부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평등대우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컨센서스가 있다면, 지배권 이전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부작용이 다소 있더라도, 의무공개매수와 같은 법제도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M&A거래를 활성화시키고 그에 따라 구조조정도 원활히 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컨센서스가 있다면 시장의 원칙에 따라 효율적으로 지배권 이전이 가능하도록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배주주에게 독점시키는 것도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의 2가지 요소
하나는 지배주식이 회사의 의사를 합법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정되는 프리미엄이다. 이는 인사권, 대표권, 업무집행권 등을 통하여 실현된다. 또 하나의 요소는 지배권자의 사적 이익(private benefit)의 측면이다. 지배권에 부여된 각종 권한을 이용하여 지배주주 또는 경영진이 자신의 이익, 경우에 따라서는 불법적인 이익까지도 추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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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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